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구, 홍자매의 극본이 살린 승기민아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0. 8. 1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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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구(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첫 시작이 무사히 끝났다. 무사히 끝나기는 했지만, 역시나 아쉬운 면이 남는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시작 전 잠깐 나온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이승기의 연기 지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이런저런 일이 있으며 지난 한 주를 지나고 드디어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여서 기대를 많이 하고 보게 되었다.
하지만 1회 방송이 끝나고 느낀 마음은 허탈한 마음이 없지 않게 들었다. 1회 방송에서 느낀 마음은 아주 많은 사람이 느꼈을 정도로 오마주 드라마인 듯 한 기존의 영화 CF, 그리고 예능 등의 모습 등이 종합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듯 한 마음 때문이었다. 1회부터 결국 2회까지 거의 대부분의 큰 느낌이라고 한다면 '엽기적인 그녀'의 색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신민아가 전지현 역할이고, 이승기가 차태현 역할 정도로 보였다. 그들이 하는 연기 등은 기존에 너무나도 익숙한 전지현과 차태현의 역할상 모습이었다. 이것들을 시청자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오마주에 가까운 연출을 통해서 친근함을 주었다. 그리고 역시나 많은 분들이 느껴서인지 게시판에서는 '전우치'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그림에 갇히는 설정 자체가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 또한 전우치를 오마주 할 수 있는 전형적인 설정이었다.
이 드라마는 홍자매표 드라마라고 도장을 찍듯 유쾌, 상쾌한 면을 보여준다. 드라마를 보면 너무 달콤해서 무엇 하나를 잊어버리게 만드는 면이 있는데, 여기에서 우리에게 무엇을 잊게 만든다고 한다면 바로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을 덮을 수 있는 굉장한 스킬을 제공한다. 연기만 놓고 본다면 분명 발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만, 유난히 홍자매의 극본 우수성은 그 모든 것을 덮어버리기에 충분했다.
어찌 보면 이 두 배우는 홍자매(홍정은, 홍미란)와 연출 부성철 감독에게 엄청나게 감사를 표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이 엄청나게 상쾌하고 유쾌한 극본이 없었다면 만천하에 그 연기력이 도마에 올랐을 것이지만, 운이 참 좋게 탄탄한 극본을 받았다는 것은 천하의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홍자매표 '여친구'는 충분한 재밋거리를 제공한다. 시청자들이 대고 오마주를 했다고 느낄 정도로 거의 흡사한 장면을 배치하며 따라하는 재미를 준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보인 대학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작은 모습들 속에 '나 잡아봐라~ 씬~' , '내 고기 내놔~ 씬' 에서 보여준 신민아의 모습은 영락없이 전지현의 모습이었다. 거기에 눈을 치켜 올리는 장면은 전지현이 한 CF속에서 보인 모습이기도 하다.
이승기 또한 애초에 이 드라마에서 연기력이란 것은 어쩌면 필요가 없었을 수도 있다. 이승기가 맡은 배역의 특성상 철저히 캐릭터 배역이기 때문이다. 캐릭터 배역이란 것의 장점이란 것은 뚜렷하게 감정을 많이 토해내는 연기가 아니고 단순 감정의 연기를 반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말한다. 이승기의 배역이 철모르는 배역이고, 이 드라마가 정극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잘 살려낸다고 말이다. 허나 캐릭터 배역과 일반 배역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임은 말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특성에 묻어버린 연기력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평가를 못 할 것이다. 이승기가 정극을 제대로 해 본 것은 가장 비슷한 것이 <찬란한 유산>일 것이다. <소문난 칠공주> 때에도 정극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지만 본 필자가 판단하는 정극의 기준에서 이승기가 맡은 배역은 연기력을 제대로 요하는 배역이 아니었다고 판단이 된다. 소문난 칠공주에서도 철없는 연기, 찬란한 유산에서도 이승기는 계속 철없는 캐릭터였다. 그나마 찬란한 유산에서 나중에 조금 성격이 변해 보인 것은 있지만 워낙 탄탄한 드라마의 구조에서 얻은 혜택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그 또한 정통 연기로 그를 판단하기 어렵다.
물론 그가 정통 연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연기력을 보였다는 것으로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지금 하고 있는 '여친구' 또한 재밌게 볼 수 있다. 왜? 재밌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재미있을까? 이승기가 재밌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홍자매의 극본 자체가 웃기기 때문이다.
기존에 홍자매의 작품들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홍자매는 시청자를 아니 적어도 본 필자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오락드라마로서 철저하게 재밌게 만들기 때문이다. 배우의 연기력 보다는 어쩌면 자신의 필력과 그와 함께 하는 파트너의 연출력으로 덮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홍자매의 '여친구'는 앞으로 계속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단점도 있는 것은 사람들은 연기자 보다는 점차 홍자매라는 브랜드에 더 열광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의 작품이라더라! 가 한국에서도 자리를 잡는다면 바로 이 작가들은 최전선에서 이름을 떨칠 멤버들이 아닐까?!
'여친구' 참 재미있는 드라마다. 2회 까지 방송이 되었지만 앞으로 남은 회가 너무도 기다려지는 매주가 될 것이다. 본 필자도 홍자매의 작품이라면 이제 어떠한 것이라도 빠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들이 누구라고 하더라도 기대는 된다. 하지만 딱 두 명의 배우가 나온다면 안 보겠다. (권뺑xx, 정xx-B)
이 드라마에서 추천을 하는 인물과 방송이 된 장면이라고 한다면 단연코 위 두 명의 배우가 나오는 장면들을 추천하게 될 수밖에 없다. 성동일은 이미 <추노>에서 없던 '미친존재감'이라는 말을 대유행 시킨 명배우고, 윤유선 또한 연기력 하면 누구에게도 지기 싫을 배우이기 때문이다. 이 두 배우는 '여친구'에서 엄청나게 매력적인 조연으로 출연을 하는데, 그 연기 또한 보는 순간부터 사람을 아주 미칠 정도로 잡아끈다.
특히나 1회에서 엘리베이터 뿡~ 사건과, 2회 살살~ 녹여먹어야 할 얼음 사건은 보는 사람을 깔깔거리고, 데굴데굴 구르게 할 정도로 큰 재미를 준다. 그리고 그 두 장면의 끝 무렵에는 첩혈쌍웅의 주윤발을 연상케 하는 코트 날리는 장면과 음악은 명품으로 남을 것이다.
홍자매의 엄청난 극본의 힘은 두 어설픈 연기자의 연기를 멋져 보이게 만드는 마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 두 주연 배우보다는 극본과 두 조연배우들(성동일, 윤유선)의 명품 연기에 더 시선을 돌린다면 아주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는 분명 하다고 추천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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