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노, 웃음과 패러디가 있어서 즐거워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0. 3. 19. 07:29
728x90
KBS의 수목드라마 <추노>가 22회 까지 방송이 되고, 이제 남은 회는 달랑 2회만 남아 있어서 아쉬움을 주고 있다. 약간의 늘어지는 감이 있다고 생각이 들 때에는 어김없이 명연기와, 명장면들을 넣어서 흥미유발을 하는데 에는 추노가 참 뛰어난 듯하다.
<추노>가 재미있는데 에는 바로 멜로와 액션만이 있는 드라마가 아닌, 코미디의 적절한 배분이 있어서 끝까지 재미와 흥미를 놓치지 않는 결과를 주고 있는 듯하다. 이 드라마에는 수없이 많은 가수, 배우, 개그맨 등이 카메오로 등장해서 웃음을 줬다. 이제 이런 카메오의 역할이 늘어나면서 정작 먹고 사는데 퍽퍽함을 느끼는 조연 엑스트라가 생기니 꼭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또 이런 재미도 뜻밖의 많은 재미를 주니 가끔 써 먹는데 에는 좋을 것 같다.
추노의 법칙이라고 할까? 이 드라마에서는 극 전개보다 더 빠른 것이 사람 죽어 나가는 속도가 더 빠른 것이 유명해 질 정도로 참으로 하찮게 죽어가기도 한다. 죽음을 앞두는 상황의 스킬 차이는 비슷함이 아닌 하늘과 땅 정도의 엄청난 대비로 우습게 죽어간다. 약간 어이없는 장면이기도 하지만 이 드라마 자체가 코미디가 아주 많이 등장하는 장르기에 이는 별 문제가 안 될 것처럼 넘어가고 있다.
24회가 끝인 이 드라마의 21~22회에서도 여지없이 재미있는 등장은 있었다. 그리고 시청자들이 생각지 못한 최고의 반전 카드를 준비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작은 반전이었지만 전 주 시청자들의 바람과 연관이 되어 더욱 크게 반전이 된 것이 바로 왕손이가 추파를 던지는 수수한 여인네의 장면이 반전의 압권이었다.
위에 1번 사진의 처자는 20회 끝날 무렵 왕손이가 추파를 던졌고, 그 모습이 너무 수수해 보여서 시청자들은 다시 이 처자를 나오게 해 달라는 청을 할 정도였다. 그런데 시청자들은 완벽하게 반전의 카드에 낚인 셈이 된 것이 21회에서 나온다. 바로 그 처자는 바로 아낙이었다는 것이 밝혀진 것. 그의 남자는 개그맨 오정태였다. 헉~;; 시청자들이 놀랄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참고는 이 처자는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3번 장면은, 짝귀의 산채에서 벌어지고 있는 건아한 잔치로 인해서 배고픈 청나라 무사다. 산채에서는 늘어지게 먹고 즐기는데, 자신들은 이 꼴이 뭐냐고 한탄하며 한 토막의 꽁트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근엄할 정도로 무게 있게 하는 장면이 더 웃기게 만들어 줬다. 이들이 뜯고 있는 것은 말린 육포 되겠다.
4번 장면은, 짝귀가 바가지에 술(?)을 담아서 일장 낭독과 건배를 청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말이 한 편의 패러디 장면을 연상케 했다. '자~ 인생이란 무엇이냐? 인생은 잔치다. 하룻밤 잘 먹고 가면 그만이다. 배터지게 먹어보자고~ 응 먹어~ 먹어~'라며 권하는 장면인데.. 이 장면에서는 윤일로의 <기타부기>란 노래가 생각이 오버랩 되는 장면이었다. 이 노래는 이렇게 된다. '인생이란 무엇인지 청춘은 즐거워~ 피었다가 시들으면 다시 못 필 내 청춘~' 이렇게 부르는 노래인데 필자에겐 이 노래가 생각이 나는 장면이었다.
1번 장면은, 설화가 꼬맹이에게 하는 말 '너~ 뭐니~'라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설화가 대길의 앞에 자신보다 더 챙겨주는 꼬맹이에게 느끼는 질투신인데, 설화가 쓰는 말이 가수 양희은이 쓰는 말인 '너 뭐니'를 연상케 하듯 쓰는 장면이었다. 버전은 틀리지만 조금은 비슷하지 않나 생각이 드는 장면이었다.
2~4번 장면은, 그 동안 너무 극적으로 보이던 장면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장면을 서비스 컷으로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 웃음을 주려고 코미디 상황을 연출한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에서 움직이며 급히 먹는 장면은 처음이라고 느끼게 해 줄 정도로 재밌는 시도였다. 청나라 무사들이 육포를 뜯는 장면과 연결되니 더 재미있는 듯하다.
1번과 2번 장면은, 종들의 이름을 가지고 웃음을 준 장면이다. 노비의 이름이 촌스럽고 지금은 말도 안 되는 이름이지만 이곳에서는 '강아지(1번 가운데 인물)', '개놈(2번 가운데 인물)'으로 재미를 주었다. 뭔가 작은 혁명을 위한 준비 단계에서 무거울 수 있는 장면에다 추노 연출자는 연관되는 이름으로 웃음을 주었다. '저는 강아지라고 합니다', '아드님 오셨수~ 인사하슈~', '어~ 그래~ 난 개놈일세~'라는 대화는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3~4번 장면은,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주먹 오가는 부분을 패러디 한 것으로 보인다. 말은 안 되지만 약간의 가벼움을 주는 연출을 하는 연출자는 이대길과 송태하가 서로를 향해 갑자기 주먹다짐을 하는 장면을 보여주어 순간 '이게 뭐지?'라고 생각을 할 때 주먹이 엇갈려 가며, 서로 크로스 할 때 없었던 철웅의 무사들을 제압하고.. 마주보며 썩소 한 번 날려주는 장면이었다.
<추노>를 재밌게 볼 수 있게 마련한 장치지만 그것이 미워 보이지 않는 재미있는 연출이라고 봐 줄만하다. 정통 무협 사극으로 갔다면 그 지루함과 늘어지는 코드 속에 시청자들은 배우들과 작품에 대한 지적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추노 제작진은 이런 코미디적인 요소와 반전의 연속, 극 전개보다 빠른 죽음들을 집어넣으며 때론 허탈하고, 때로는 웃음을 주는 여러 감정을 유도한다. 이런 것만으로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요소는 충분하리라 생각이 든다.
* 여러분의 추천 한 표는 저에게 큰 힘을 줍니다. 추천쟁이는 센스쟁이죠~ ^^*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