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정준하, 성실한 바보 캐릭터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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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하 무도)은 각 캐릭터의 성격이 계속해서 변해가는 프로그램이다. 캐릭터의 성격이 뚜렷하게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캐릭터를 구축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를 구축하지 못한다는 말 보다 사실 무도의 성격상 그들은 캐릭터를 고정시키며 구축을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어느 때에는 똑똑한 캐릭터가 되어야 하고, 어떤 때에는 미련한 캐릭터 등 매 미션마다 바뀌는 상황에서 한 가지 캐릭터의 구축은 미련한 행동임을 그들은 오랜 시간을 버텨내며 보여줬다. 한 가지 프로그램의 방향성 보다는 보다 많고, 실험적인 예능으로서 항상 기대 이상의 그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그들은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란 것에는 별 사족을 될 사람이 없을 듯하다. 그리고 그 미션들과 지금까지 이루어 낸 무한도전 예능 역사에서 캐릭터를 구축하지 않고도 미래가 보장된 장래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항상 변화하는 프로그램에서 유행이 바뀌는 상황과 그 변화 속에서 감이 나쁜 멤버들은 간혹 뒤쳐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열정과 노력으로 자신의 위험 지대를 피해가는 기술은 대부분의 멤버들이 잘 보여주고 있다. 기복을 제일 많이 타는 멤버라고 한다면 박명수가 대표적이고, 무 존재감으로 고생했던 멤버들을 살펴보면 바로 이 글의 주인공이기도 한 정준하가 있다. 그리고 한 명 더 있다면 정형돈이 바로 무존재감으로 고생을 했다. 그러나 무존재감의 대표 주자 2명인 '정형돈'과 '정준하' 브라더스가 함께 미친존재감이 된 것은 무도의 큰 성과이기도 하다.

그들이 병풍 역할을 할 때에는 어떤 것을 해도 의욕이 없어 보였다. 어디서 어떻게 치고 들어와야 할지,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그들은 그저 수동적인 역할에만 그쳤던 인물들이었다. 그러다가 그들이 변한 것은 바로 무리한 모습이라도 자꾸 보여주려 하는 데서부터였다.

시간이 지나서 잊혀졌지만 정준하는 그 열정의 강약을 조절하지 못하고, '식객특집' 한식 알리기 때 명셰프와의 신경전을 거치며 비호감의 정점에 오르기도 했다. 이해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일부 무도를 보는 시청자들은 정준하가 뭔가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려는 열정을 이해해 주지 못하고 그저 버릇없는 멤버로 점찍어 공격을 하기도 했다.

그 전부터 그런 움직임은 있었지만 정준하가 가장 무모하더라도 뭔가를 바꿔보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는 것은 '식객특집' 때부터 분명하게 눈에 띄었다. 그러다가 가장 멋진 열정이 빛을 보였을 때가 바로 '프로레슬링 특집' 이었음은 그 누구도 부인을 못 할 사실로 다가왔다.


그는 '프로레슬링 특집'으로 가장 촉망받는 캐릭터로 성장을 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프로레슬링 특집'으로 인해서 '정형돈'과 같이 미친존재감의 캐릭터로 인정을 받기 시작한다. 시청자들은 이 어렵고 힘든 도전에 임하며 갈비뼈의 부상과 뇌진탕을 경험한 두 사람을 강렬하게 인식을 하게 되었다.

바보캐릭터로서 정준하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꽁트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에는 약하기 한이 없는 캐릭터다. 자신이 바보 흉내를 낸다고 해서 그것이 빛을 볼 수는 없다. 바보캐릭터인 자신을 다른 멤버들이 적당히 골려주고, 그 골림에 넘어가는데 얼마나 자연스럽게 넘어가주냐는 바로 정준하의 능력인 셈이다. 예전 정준하가 자신의 몫을 다 하지 못 할 때에는 정준하는 그런 부분을 쉽게 캐치해 내지를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자신이 놀림을 당하는 부분을 빨리 알아채고 맞받아 친다.

이번 무도 방송에서도 정준하는 매우 성실되고 안정적으로 바보가 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것을 무식이 통통 튀는 바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현명한 바보로 생각할 정도로 웃기고 재밌게 표현을 해 냈다. 자신을 속이려는 노홍철, 그러나 다른 멤버보다는 사기캐릭터지만 매우 똑똑한 사기꾼 캐릭터인 노홍철에게 넘어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 정준하는 그와 함께 동맹을 맺는다. 그 생각은 맞아 떨어져 비중 있는 존재감으로 끝까지 살아남으며 많은 방송 분량을 책임져 줬다.

정준하는 실실거리며 넘어가는 바보 형의 모습을 보여줬고, 몸으로 할 수 있는 민첩성을 보여줬다. 길이 넋 놓고 달려갈 때 멧돼지가 달려오는 줄 알았다며 바보 형처럼 웃는 모습으로 저격을 한 것을 웃음으로 승화시켰고, 정형돈이 자신을 계속해서 저격하려 할 때 겁을 먹으며 숨는 모습과 운으로 계속해서 묘하게 피하는 모습, 박명수가 저격을 당했음에도 나타나서 무대포로 달려들어 총을 난사할 때 팔짝팔짝 뛰는 모습은 동네 바보 형이 뛰는 것 같은 해학적인 모습을 담아냈다.

최종 우승은 어차피 사기캐릭터인 노홍철이 가져갔지만, 재미로서 정준하는 매우 영리하고 특유의 바보 형 캐릭터로 웃음을 줬다. 얼마나 캐릭터를 이해하고, 상황에 맞춰서 치고 들어가냐는 연구를 하지 않으면 힘든 일이다. 그가 적극적으로 변한 것은 바로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이 자신감을 줬기 때문일 것이다. 상대적으로 박명수는 무도에 적극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뭔가 다른 멤버와 같이 무도에 힘을 주지 못하는 적극성 결여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바보 형 정준하는 여전히 많은 멤버들에게 가장 쉬운 멤버로 동네북 역할을 할 멋진 존재감의 캐릭터다. 몸개그를 가장 잘 받아주는 캐릭터. 이젠 열성으로 다른 사람의 호흡까지 받아쳐 줄 수 있는 멤버가 되었다. 그의 캐릭터 성장은 무도를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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