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개리를 찾아서가 완성될 수 있었던 이유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12. 7. 14:35
런닝맨에서 각 멤버들이 담당하고 있는 포지션은 모두 다르고, 그만의 매력들이 있다. 그중 개리와 이광수는 순박하고 잘 속는 멤버로 꼽힐 만한 인물. 이 두 인물을 속이는 재미는, 속이는 멤버와 그를 지켜보는 시청자 모두의 재미가 되어 준다. 또 속는 이도 유쾌하게 받아들이기에 이런 그림은 늘 유쾌하다.
개리는 '사라진 개리를 찾아라 편'에서 오롯이 자신에게 주어진 미션만을 위한 플레이를 보였다. 작은 컨테이너 룸에 갇혀 해당 공간에서 탈출하는 것에만 몰두하다 보니 자신이 속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지 못했다.
스스로 탈출하는 길이 아니면, 멤버들에게 자신이 얻은 힌트를 알리는 방식이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 방법.
개리를 탈출시키기 위한 6인의 멤버에게 주어진 힌트는 제한적이었고, 그들이 미션에서 얻은 단서의 조각은 너무나 작았다.
미션은 모두 난이도가 있는 편. 연이어 성공해야만 얻을 수 있는 컨테이너 룸 키는 또 하나의 미션으로 확률상 힘든 선택일 수밖에 없었다. 제아무리 선택의 여신이라 불리는 송지효도 연거푸 헛패만 뽑는 모습을 보였다.
멤버들은 개리를 찾는 미션에 사활을 걸만한 목표점이 있었다. 개리가 모르는 컨테이너 침대 밑 다이아몬드의 존재가 확실한 미션 클리어의 동기.
개리의 경우 멤버들과 협동을 통해 컨테이너 룸을 탈출하는 게 목표였고, 멤버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미션 클리어하며 얻는 숫자 힌트로 탈출할 수 있었다. 개리가 탈출하고자 하는 목표는 자신이 우승하는 것과 두 팀으로 나뉜 팀과 공조해 우승하는 것으로 우선 탈출하는 것에 몰입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무엇을 위해 탈출해야 하는가 보다 탈출이 우선인 조건 제시라 여겼을 것이다. 자신은 얻은 힌트만 두 팀에게 던져주면 된다는 생각으로 다른 힌트를 찾아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었을 것.
제작진으로선 개리가 미션에만 몰두해 주길 바랐을 테고, 개리는 의심보다는 미션에 충실했기에 속아 넘어갈 수 있었다.
만약 유재석과 하하가 컨테이너 룸에 갇힌 상황이었다면 이광수와 개리와는 달리 다이아몬드의 존재를 눈치 챘을 것이다. 평소 미션에 의심을 품는 편이고, 빨리 분위기를 읽는 편이어서 어떤 힌트라도 찾기 위한 노력을 했을 테니 침대 밑 다이아몬드 존재는 빨리 발견됐을 것이다.
제작진이 영리했던 것은 순박해서 잘 속아 넘어가는 존재를 ‘OO를 찾아서~’란 개념으로 레이스의 주인공으로 선택했다는 점이다.
제작진의 선택답게 개리는 너무나 해맑게 속아 넘어갔다. 컨테이너 룸에서 할 수 있는 미션에만 몰입해 방 탈출만을 위한 노력을 했고, 그에 만족해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시청자에게 큰 웃음이 되어준 장면이다.
또한, 눈에 띈 것은 미션 게임 아이템의 우수성. 개리가 한 ‘5연속 물통 밑 성냥갑 쳐내기’와 그를 탈출시키러 온 재석팀의 ‘3연속 콧물 수건 잡기’는 아이템의 우수성을 말할 수 있는 부분. 또한, 빨대를 물이 찬 PET병에 쳐넣어 떠오르지 않게 하는 아이템과 핀볼 게임 또한 우수했다. 이는 <런닝맨> 게임 아이템을 레크레이션에 활용하는 이들에게도 도움될 만했다.
개리가 제작진에게 감쪽같이 속아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은 순박함이 있어서였고, 그가 다른 의심을 할 수 없게 치밀한 게임 미션을 제시한 제작진의 준비성이 탁월했기에 이 미션은 완성될 수 있었다. 더불어 누군가를 속이는 것이 좋지 않게 비칠 수 있으나, 모든 입장에서 유쾌하게 연출했다는 점이 완성도를 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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