아직도 조작 방송? 시청자 우롱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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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 8시 뉴스데스크에서 KBS의 <VJ특공대>의 한 코너가 조작방송이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기획취재 식으로 꾸며진 이 코너에서는 방송사를 떠나 의도적 연출이 지나치다는 내용으로 꾸며져 경각심을 주려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방송이 나간 이후 KBS측 에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쩌면 이 내용만으로는 사안의 중요성을 모를 수도 있겠지만,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는 한 예로 가까운 과거의 사안으로 봤을 때에는 <스타킹>이 조작방송으로 큰 문제를 일으킨 전력이 있었다. 당시 스타킹의 의도적 연출 사안은 정말 심각한 수준이었다. 일본의 한 방송사 TBS의 '5분 출근법'을 그대로 가져와 섭외된 한 남성 출연자에게 방송을 보여주고 그대로 따라해 줄 것을 요구했었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며 출연자가 직접 자신이 방송 전 연습을 했던 거의 모든 과정을 밝히며 대중들의 지탄을 받았던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과거의 일이었다. 당시 <스타킹> 제작 담당 PD는 이 일로 인해서 중징계를 당했지만 그 이후 어떤 과정으로 처리가 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해서 방송사의 의도적 연출이 대중들이 불신의 늪으로 빠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K사의 <VJ특공대>가 의도적인 연출의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이라기보다는 출연자의 증언을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이었고, 더 큰 욕을 먹을 듯하다.

기획취재 식으로 이루어진 이번 <뉴스데스크>의 내용은 '한류 아이돌 일본 점령기'를 방송한 <VJ특공대>를 향했다. 한국 아이돌이 갑자기 일본에 큰 인기를 얻으며 문화 상품으로 가치가 있는 것들을 보여주기 위한 내용으로 꾸며진 당시 방송에는 현재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소녀시대와 타가수들의 내용들이 나왔다.

아이돌의 인기에 최상단에 선 걸그룹의 약진은 그야말로 새로운 시선 몰이를 받기에 충분했고, 그동안 한국 연예 문화가 잘 전해지지 않는 답답한 면에서 상당히 희망적이고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어찌 보면 매번 다른 나라에 한국 문화가 전해지고, 그에 따라서 일부 연예인이나 가수들이 인기를 얻으며 그 반응을 보는 것은 자주 찾아 볼 수 있는 방송 형태였다. 일본에 전해진 한국 문화의 인기를 본다는 것은 대중들에게 묘한 자랑스러움을 주기에 좋은 컨텐츠이다. 그렇기에 이런 방송은 시청률을 떠나서 기분 좋은 맛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보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쓰이는 방식이기도 하니, <VJ특공대> 기획 코너로서 참으로 좋은 아이템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방송사에서 만드는 것도 속이고 속이는 전례가 있었다는 것을 은근히 보여준 이번 뉴스데스크의 지적은 그들 모두에게 따끔할 수밖에 없는 일로 남을 듯하다.


<뉴스데스크>에서 제기한 문제를 살펴보면 '한국아이돌 점령기'란 방송을 내 보낸 <VJ특공대>가 한국에 유학을 온 유학생을 섭외해서 조작 방송을 했다는 것을 알렸다. 당시 한국 아이돌이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자 그 반응을 보고자 일본인 관광객이 한국 내 아이돌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서 온 컨셉 촬영을 했고, 이 컨셉 촬영에 있어서 진짜 관광객이 아닌 유학생을 관광객처럼 꾸민 일이었다.

제보자이자 증언을 한 일본인 유학생은 당시 네 명이 조작 방송에 출연을 했고, 이들은 이색여행 상품인 아이돌 상품을 경험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들이 경험한 아이돌 상품은 '소녀시대' 상품이었고, 소녀시대가 간 맛집이나 그들이 소속되어 있는 소속사를 견학하는 방송이었다.

그러나 뉴스데스크에서 이 사실을 파헤치면서 이 방송은 상당히 의도된 조작 방송이었음이 밝혀졌다. 소녀시대 책자를 구체적으로 안고 있어라~ 과장된 행동을 하라~ 등 상당히 구체적인 행동들을 하게 했다고 당시 출연자는 인터뷰 증언을 했다. 당시 네 명의 일본인 유학생 출연자들이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제작진이 요구해서 그런 척 하는 모습을 연출 했다고 전해진다.

이에 외주제작 담담PD는 출연자가 좋아하는 줄만 알았다고 이야기를 했으나, 현재는 연락이 모두 끊긴 상태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K사 측은 사실 관계 파악 중이라는 말을 한다.


이 일은 KBS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존에 전력이 있던 SBS도 문제였으며, 그렇다고 해서 이런 사실을 방송한 MBC에는 없는 일이 아닐 것이란 것은 대충 상상해도 알 만한 사실이다. 공중파뿐만 아니라 케이블 TV 또한 자주 이런 조작 방송에 대한 질타를 받는 것을 보면 이것은 방송사의 공통적인 헤이해진 비양심적인 일이란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시청자 모두를 기만하고 희롱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문화 우수성 까지라고는 안 보지만 그래도 한국인으로서 한국 문화가 일본으로 수출이 되어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은 소소한 자랑거리며 자부심 일진데, 이런 것을 조작 방송을 통해서 알린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 사회에서의 방송 문화가 얼마큼 비양심적이냐를 보여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참으로 창피한 일이다. 이런 일은 자랑거리가 되어야 할진데, 말도 안 되게 반응조차 꾸며 낸다는 것은 한국 대중문화 자체에도 창피한 일이지만, 만약 이런 내용을 접한 외국인들이 봤을 때 얼마나 창피한 일 일까?! 한국어를 알고, 한국 문화를 알아가는,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이 뉴스를 보고 얼마나 기가 막힐지 그냥 얼굴이 붉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시청자만을 우롱한 것이 아니다. 한국 문화 자체의 작은 자부심조차도 짓밟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인기를 취재한다면 그야말로 있는 그대로의 감동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의도된 조작 방송을 보면서 가졌던 자부심은 거짓 자부심이 된 어이없는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자부심 보다는 왠지 인기의 척도마저 거짓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착잡할까? 바로 이번에 그것을 느끼게 된 것이다.

'우물 안에서의 월드스타'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한국에서는 그 스타가 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실제 그 나라에 가서 느끼면 형편없는 인지도라는 것을 알 데 자주 쓰는 말이다. 한국에서는 '비'가 월드스타인 줄 알고, 전지현이 월드스타인 줄 알며, 원더걸스가 월드스타인 줄 알고 있으나, 그들이 인기가 있다고 하는 월드로 뻗어서 그들을 아냐고 물어보면 90% 이상이 모르는 상황이 생긴다.

이번 일로 인해서 있는 그대로의 방송을 보고 싶다. 실제 일본 내에서 인기를 얻는 그 모습 그대로를 보고 싶고, 그 인기를 얻는 모습으로 뿌듯함을 느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고, 그것이 대중들이 원하는 진짜 방송의 모습은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VJ특공대>의 '한국 아이돌 일본 점령기' 특집은 비양심적인 방송이었으며, 그것은 시청자를 우롱하는 방송이 명확하다. <스타킹>에 이어서 <VJ특공대>가 시청자를 우습게 만든 것에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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