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vs 뮤직뱅크 싸움, 무대는 가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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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패밀리와 KBS뮤직뱅크 간의 끝없는 싸움이 이어지고 있어 바라보는 입장들이 괴롭기만 하다. 한쪽은 다른 가수랑 같은 대우로 출연을 하게 해 달라 요구를 하고 있고, 한쪽은 다른 가수들과 같은 수준으로 해 주는데 안 나온다고 우기며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뿌리깊은 감정의 골을 보인 양측은 서로를 밀어내며 출연을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양상을 보여줘, 아티스트를 사랑하는 대중들의 눈과 귀의 즐길거리를 빼앗아 갔다. 거대한 방송사와 어찌 보면 한 없이 작은 가수들의 소속사 간의 싸움은, 사실 싸움을 하기도 전에 패배를 하는 쪽은 기획사 측이라는 것은 오래된 풍습으로도 그 싸움의 향방을 알 수가 있었다.

시간은 흐르고, 시대는 바뀌어 이런 안 좋은 시스템은 차츰 변해가는 듯 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니 변해야 하는 필요성으로 인한 기획사의 반발이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아직은 먼 것이 사실이고, 그 싸움의 전장에 YG가 정면으로 거대 방송사와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방송사는 거대한 권력과도 같았다. 일단 방송사에 잘 보여야 단 하나의 곡을 가지고 나갈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 불러주면 들어가고, 안 불러주면 들어가지도 못하는 그런 절대적인 시스템이었다. 그저 가수라고, 노래를 잘한다고 나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만큼 연줄이 닿아 있어야 하고, 뭔가 자본에서도 기존 시장에서의 절대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어야만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방송 시스템이었다.

기분 나쁘면 너희들 나오지 말아! 라는 그 무서운 말에, 기존의 기획사들은 벌벌 떨어야 했다. 그러나 대자본을 갖춘 기획사들의 성장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시장의 변화를 미세하게 가져오고 있다. 예전 같으면 방송사가 튕기는 형태였지만, 이젠 기획사가 튕기는 시대가 된 것은 그만큼 재밌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싸움은 필요성에서 당연한 것이지만, 스타를 사랑하고 그들의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대중들에게는 좋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아무리 당위성을 가지고 싸움을 벌인다고 해도, 결국은 그런 싸움을 하는 소속기획사를 욕을 하고, 방송사를 욕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여기서 가장 큰 피해는 대중들과 더불어 가수들이기도 하다.

가수가 무대에 설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일까! 그런데 대한민국 21세기의 대중문화의 자화상은 어둡기 그지없다. 아직도 가수들이 대중들이 원하는 곳에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잘못은 양측 모두에게 있겠지만, 어느 측이 더 당위성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잘못의 우열을 가릴 수 있을 것 같다.


그 잘못의 우열을 가리기 위한 점에서 두 가지의 경우를 놓고 보면 어느 쪽이 더 잘못을 하고 있는가는 조금이나마 보이는 듯하다.

최근, 아니 지난하루 인터넷에 떠돌던 캡쳐화면 하나가 이 싸움의 양상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바로 YG가 다시 한 번 KBS 뮤직뱅크를 향해 불만을 터뜨린 것은 얼마나 기획사가 답답함에 발악을 하는지가 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금요일 방송이 되는 '뮤직뱅크' 시간에, 컴백후 신곡을 발표해야할 가수가 다른 곳에서 라이브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불만을 정면으로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원래는 이 시간, 이 방송에 출연해야 할 가수가 바로 '박봄'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기획사 YG는 가수를 생각하고, 가수의 의견을 존중하며 방송 출연을 안 시키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표시한 것과 같은 이 캡쳐 화면은 어느 정도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왜 그렇게 기획사가 욕을 먹으면서까지 소속 가수를 무기삼아 방송에 내보내지 않는지는 사실 자신의 자존심 싸움보다도 나아가 가수를 생각하는 면에서 나온다. 단 5분이든 7분이든 안정적인 시간을 가지고 싶은 것은, 비단 YG뿐만이 아니다. 이 같은 상황은 여러 기획사들이 갖는 공통적인 마음이요. 신인들과 그 소속사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YG는 지난 시간동안 KBS와 불협화음을 빚어왔다고 해서 다른 가수들만큼 시간을 배정받지 못하는 것은, 개인의 자존심 문제를 떠나.. 자신이 데리고 있는 가수들에게도 큰 상처를 입히는 일과도 같기에 그들은 강력히 싸움에 임하고 있다.


신인도 약 7분가량의 컴백무대를 배정해 주는데, 인지도도 강한 가수를 단 한 곡의 시간만큼 배당해 주는 것은 가수에게도 치명적인 것이지만, 이를 지켜야 하는 소속사 수장으로서도 절대 물러서지 못하는 일이기도 하다. 대중의 입장에서 봐도 YG소속 가수들을 방송에서 보고 싶지만, 이런 싸움의 감정골로 인한 미출연은 그만큼 썩 유쾌하지 못한 감정을 받게 한다.

뭐 인지도가 강하다고 많은 시간을 원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지만, 최소한 다른 가수들과 형평성에 맞추어 불쾌할 정도로 적은 시간의 출연시간 배당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기획사가 만약 말도 안 되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욕을 먹어 마땅하지만, 최소한의 바람까지 무시를 당하는 것은 거꾸로 그 가수들을 원하는 대중들이 화가 나는 일로 다가오게 만들게 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박봄'의 출연을 놓고 줄다리기를 시작한 듯하다. 이전에는 '빅뱅'을 놓고 싸움을 벌였지만.. 무대는 가수의 것이지 힘겨루기의 무기로 쓰일 것은 아니다.

상식으로 이해가 되는 형평성 있는 출연시간을 배당하며 소속사에게 가수 출연을 의뢰했으면 한다. 기분 나쁘다고 얘들은 3분 주고, 다른 애들은 7분 주는 그런 방송사의 고무줄 편성은 바라지 않는다.

대중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가수가 무대에서 서는 모습만을 보고 싶어 한다. 그렇다고 대중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가수가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배정받길 바라지 않는다. 단 5분이라도 같은 시간을 배당받는 그 정도의 아량만을 바랄 뿐이다. 왜 그토록 YG가 '뮤직뱅크'와의 안 좋은 모습을 보이는 지는, 바로 최소한의 시간조차 방송사의 기분에 따라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항의 같은 것은 아닐까 한다. YG 또한 대중의 입장에서 바랄 수 있는 요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대는 가수의 것이고, 뮤직뱅크 측도 탄력있고, 형평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한다. 대중들은 뮤직뱅크에서 '빅뱅'의 'Love Song'을 듣고 싶어하고, 대중들은 '박봄'의 'Don't cry'를 뮤직뱅크에서 듣고 싶어한다. 더 어떤 말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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