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권이 군생활을 하며 힘들었다고 하는 것엔 반박할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인다. 아무리 하찮은 보직을 맡아도 그 나름 힘든 건 힘든 것일 테니.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를 넘어선 꿀 보직으로 힘들었다고 하는 것에 대중이 반감을 드러내는 것엔 공감할 수밖에 없는 면이 있다.
조권은 한 방송 출연에서 “아홉 살 어린 선임에 극존칭 쓰다 ‘현타’가 제대로 왔다”는 표현을 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어 ‘현타’가 와 본부대장을 찾아갔다는 한 매체의 부언은 조권이 썼든. 곡해하기 쉽도록 기자에 의해 과장 언급됐든 대중이 반감을 표할 수 있는 건이었다.
방송이 끝난 이후 한 매체의 낚시성 기사가 있었고. 이에 함께 근무했던 선임과 후임이 조권을 위해 적극적 반박 글을 쓴 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나. 그건 같이 근무한 이들의 입장일 뿐. 대중의 정서까지 움직일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부대원들의 적극적인 옹호에 조권은 힘을 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에 입장을 밝혔지만, 그 입장이라는 것이 허술해 대중의 반감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커지는 상황이다.
조권이 해명한 입장을 보면 ‘군생활에 있어 꿀빠는 군인은 없다’는 것이고. 좀 더 자세히 보면 “일찍 갔든 늦게 갔든 건강히 당당히 무사히 전역했고, 11사단 화랑본부 근무대 군악대에서 간부님들, 선, 후임 동기들과 둘도 없는 추억을 많이 만들었어요. 그리고 누가누가 더 힘들고 고생하느냐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서 군인으로 각 맡은 보직으로서 최선을 다해 국방의 의무를 다했습니다. 그게 군악대이든 보병이든 운전병이든 취사병이든 전방이든 후방이든, 연예인 출신 병사로서 군뮤지컬을 하든, 국가를 위해서 고생 안하고 소위 말하는 꿀빠는 군인은 군대를 다녀온 제가 감히 절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난 이만큼 했으니 너는 꿀빠냐 라는 말은 단순히 아니꼽게 생각하는 걸로 밖에 안 보입니다”라고 하는 조권의 말이 대중의 반감을 사는 부분이다.
대중이 반감을 보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만약 그가 연예인이 아니었으면 군악대에 배속될 수 있겠느냐는 것. 그 말에 아니라고 못할 것이다.
꿀을 빨든 못 빨든. 연예인 출신으로 군악대에 편성돼 근무한 것은 일반병사 기준으로 특혜성이라고 봐도 무방한 일이고. 그가 말한 것에서 연예인 출신으로 군뮤지컬을 하는 것조차 특혜로 보는 것이 맞기에 조권이 나름 열심히 항변한 건 일반 기준에서 벗어나 당당하긴 힘들다.
그의 말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있는 집 자식들이 근무에 용이한 지위에 오르고서도 ‘남들과 똑같은 기준으로 힘든 회사 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라고 하는 것과 일맥상통해 보이기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이다.
힘든 것은 누구나 힘든 게 맞다. 그러나 그 힘든 지위나 위치를 특혜성으로 받고 마치 일반인들이 똑같이 얻을 수 있는 것처럼. 같은 힘듦이 있는 것처럼 일반화하는 것엔 대중이 반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
만년 과장으로 은퇴하는 삶과 처음부터 부장으로 취임해 겪는 삶이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
남들과 똑같이 일반병으로 제대했다면. 또 남들과 같은 선에서 혜택을 누린 연예인 출신 병사라면야 군생활 고충 수준이 비슷하다 느낄 수 있겠으나. 어쨌든 보직 혜택을 받은 연예인 출신이 똑같이 힘들었다고 하는 것은 이해받기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