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김병옥 어색함을 미친존재감으로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1. 1. 1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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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는 뛰어난 기획으로 월요일 심야 예능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꾸준함이 최고라지만 <놀러와>만큼 뛰어난 기획력을 가진 프로그램 또한 몇 안 되는 듯 보이기도 한다. 일단 전체적으로 <놀러와>는 어떤 기획을 할 때 오버그라운드와 언더그라운드의 영역 자체를 파괴한다.
거기에 하나 더 붙이면 영역이란 부분의 존재를 희석시키면서까지 하나 됨을 준다는 것이 최강점이라고 생각을 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영역이라 함은 방송사간의 그 것, 시대별, 성별, 나이별.. 등 등 많은 영역들을 상관치 않고 기획을 해서 좋은 반응을 유도하고 있다. 실례로 7080 향수를 자극하는 '세시봉 특집'은 많은 호응을 얻으며 왜 <놀러와>가 대단한 기획을 했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런 특집을 이끌어 가는데 가장 중요한 사람이 있다면 진행을 하는 진행자의 능력이라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그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동지 의식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어떤 게스트가 나오더라도 그 게스트에 맞출 수 있는 감각을 지닌 사람이어야 그 부분은 잘 조율을 해 나가며 방송은 이어진다. 바로 그곳에는 변함없이 안정적인 감각을 지닌 '유재석'이라는 부동의 최고 진행자가 자리를 잡는다. 거기에 안방마님 진행자로 '김원희'까지 항상 힘을 보태주니 <놀러와>는 깨질 수 없는 영원함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번 특집 <나쁜 아저씨>들은 영화계와 드라마계에서 배우라는 명함을 가진 인물 중에 악역을 맡은 인물을 들여다보는 기획이었다. 일명 인물열전은 그 사람의 진정한 모습들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면이 있는데, 모자람이 없는 방송이었다.
자칫 문제가 되는 것은 예능이라는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에 재미없는 인물이 나와서 분위기를 흐려 놓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는데, 유재석은 혼자서 이런 부분을 상쇄 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역할자로 부단히도 노력을 한다. 그리고 그 노력은 항상 빛을 잃지 않는데 그 대단함이 있다.
<나쁜 아저씨> 특집 또한 어쩌면 웃음을 줄 수 있는 부분이 한쪽으로 편향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부분은 유재석의 빠른 재치와 균형적인 흩트려 놓음의 미학으로 인해서 고루 웃음을 유발하게 된다. 나쁜 아저씨 특집에는 손병호를 비롯, 김학철, 윤제문, 최정우, 임형준이 나왔다.
그런데 이중에 웃길 수 있는 능력을 자체적 엔진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손병호와 김학철 정도다. 나머지 인물들은 자체적 웃음보다는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리딩을 해 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을 담당한 것은 유재석의 몫이었다. 특히나 어색함을 보인 '윤제문'과 '김병옥'은 절대적으로 유재석을 따를 수밖에 없었고, 오랜 눈치의 노련함을 보이며 깨알같은 웃음을 주는데 성공을 했다.
◈ 어색함을 노련한 웃음화한 유재석 신공 |
그랬다. 유재석은 어색함을 노련화 시키는 신공법을 지닌 인물이었다. 김병옥? 도대체 누구던가????? 라는 물음표만을 수십 개 던질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런데 유재석은 그렇게 이름 없어 보이는 악역 전문 배우인 김병옥을 단숨에 존재감 80% 인물로 만들어 놓는다.
순간 욱~ 하게 만드는 유재석의 깐족거림은 결국 김병옥을 욱~ 하게 만들었고, 그렇게 자연스레 녹화는 진행이 되고, 그 모든 것이 전해지며 시청자는 깔깔거림의 결과를 보상받게 된다. 보상이라기보다는 혜택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놀러와>를 본 것을 후회하지 않을 보상과 혜택 말이다.
김병옥은 연기를 했던 배역의 모습보다는 사람 좋은 인상으로 해맑게 웃으며 시작을 했다. 하지만 그도 오래가지 못하고 약간은 얼어있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그에게는 깐족신 유재석이 강림을 하며, 몸속에 눌러놓았던 화산의 용암이 분출하며 결국 활활 타올랐다.
유재석은 '잡범'이라며 연신 그를 자극했고, 듣다 듣다 욱~ 하는 김병옥은 자신을 손으로 가리키며 (혹시) 저? 저를? 잡범이라고 한 거예요? 라는 반응을 보이며 조금씩 전투 게이지 상승을 초래한다. 일명 '잡범의 분노'를 일으키게 만들었다. 그러다가는 또 그 잡범을 칭찬하면 잡범님은 다시 방실방실 거리게 된다. 그렇게 해서 '잡범의 방실 미소'를 보게 된다.
그 뿐이랴. 인물열전은 김병옥의 배우 생활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 하게 만들며 다시 한 번 그의 전투의지 급상승을 유도한다. 그는 자신이 맡았던 배역 중 일본인 역할을 하며 민비시해사건을 이야기하게 된다. 그런데 유재석이 갑자기 도와주는 차원에서 민비를 이야기 하던 중 명성황후라는 말을 넣자 김병옥은 급정색을 하며 전투력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다. 까칠한 모습이었지만 그 까칠함이 바로 웃음으로 승화가 된다.
유재석은 김병옥의 '지키고 싶은 새해다짐'을 이야기하며 깐족의 피크타임을 가지게 된다. 김병옥은 '말'과 '화', '술'을 줄여보겠다는 의지를 다지지만 연이어서 다른 이야기에 술을 좋아한다는 뉘앙스를 풍기자, 바로 끼어들어 '아 그럼 술 안 끊겠다는 겁니까', '못 끊겠다는 말 입니까' 라며 계속해서 깐족거림을 보여준다. 끼어드는 것을 싫어라 하는 김병옥은 그때마다 욱~ 버럭~ 하면서 반응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장면들은 모두 웃음으로 승화가 되어 버린다. 처음의 어색함을 최고의 웃음으로 만들고, 더불어 '김병옥'이라는 인물을 이슈화 시키는데 유재석은 최고의 유도자가 되었다. 손병호 또한 유재석의 이런 유도로 예능 캐스팅 0순위 배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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