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텔' 유행코드보다는 개인의 매력이 성패를 가른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11. 1. 16:09
쿡방 전성시대. EDM의 전성시대라고 해서 모두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님을 ‘마리텔’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웃음사망꾼’ 박명수의 개인방송이 실패한 원인은 무엇보다 그가 갖추고 있는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며, 그 부족한 점은 EDM뿐만 아니라 사람을 웃기는 재주가 부족했던 탓이기도 하다.
박명수의 개그는 혼자서 웃음을 주기보다 다른 사람과의 호흡을 통해 전달되는 게 특징으로 그 의도를 받쳐줄 이가 없으면 말짱 도루묵인 개그코드다. 또 그가 재미있을 수 있는 건 그를 받쳐주는 이들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것으로 유재석이 없으면 껍데기인 것이 그의 개그다.
정준화가 <무한도전>에서 유재석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애를, 어떻게 ‘마리텔’에 나가게 할 수 있느냐라고 했듯. 그는 유재석이 없으면 대부분 모든 프로그램에서 제 역량을 보이지 못했다.
유재석의 그늘에 10년간 있다 보니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푸념을 하지만, 사실상 개인의 매력이나 능력이 없기에 둘러대는 말이기도 하다. 정형돈이나 노홍철, 하하, 정준하는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보이고 있으니 그 푸념이 잘못된 것이란 것쯤은 대중도 아는 사실.
어쨌든 박명수는 그렇게 ‘웃음사망꾼’이 되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떠났고, <무한도전>에서 무너진 지위를 회복시키려 했지만, 또다시 실패해 애매한 상태에 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반고정 출연하는 오세득 또한 마찬가지. 오세득은 요리 솜씨야 톱급이지만, 아저씨 또는 아재 개그. 삼촌 또는 부장 개그라 하는 말장난을 통해 시청률을 올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오세득은 '마리텔'에서 요리를 맛있게 보이는 재주가 부족하다. 지난 출연자지만 백종원은 요리를 맛 있게 보일 수 있는 여러 모습을 보였고, 압도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푸근한 말투도 매력이었지만,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요리법을 알려주고, 농담해도 그 요리가 묻히는 경우는 없었으나, 오세득은 말장난에 요리가 묻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난 방송에서 김구라의 경우는 콘텐츠는 좋았지만, 그 콘텐츠의 강점이 되는 부분을 많은 게스트로 덮어 좋지 않은 반응을 얻은 것도 비슷한 경우.
MLT-14에는 또 한 명의 새로운 쿡방(요리 방송) 인물을 투입했지만,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혜정 요리연구가를 섭외했지만, 이미 오세득 방송이 식상함을 줬기에 신비감이 사라진 상태에서 시청자는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방송에서 최현석의 매력으로 우승했지만, 오세득과 요리에 대한 신비감이 어느 정도 떨어진 것도 사실인 상태.
이혜정 요리연구가의 경우 실력도 좋고, 말솜씨도 있지만, 네티즌과 시청자가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은 건 콘텐츠가 익숙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혜정 요리연구가는 타 예능을 통해서도 얼굴을 많이 비추고 있었기에 신비감에선 시청자를 끌어당길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콘텐츠와 그 콘텐츠를 돋보이는 능력이 탁월한 이는 이번 방송에서도 역시나 인기를 끌었다.
이은결이 대표적인 콘텐츠 마왕. 이은결은 마술이라는 장르로 끊임없이 시청자를 만족시키고 있다. 이은결은 단순히 몇 개의 마술을 보이기보다 다양한 이야기를 엮어 재미를 주는 스토리텔링 방식을 택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의 일루전 마술에는 영화의 장면이나 드라마의 장면. 고전 소설이나 동화. 심지어 유행하는 예능의 인물묘사까지 들어가 재미를 준다. 이번에 선보인 흥부전 또한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마술로 연결하는 부분을 보여 재미를 줬다.
게다가 시청자가 가장 보고 싶어하는 서유리 놀리기 장면은 최고의 몰입도를 보인 장면으로 짧지만 강력한 한방을 느끼게 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손앤박의 콘텐츠도 그들만이 보일 수 있는 매력을 더한 탓에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고, 김구라 또한 방해요소를 제거하고 2인 초대 시스템으로 가져가자 다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장도연과 박나래의 장앤박 팀은 인터넷용 개그를 선보였지만, 네티즌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건, 비방용이라도 ‘오늘만 산다’ 식으로 지른 장면이 네티즌을 만족시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비록 공중파용으로 제작된 부분에선 재단질 당했다고 해도 네티즌 시청자가 뽑은 2위 팀인 이유는 그녀들이 확실히 어떤 부분을 노려야 할지 알았기 때문이다.
최고의 인기 콘텐츠인 쿡방이니 시대의 음악 코드인 EDM이라고 해도 그를 전해주는 이가 매력이 부족하면 시청자는 냉정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번 방송으로도 여실히 증명했다. 어떻게 보여주는 게 효과적인가를 알았다면 다음 출연자는 이를 분명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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