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철 음주운전 적발과 무한도전 하차. 안타까움과 해결법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11. 9. 06:50
노홍철이 8일 0시 10분경 강남구 논현동 서울세관 사거리 인근에서 자신의 벤츠 차량을 몰고 가다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노홍철은 1차 측정을 거부하는 대신 2차 측정을 채혈검사로 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일로 노홍철은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인 <무한도전>과 <나혼자 산다>에 하차의 뜻을 전했다.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은 그의 요구를 받아들여 하차를 결정하고 남은 멤버로 프로그램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많은 시청자가 그의 하차를 좀 더 신중하게 결정했으면 하는 바람을 보이고 있다.
시청자가 그의 하차를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요청하는 까닭은 그의 사연이 왠지 억울하다는 생각을 가져서다. 경찰의 말에 의하면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하게 된 이유는, 노홍철 씨가 인근에서 지인들과 와인을 마시던 중 불법주차 된 차량을 옮겨달라는 요청을 받고 차량을 이동하기 위해 20m~30m 정도 운전하다가 적발됐다”고 말한 부분에서 뭔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누리꾼은 어떻게 그렇게 우연한 일치가 있을 수 있느냐 말하고 있다. 누가 고의 신고하지 않고서야 경찰과 기자들이 그 시간에 정확히 있을 수 없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
처음 사건을 보도한 것은 YTN이며 최초 검문 당시 사진은 뉴시스가(제보사진?) 보도했다. 이어 2차 단독 보도라고 나온 것이 디스패치 사진인데 그 시점은 채혈 후 사진으로 성모병원에서 나오는 사진이다. 성모병원에서 나오는 사진을 찍은 것이라면 디스패치가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니 함정취재는 아니라 생각되지만, 완전히 의문이 풀리는 것은 아니다.
이번 일은 사실 어떻게 보더라도 노홍철의 잘못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계획된 함정취재였든 아니든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것이기에 그의 잘못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잘못을 두고 처벌의 크기를 너무 과하게 하는 것은 또 아니라 볼 수밖에 없다.
여기서 한 번쯤 생각해 볼 것은 처벌이 단순히 ‘음주 운전’이라는 키워드로 통일시켜 생각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법적으로 혈중 알코올 여부에 따라 처벌도 달라지는데, 연예인은 단순히 하나의 꼭지로 사건을 결부해 하차를 요구당하는 것은 왠지 억울한 면이 있어 보이기에 곰곰이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노홍철의 경우에도 얼마나 어떤 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차를 요구하는 누리꾼이 생겼던 부분은 과한 부분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가 경찰에게 이야기한 대로 ‘불법주차 된 차량을 옮겨달라는 요청을 받고 옮기는 과정의 운전’이었다면, 그 죄는 최악의 처벌을 피해야만 하는 당위성이 있다.
만약 만취한 상태로 운전했다면 그 처벌은 하차라는 최악의 처벌을 받아야 하나, 노홍철처럼 피치 못할 형태의 단거리 주차를 위한 이동 운전이었다면 그 처벌의 형태는 조금은 다르게 적용돼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회는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처벌하는 경향이 생겨 아쉬울 수밖에 없다.
방송인은 사실 도덕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는 직업군이고, 일반인보다 엄정한 잣대에 처벌을 요구받는 직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같이 처벌하자는 문화는 이제 조금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한다.
노홍철은 지금까지 누구보다 성실한 연예인으로 살아왔다. 자신이 범죄의 표적이 되었던 적도 있었지만, 그는 그 모든 것을 품었던 사람이다. 그 외에도 모범이 될 만한 행동을 많이 했던 방송인으로 10년을 한결같이 살아왔던 게 그다.
<무한도전>은 어느 순간 지나치게 엄정한 잣대의 요구를 받아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어려웠고, 멤버들은 예능을 예능답지 못하게 할 정도로 많은 지적을 받아왔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요받아왔던 그들. 작은 잘못에도 지나칠 정도로 강한 처벌을 받는다면 이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제대로 만들어 가지 못할 것은 분명하다.
어쨌든 변하지 않는 것은 그가 저지른 잘못은 작고 큰 것에 상관없이 잘못된 것은 맞다. 그러나 처벌까지 크기와 맞지 않게 강요받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
현재의 연예계 문화는 ‘잘못=하차’의 공식 이외에는 없다. 그러나 좀 더 성숙한 문화라면 '잘못의 크기만큼 하차 여부를 정하는 공식'이 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공식대로 한다면 노홍철은 잘못 여부에 따라 처벌을 받는 것으로 하여 근신이 적당해 보인다.
또한, 자신이 그런 처분을 받길 원한다고 하여 무조건 하차시키는 것은 프로그램이나 시청자. 그리고 대중에게도 피해를 입히는 것이기에 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사건을 봤을 때 노홍철의 적당한 해결법은 수사가 정상적으로 끝날 때까지 근신 기간을 갖고, 이후 해당하는 죄만큼 사과와 처벌을 받는 것이 옳다고 보인다. 또 처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만약 가벼운 죄라면 진정한 사과를 하며 끝을 맺을 수도 있고, 방송하며 지속해서 그 죄에 대해 죄책감을 보인다면 오히려 경각심을 높여 다른 연예인도 더욱 조심할 것이다.
만약 큰 죄가 아님에도 큰 죄처럼 다스린다면 이는 하나의 사례가 되어 다른 가벼운 죄를 지은 사람도 이후 큰 처벌(하차 등)을 받을 것이다. <무한도전>은 사례가 되는 프로그램이다. 길이나 노홍철이 너무 쉽게 하차를 한다면 모든 방송인은 같은 요구를 받을 것이다.
도덕적으로 완벽 하려 노력해야 하는 대표 예능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매번 지나치게 청결한 처벌을 한다면 이는 다른 프로그램과 방송인에게도 안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기에 하차는 우선 보류하는 것을 권할 수밖에 없다.
연예계는 이제 사과하는 방식과 처벌받는 방식도 매뉴얼화가 필요해 보인다. 강력범죄나 성범죄, 마약사범 등과 같이 더 이상 묻지 않아도 될 범죄인들은 퇴출이 옳으나, 계도 할만한 죄를 지은 이들까지 모두 하나의 케이스로 처벌하는 것은 왠지 옳지 않게 보인다.
죄에 대한 처벌은 결과가 나온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그래서 근신이라는 말도 있는 것인데, 그 기간도 주지 않고 하차를 요구하는 것은 그래서 마뜩잖다. 처벌 문화가 너무 극악의 문화가 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하차만이 답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가다간 욕 한마디에 방송 퇴출당하는 시기도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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