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언니, 같은 슬픔을 가진 자들의 울음

728x90
신언니(신데렐라 언니)는 엉뚱하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드라마다. 극의 시작과 흐르는 시간이 쏜살같은 드라마로서 이 극은 이제 10회가 지났음에도 20회가 지난 것처럼 많은 감정을 가지게 하고 있다. 극의 흐름이 빠르다보니 조금이라도 더 안정적인 스토리를 제공해 주는 고참 연기자들의 자리가 계속 되었으면 하지만 벌써 명품배우 김갑수(구대성 역)가 죽음으로 극에서 하차를 했다.

남은 배우들의 연기 또한 빠지지 않지만 극요소에서 스토리와 인과 관계를 풍성하게 해 줄 수 있는 인물이 빠져 나갔다는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신언니'에 나오는 배역들의 관계는 이번 9화와 10화에서 볼 때에는 거의 평형의 균형 상태를 보여주는 듯 보였다.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본 필자는 그렇게 느꼈다. 어떤 부분 때문에 이런 생각을 했을까?

이곳의 인물 관계를 보면 그들의 관계선을 알 수 있을 듯하다. 홍기훈(천정명) - 기훈 父, 은조 - 어머니 강숙, 효선 - 효선 父(대성) 이 기본적인 가족의 유대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들이 엮여서 서로를 사랑하고 증오하는 관계를 가진 것은 은조 - 효선, 기훈 - 정우, 기훈 - 은조, 기훈 - 효선 등으로 나뉠 수 있다.

같은 슬픔을 가진 자들의 울음과 그 슬픔은 주요 인물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듯하다. 어느 한명, 한 가족이 아픈 것이 아니라.. 그 가족과 인물 속으로 접근을 하면 모두가 큰 아픔을 가진 자들이라 할 수 있다.

그간 기훈이란 인물은 상대적으로 붕~ 떠 있는 모습을 보였었다. 왜 도가에 들어왔는지, 어떻게 맡겨졌는지 수수께끼의 인물이었고, 기훈이란 역할의 천정명이 그려낼 수 있는 그 많은 갈등과 화해의 모습조차도 철저히 숨겨져 있었다. 너무 숨겨지다 보니 천정명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인물이고, 그의 연기력을 의심하는 사람들 까지도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훈의 슬픔은 숨겨져 있었다. 앞으로 밝혀질 것이 더 많은 기훈의 수수께끼는 진행형이다. 이번 방송을 통해서 기훈의 슬픔을 볼 수 있었다. 같은 슬픔을 가진 자? 바로 기훈도 가장 잃고 싶지 않은 어머니를 잃었다. 그리고 그 어린 나이에 받은 충격과 증오로 인해서 평범히 아버지의 품안에서 살 수 없이, 밖으로 나오게 된다. 그러면서 맡겨진 곳이 도가였다. 그러나 이런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녔다.

기훈의 어머님의 죽음이 슬픔으로 아로 남겨졌기 때문에 그 슬픔과 증오가 가득했었던 것. 기훈은 본처의 자식이 아니었던 것이다. 본처의 자식이 있는 곳에 들어가서 상대적으로 핍박을 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살아갈 수 있었지만, 그가 집을 나오게 된 것은 그녀의 어머니가 배 다른 형을 위해 죽음 앞에서도 그를 사랑하기 위해 잡으려 했다가 죽은 것이었다. 뛰면 안 되는 어머니가 형을 잡으려 따라가는데도, 형이 어머니의 병을 알면서도 그대로 도망을 했기에 죽었다고 강한 생각을 가진 기훈에게 형 기정은 용서 받지 못할 사람이다.

좋은 관계가 못 되는 형과의 관계. 좋게 지내면 좋으련만 그들은 서로를 위해 칼을 겨누며 상처 주기를 한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기훈은 그런 형 기정을 향한 복수를 위해 움직인다. 그러나 생각처럼 안 되는 것이 바로 힘없는 자의 고통이라고, 기훈은 강자인 형에게 매번 당하고 그 아픔에 아파한다.

기훈은 형 기정과 아버지의 협공으로 자신이 어릴 적부터 살고 있던 대성도가를 막기 위해 분주하다. 생각으로는 자신이 그들이 빼앗으려 하는 도가를 먼저 선점하여 막고, 나중에 그들에게 다시 돌려줄 생각을 하지만 일은 쉽게 풀리지 않고 도가가 통째로 그들의 손으로 넘어갈 처지에 쳐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충격으로 그가 지키려 하던 천사 같은 은조와 효선의 정신적 기둥인 아버지가 돌아가신다.

자신도 아픔을 겪어서 다시는 그런 아픔을 겪게 하지 않으리라 이들을 지켜주려던 기훈은 졸지에 자신이 그들을 비참하게 하는 입장의 사람이 되어 버린 것에 말 할 수 없는 고통을 겪어야만 하게 된다.


은조는 태어나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살아왔다. 남아 있는 부모라고는 어머니인데 은조의 어머니는 자신에게 있어서 자랑스럽지 못한 어머니다. 진절머리 날 정도로 자신의 인생을 황폐하게 만들어 가는 어머니는 은조에게는 큰 짐이요, 자랑할 수 없는 부모였다. 한 사람을 진득하게 사랑하지 못하는 어머니, 사랑 따로.. 살림 따로의 마음을 가진 어머니가 증오스럽기만 하다.

사랑을 받지 못해, 사랑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그녀에게 기훈은 아버지를 대신하는 사람이 된다. '은조야~' 그 한 마디의 달콤한 아버지 같은 푸근함은 그녀를 한 없이 약해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의 자리가 비었지만 차츰 무뚝뚝한 아버지가 표현하지 못했던 그 진득하고 무거운 사랑을 느끼게 된다. 세상에 날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라고 생각했던 은조는 그런 마음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고민까지 한다.

어느 순간 아버지 보다는 '저기요~'라고 말을 해야 했던 말 그대로 이복자매 효선의 아버지이기 만한 '구대성'이 사실은 자신을 낳아 준 아버지 보다 더 사랑을 주는 존재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간 자신이 했던 반항과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았던 마음에 무너져 내래는 마음을 느끼게 된다.

이제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존재가 생겼다고 생각할 때, 하늘은 은조에게서 다시 아버지를 빼앗아 간다. 은조는 자신에게 아버지라는 말을 진정 하고 싶게 만든 구대성을 생각하며 울고 또 운다. 그녀의 슬픔은 태어나서 가장 서럽고 슬픈 일이었다. 자신을 나아주기만 했지 키울 때 정성하나 안 들인 어머니와 그 수없이 많이 지나친 허울뿐인 아버지들은 정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었다. 그러나 진정한 아버지상이라고 생각한 아버지라고 느낀 하나의 인물이 죽어간 것은 그녀에게 대단히 큰 충격을 주게 된다.

가장 아픈 사랑, 가장 그리워 할 사랑, 사무치게 보고 싶은 사랑,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질 듯 한 그런 사랑을 은조와 기훈은 잃고 슬퍼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효선은 콩쥐의 신세가 된다. 아버지 구대성이 죽기 전은 공주로서의 대우를 받고 살았지만, 아버지가 없는 자리에서 효선은 힘을 못 쓰는 역할이 된다. 이 모습은 딱 효선이 은조의 처지로 내려가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효선에게 한 가닥 희망은, 은조 자신을 진정 사랑하는 딸로 여겨 준 아버지 대성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의 마음을 알기에 은조는 효선을 기존의 자신의 모습으로 만들려 하지 않을 것 같다. 같은 아픔을 가질 사람이 한 명 더 늘어나는 것만큼 슬픈 일이 어디 있을까..?!

이런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외침이 뇌리에 박혀 버린 것은 극의 마지막 서럽디 서럽게 울어대는 은조의 아버지를 향한 외침이었다. 꼭 부르고 싶은 한 마디, 살아 있을 때 대성이 은조에게 가장 듣고 싶었던 한 마디.. 바로 그것은 "아버지"란 말이었다. 눈물에 목이 멘 은조.. 그렇게도 대성이 듣고 싶어 했고, 그렇게도 불러보고 싶은 말 한 마디 '아  버  지'를 통곡을 하며 부른다. '아 ~ 버 ~ 지 ~~'

같은 슬픔을 가진 그들의 울음이 아직도 귓전에 남아 맴돌고 있다. 아~ 눈물 나는 드라마 ~~ ;;

* 여러분의 추천 한 표는 저에게 큰 힘을 줍니다. 추천쟁이는 센스쟁이랍니다~ ^^*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