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탄생, 글로벌 할 수 없는 이유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0. 12. 18.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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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방송 4회가 끝나며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인 미국에서도 2차 예선까지의 인물이 추려지고 있다. 국내 예선은 국외 방송분에 끼워서 방송을 하다 보니 아직은 완벽하게 그 가닥이 보이지 않고 있지만 그만큼 실력 있는 도전자들이 많아 보이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1회 방송을 뺀 본격적 방송인 2~4회까지 본 결과로 이대로는 '위대한 탄생'이 글로벌화 할 수 없는 한계점을 드러낸 것 같아서 아쉬움이 묻어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바로 심사를 하는 기준과 '위대한 탄생'이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한계점이 눈에 보여서 그런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위대한 탄생' 뿐만 아니라 '슈퍼스타K 2(슈스케2)' 또한 지역적인 협소한 심사 기준을 보여줬다는 것을 머리에서 떼어낼 수 없는 것은 바로 심사 기준이 철저히 한국적인 생각으로 멈춰 있다는 것이 불편한 사실로 머리에 남는 듯하다.
한국적인 기준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위대한 탄생에서 궁극적으로 지금까지 보여준 심사 기준 중에 한국어를 완벽히 구사하는, 아니 노래만이라도 한국어에 대한 이해를 하고 불러야 한다는 알량하고 뻔한 기준을 세웠다는 것이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한국어로 노래를 한다는 것. 한국에서 노래를 해야 하기에 한국어를 해야 한다는 것은 불가분의 요소이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한계점을 보일 수밖에 없는 한국어를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것은 '위대한 탄생'이 한국적일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인다.
어떤 면에서 그랬을까? 일본이고 미국이고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현지 도전자들이 도전을 하면서 가장 고충인 부분이 바로 한국어에 대한 발음이었다. 기존의 아이돌들도 한국어를 완벽히 구사하기 위해 싹이 푸르면 미리 데리고 와서 훈련을 거쳐서 그들을 키워내는데, 위대한 탄생은 그런 노력이 없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일본 위대한 탄생의 경우는 재일 한국인 빼고 현지 도전자들의 발음은 정말 형편이 없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이번에 도전했던 현지 도전자는 다행인지 아닌지 실력이 형편이 없었기에 떨어질 만 하다는 것을 먼저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래서 대중들은 굳이 실력도 안 받쳐주었던 일본 도전자들에게 애처로움을 느끼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일본 도전자들은 자신의 모국어로도 좋은 노래 실력을 못 보여줬기 때문에 그 생각은 더 컸다.
그런데 미국 도전의 경우는 생각을 해 볼 것이 많았다. 이곳은 한국 국적의 유학생이나 이민 2, 3세의 아이들과 성인들이 나이를 가리지 않고 도전을 했다. 거기에 현지 미국인들의 도전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한국어를 소화할 수 있는 것은 기껏 흉내 내는 수준 정도밖에 할 수 없음이 안타까워 보였다.
한국인으로 돌려놓고 본다면, 우리가 팝을 대하고 그 노래를 할 수 있을 때까지 수많은 노력과 카피를 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노래를 못 부른 것은 아니었는데, 미국인이 그리고 이민자들이 한국어를 매끄럽게 못 했다고 노래 실력의 심사 기준에 들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 도전자들이 전부 한국어를 완벽히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위대한 탄생 4회 방송에서 보여준 결과로 봤을 때 한국어를 매끄럽게 못하는 도전자는 모두 떨어진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나 '아메리칸 아이돌 탑 24'에 들었던 수준급의 '폴김'의 탈락은 약간은 충격적이기 까지 했다.
폴김의 경우, 심사위원들의 기준에 못 미치는 경향이 없지 않아 보인 것은 사실 인정이 된다. 그러나 아쉬움이라는 것이 남지 않을 수 없다. 폴김이 기껏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것은 부모님을 통한 경험밖에 없어 보였다. 다른 도전자의 경우는 뭔가 조금 더 폴김보다는 현재의 노래에 다가설 수 있는 채널이 많아 보였다. 폴김은 미국의 현재 대중문화에서 유행하는 코드는 알아도 한국의 문화에서 유행하는 노래를 알지 못했다.
안타까운 경우지만, 외국에서 살던 한국인의 핏줄을 가진 이들이 접하고,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것은 현재 한국에서 유행하는 음악보다는 약간은 올드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그들이 선곡해서 들고 오는 것이 이미 90년대 음악으로 흘러간 노래가 된 것이다.
분명 나이는 어린데 왜? 옛 노래를 가지고 나와서 도전할까? 그것은 자신보다 한국 문화를 더 알고 있는 윗세대들에게 전해 들었거나, 현재까지 유통이 되었던 옛 노래들이 그들에게 더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들이 유튜브를 통해서 젊은 한국 곡에 정통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배려될 문제인데도 이번 심사기준은 올드함이 매우 가치 하락의 주원인이 된 모습이어서 안타깝다.
폴김이 들고 나온 음악 또한 가수 솔리드의 노래였다. 그가 좋다고 생각을 하고, 그가 아메리칸 아이돌에 도전을 했던 곡은 R&B의 곡들이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곡이 그저 R&B라고 생각했던 것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한 결과가 되었지만, 그가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 그것만 이었다면 뭔가 납득할 수 없는 기분은 남을 듯하다. 그래서 폴김이 자신이 떨어진 것을 쉬이 납득을 하지 못 한 것으로 보였다.
여기서 아쉬움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바로 폴김이 아직 한국 노래를 익히지 못한 사람으로서, 그가 자신있는 팝을 더 다양하게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지 못함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요즘 노래 중에 자신있는 노래를 선택하라 하고 어셔의 노래를 불렀고, 심사위원들이 많이 들어봤다고 뻔한 노래로 치부를 해서 탈락을 시킨 것은 그들의 커온 과정을 무시한 처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이다.
비단 이 문제는 폴김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전 한국의 노래를 미칠 듯 좋아하고, 팝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미국 청년의 이야기는 자신이 그렇게 한국 노래를 좋아하지만, 발음상 그리고 뜻상 이해를 못 한 까닭에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결과가 되었다. 지금까지 나온 도전자가 물론 실력이 너무 안 받쳐주어 떨어진 것은 이해를 할 수 있으나 충분한 음색과 성량을 가진 꿈나무가 단지 한국어를 이해 못하고, 발음상 힘들어서 떨어진다면 그것보다 억울한 일은 없을 듯하다.
폴김이나 앞으로 도전할 외국 가수 도전자들은 너무나 엄청난 벽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그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었던 한국 노래는 단계별로 봤을 때 옛 노래들인데, 그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 점수에서 올드하다고 평가가 된다면 시작도 되기 전 좌절을 하는 것이며, 진정 글로벌한 가수를 뽑을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이대로라면 <위대한 탄생>에서는 외국의 문화와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활동할 수 있는 가수는 나오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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