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90’s 아이콘의 설렘과 홍철의 안타까움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11. 9. 07:20
90년대 문화 아이콘들과의 만남을 가진 <무한도전>은 그 어느 때보다 설렐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시청자는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향수와 새로움에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이어서 더욱 알찰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아쉬움을 자아낸 장면은 노홍철의 장면이 대폭 축소됐다는 점. 파티에 식구 한 명을 숨겨놓고 즐기지 못하게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노홍철과는 둘도 없는 친구인 바다와의 시간조차도 노홍철의 목소리만 등장하고, 그의 클로즈업 샷은 거의 모두 하하에게 넘겨졌다. 대화하는 사람을 클로즈업하지 않고, 경청하는 이에게 클로즈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곧 시청자에겐 어색한 장면이 됐고, 이에 시청자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일부 노홍철의 클로즈업 샷이 등장한 부분은 내용상 절대 끊을 수 없는 장면이었기에 등장했지만, 무척 많이 장면을 쳐낸 것은 사실이었다.
더욱더 안타깝고 아쉬운 상황은 바로 노홍철이 음주운전 적발로 이 프로젝트에 함께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유는 그가 하차를 결정했고, 그 결정을 제작진이 수용했기 때문이다. 너무 성급한 결정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다수의 시청자는 노홍철의 하차를 반대하는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다.
노홍철이 하차하면 문제는 이 프로젝트가 절름발이처럼 보인다는 점에서도 미리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제작진이야 길의 하차를 받아들인 선례가 있기에, 유사한 상황이라 판단되는 노홍철의 뜻도 존중하고자 받아들인 듯하지만, 시청자는 이 상황을 같다고 보지 않는 상황이다.
더욱이 S.E.S.의 바다는 노홍철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처럼 보인다는 점. 또 하하와 짝을 이뤘었다는 점에서 균형이 맞지 않게 됐기에 그 허전함은 말로 다하지 못할 상황이 됐다.
또한, 이후 그들이 하려던 프로젝트인 ‘쇼미더빚까’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됐기에 그 답답함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의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처벌수위도 결정되지 않은 사안에 단 하루도 지나지 않아 하차를 결정하고, 그를 받아들인 것은 시청자를 멘탈붕괴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번 <무한도전: 특별기획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특집은 서태지의 곡처럼 ‘90’s icon’를 볼 수 있는 특집이었다.
그들이 각기 섭외한 김현정과 소찬휘, S.E.S. 바다와 핑클의 옥주현, 솔리드의 김조한과 쿨의 이재훈의 열띤 가창력 폭발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청자 모두를 만족할 만한 실력과 향수를 보여 반가움을 더했다.
90’s icon인 그들을 만난 것은 동시대를 살았던 세대에게도 큰 반가움이었지만, 그들을 모르던 현세대까지 그들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꽤 유익한 특집이었다.
게다가 90년대 문화대통령으로 당대를 호령했던 서태지가 등장해 집을 공개하고, 프로젝트에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은 시청자를 더욱 설레게 한 장면이 됐다.
이번 특집은 모든 장면에서 웃을 수 있었던 장면이었지만, 그럼에도 시청자가 동시에 먹먹함을 느낄 수밖에 없던 것은 노홍철이 하차를 결정해서 못 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죄가 있다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하지만, 그 죄가 가벼운 것일 수 있음에 미리 큰 처벌을 했다는 아쉬움은 제작진보다 시청자가 더 많이 느끼는 아쉬움이었을 것이다. 사실 이런 결정이 없었다면 시청자는 더 큰 비난을 가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 결정이라도 이번 결정은 지나치게 가혹하게 느껴진다. 사과방식은 하차만 있는 건 아니다. 너무 쉬운 사과방식을 택하지 않았는지를 생각해보라. 하차보다 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려면 프로그램에 계속 출연해 지속적으로 진심을 다해 사과하는 것이 답일 수 있다.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 5인의 <무한도전> 멤버들의 ‘쩐의전쟁2’ 미리보기 장면은 가슴이 철렁할 정도로 노홍철의 빈자리가 안타깝게 느껴진 장면이다. 그것이 바로 그의 존재감이고 그가 없어 느끼는 허전함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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