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문, 사람에 집중할수록 재미있는 드라마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9. 22. 21:52
영조와 사도세자. 그리고 정조로 이어지는 역사의 줄기 속 영조와 사도세자를 자세히 들여다 볼 기회가 왔다. 특히, 사람 그 자체를 보여주고 싶다는 한석규의 말은 그가 보여주려는 영조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무척이나 궁금케 한다.
또한, 사람 냄새 나는 진솔한 인간 이선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선언한 이제훈의 말은 사도세자의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게 한다.
한석규가 연기하는 영조는 강력한 왕권을 지향하는 군주로 거유와 중신들이 주저 없이 군사로 추앙한 주자학의 대가이다. 무명옷과 소찬을 즐긴 근면하고 검약한 군주의 모습이었던 영조.
늘 왕권강화를 위한 고뇌와 자신의 자리를 강화할수록 불안해지는 영조는 강력한 군주이면서도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수시로 반대 세력을 제거하는 강력한 군주로 군림했다.
정치적으로는 탕평책을 써 나라를 안정시키고, 백성에겐 균역법을 시행하여 부담을 덜어준 영조는 개혁군주였다. 하지만 죽을 때까지 후회한 일이 있으니, 그건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인 일.
백성의 존경을 받고, 이 나라 역사에서도 으뜸 중의 으뜸인 영조로 불리지만, 그 자신이 불행했던 것은 뿌리 깊은 출신에 대한 자격지심과 그 강박으로부터 해방하려는 인정 투쟁이 그 자신을 불행하게 했다.
고민이 많았던 왕. 자신의 자리를 노리고,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이들에게서 자신을 지켜야 하는 왕. 신하뿐만 아니라 자기 아들조차도 의심해야 했던 불행했던 왕. 영조가 갖고 있던 고민을 한석규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낼지 궁금하다.
이제훈이 그려내는 사도세자. 정치적 감각은 제로에 가까운 아마추어지만, 백성을 생각하는 어진 그의 성품은 일품이었다. 비운의 세자인 사도세자는 역사상 가장 불행했던 세자 중 하나다.
그에 대해선 무수한 왜곡과 이견이 있으며 역사적으로도 그의 아내가 기록한 한중록과 영조실록의 말이 다르다. 그의 아내는 그를 두고 흉악한 병에 걸린 광인이라 표현했을 정도로 좋지 않게 표현했지만, 영조실록엔 15세에 대리청정을 시작해 28세에 이르기까지 정사를 무리 없이 끌고 간 능력 있는 왕제로 표현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했다. 이 조차도 엇갈리는 진실일 수밖에 없지만, 드라마 <비밀의 문-의궤살인사건>에서는 후자 쪽에 무게를 두고 이야기를 펼친다.
<비밀의 문-의궤살인사건>은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음을 맞이하게 한 아버지와 그의 아들인 사도세자의 생을 좀 더 다른 시선으로 보고자 하는 것. 영조는 왜 아들을 죽여야만 했는가? 와 사도세자는 어떤 생을 살아가고 어떻게 아버지와 대립을 할 수밖에 없었나? 에 대한 접근을 한다.
아버지와 아들이 비극으로 치닫은 과정을 역으로 수사해 과는 과정을 그린 <비밀의 문-의궤살인사건>은 기존 역사에 초점만을 둔 소개 위주의 극과는 다른 방식인 수사라는 곳에 포커스를 맞춰 극이 진행된다.
역사는 비극이 있었다 간단히 말하지만, 왜 그렇게 가야만 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접근하는 일은 많지 않았기에, 이번 드라마는 새로운 개념의 사극으로 즐길 만하다.
<비밀의 문-의궤살인사건>은 윤선주 작가와 김형식 감독이 호흡을 맞추며, 윤선주 작가는 <불멸의 이순신>과 <황진이>, <대왕세종>, <한반도> 등을 집필한 작가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형식 PD 또한 <싸인>, <유령>, <수상한 가정부> 등을 연출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한석규가 그리는 영조와 이제훈이 그리는 사도세자의 인간적인 면들을 우리는 <비밀의 문>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포교소설 작가로 성공하고픈 서지담 역에 김유정은 사도세자를 돕는 역할인 특별수사관으로 활약한다. 사극에서 자주 봤던 박은빈은 혜경궁 홍씨로, 김민종은 검계의 수장인 나철주로 분해 김유정을 보호하고 사도세자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채제공 역엔 최원영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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