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여서. 나이가 많아서. 그 기준이 대상의 기준이라면 이영자가 대상을 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식적인 세상에서 그 기준이 정상이라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에서 본다면 이번 ‘MBC 방송연예대상’의 대상은 이영자가 아닌 박나래에게 갔어야 한다. 그래야 좀 더 납득할 수 있는 사회의 기준을 따른 것으로 여겨졌을 것이기에 이영자의 대상 수상은 씁쓸함이 남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유리천장을 깬 것으로 의미가 있다’며 위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유리천장을 깬 게 아닌 유리천장을 더욱 공고히 한 사례다.
올바른 경쟁의 결과로 유리천장이 깨졌다면 모를까! 결과적으로 볼 때 올바른 경쟁의 결과로 안 보인다는 게 문제이다.
2018년 MBC 예능사에 가장 큰 기여를 한 프로그램이라면 <전지적 참견 시점>과 <나 혼자 산다>를 꼽을 만하다.
<나 혼자 산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큰 사랑을 받았다. 다수의 진행자가 있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우고 있는 것은 박나래다. 전현무도 진행을 맡고 있지만, 박나래를 넘어서지는 못하는 패널형 MC로 자리하고 있다. 한혜진과 기안84, 이시언이 고정 패널로 활약 중이다.
박나래는 <나 혼자 산다>에 절대적인 존재이다. 공수 가리지 않고 활약하는 능동적 MC로, 게스트를 배려하며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 존재로 큰 공을 세우고 있다.
전현무처럼 단순히 깔깔거리는 반응이 아닌. 한혜진처럼 시크하고 수동적 느낌이 아닌. 프로그램 및 게스트 모두에게 신경을 쓰는 존재는 그녀가 유일하다.
게다가 박나래는 이 프로그램에 올인하는 스타일이었다. tvN <짠내투어>를 촬영하다가도 <나 혼자 산다> 스케줄이 생기면 먼저 스케줄 이동하는 것은 시청자 또한 기억하는 일이다.
<나 혼자 산다>에서 진행 기여도를 평가한다면 박나래가 5, 전현무 2, 한혜진-기안84-이시언 3 정도의 기여도였다. 활약도를 따진다면 박나래가 3, 기안84-이시언-헨리 4, 전현무-한혜진 1, 게스트 2 정도의 활약도였다.
종합적인 평가로 따져도 박나래는 <나 혼자 산다>를 이끌어 가는 실질적 리더로 대표성을 가지며 대상의 주인공이 될 만했다. 하지만 그녀는 선배라는 유리천장에 부딪혀 올해도 대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전지적 참견 시점> 또한 다수의 진행자가 존재하는 프로그램. 그러나 이영자의 역할은 절대적이지 않다. 화제성에서 그녀와 매니저가 차지하는 분량이 초반 남들보다 앞섰을 뿐. 누구를 보여줘도 비슷한 화제성을 보여왔다.
맛을 말로 표현하는 기술이 남다르고. 그래서 휴게소 음식과 지역 음식을 맛깔나게 표현해 주목을 받아 사랑받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올해 최고의 활약을 한 인물이라고 보기는 어렵기에 딴지를 걸 수밖에 없다.
따지고 보면 <전지적 참견 시점>은 ‘세월호 영상 논란’을 거치며 <나 혼자 산다>보다 지속적 기여도에서 떨어지는 부분 또한 있다.
화제성에서 올해 좀 더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해도 지속적 기여도 부분에서 <나 혼자 산다>보다 <전지적 참견 시점>이 떨어지기에,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박나래에 대상을 주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1년을 지켜보고 그 이전부터 종합적으로 지켜본 대중 또한 박나래의 대상은 당연하다 말하고 있다. 그런 평가를 내는 것은 그만큼 박나래가 절대적인 활약을 보였다 평가하기 때문이다.
물론 2018년 이영자가 화제성에서 앞설 수는 있지만, 그 화제성은 단기적인 화제성으로 봐야 한다. 그에 비해 박나래는 장기적인 활약을 했기에 그녀를 우위로 둘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이영자는 KBS에서 장기적 기여도로 대상을 탈 만했다.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를 공동 진행하며 기여했고, 여러 방송사에서 고른 활약을 한 부분을 인정받아 대상을 받을 만했지만, MBC에서는 단독으로 대상을 타기에 부족했다.
대중이 이영자의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을 축하하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박나래의 활약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2018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 결과는 대중을 이해시킬 수 없을 것이다.
<사진=MBC>
* 여러분의 공감(하트)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