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불패, 이준 몰카 엉성하고 가혹하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0. 5. 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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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불패라는 예능이 시작된 지도 꽤나 오래되어 가는 느낌이다. 이런 느낌은 왜 들까? 그것은 정해진 리얼리티 요소들의 수없는 반복을 통한 식상함을 시청자에게 안겨주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청춘불패는 시작한지 이제 27회 밖에 안 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전혀 신생 프로그램으로 보이지가 않는다.
이런 기분을 느끼는 이유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성격에서도 나오겠지만, 이미 각종 리얼 예능에서 한 번씩 다 써 먹은 것들을 가져다가 다시 '재요리'를 하기 때문에 신선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것일 것이다. 이미 '패떴'과 '1박2일', '개그콘서트'에서 써 먹은 개그를 재탕해서 쓴다는 것이 청춘불패를 가장 신선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 프로그램들에서 가져다 쓴 아이템은 무엇일까? '개콘 코너와 비슷한, 아이돌 촌 뉴스', '패떴과 비슷한 손님 초대', '1박2일 캐릭터 따라 하기'등이 눈에 보인다. 그런데 이런 것을 가져다 쓰는 것에서 재창조를 해서 신선하게 쓰느냐? 그것도 아닌 어중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보기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일 것이다.
일단 청춘불패는 동 방송사 프로그램인 '1박2일'의 캐릭터 설정을 가져다 쓰며, 남성을 여성으로 바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리고 농촌 일손 돕기 및 스스로 농사짓기 등 일을 하면서 식상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패떴'의 손님 초대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가장 자주 보여주는 코너인 '몰래카메라'까지 똑같이 따라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그 식상함을 더 해 가고 있다.
물론 이번 청춘불패는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는 안성맞춤 프로그램으로 웃기는 장면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항상 즐거워 보인다고 그 속에 숨어있는 것을 보지 않을 수는 없다. 그들이 너무도 똑같은 다른 프로그램들을 따라하는 것과 또 거기서 보여주는 막 나가는 포맷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문제점을 바라보려 한다.
청춘불패 27회인 이번 방송에서 대표적으로 작은 문제점을 가지게 만든 것은 '몰래카메라'였다. 지겹기만 한 몰래카메라는 각종 리얼리티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에서 모두 써 왔다. 그러나 자주 그 쓰임이 있으면서 식상함과 불쾌감을 주는 것 또한 막지를 못하고 있다. 초창기 이경규의 몰래카메라는 시청자를 즐겁게 해 주는 적정한 균형을 맞추고 있었다. 말 그대로 당시의 몰카는 몰카를 당하는 사람에게 허무함만 주었지, 그 사람을 기분 상할 수 있게 몰아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청춘불패>의 몰래카메라는 시대를 역행하는 모습의 몰래카메라 이었기에 시청자들 중 일부는 유쾌하지 못했다고 서슴없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왜 그런 이유들을 시청자는 말 할까? 그것은 너무도 '몰카(몰래카메라)'가 어설펐고, 또한 몰카를 당하는 사람에게 약간 기분 나쁠 수 있는 몰카 미션을 수행했기 때문일 것이다. 엠블랙의 이준과 정준하가 초대 게스트로 나와서 나름대로 웃겨줄려고 많이 노력을 했고, 그들은 각자 '근육 바보 vs 그냥 바보'로 캐릭터를 명받았다. 이들은 각자 게스트로 초대되며 '바보'란 캐릭터를 순식간에 달게 되었다. 자연스러운 동화가 아니라 캐릭터를 부여한다는 것 자체가 그들을 옭아매는 수단으로 되기에 그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롭지 않을 수 있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이준이 몰카에 당하게 되며, 스스로 큰 잘못을 했다고 느끼게 만들었다는 것과.. 또한 그런 감정을 가지게 하며, 그에게 요구하는 미션이 황당하기에 욕을 먹는 것으로 보인다. 이준이 자신의 큰 잘못도 아닌 것으로 요구받은 미션은 '복근춤'과 '매미 벌칙' 이었다.
복근춤을 요구할 때 누가 봐도 이 상황은 몰카일 수밖에 없었다. 남들은 다 아는 몰카라는 분위기를 이준이 당황해서 못 느꼈다고 생각을 억지로 할 수 있으나, 그러나 주변 상황을 봤다면 자신이 몰카에 당하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여기서 이준은 어쩌면 눈치를 챘을 것이다. 그러나 예능을 조금은 안다고 그는 원하는 미션들을 다 해주게 된다. 자신을 알리는 길이니 복근춤을 그냥 해 주고 기다리는 이준...
김태우가 다음으로 시킨 벌칙은 바로 '매미 벌칙'이었다. 이 매미벌칙은 군대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벌칙이다. 단 시간을 쥐어주고 그 시간이 끝났을 때 땅바닥에 서 있는 사람은 무조건 가혹한 얼차려 대상이 되는 그런류의 벌칙이기도 하다. '매미~'하면 일단 보이는 곳 어떤 곳이라도 땅바닥을 짚지 않은 곳에 매달려 맴~맴~맴~을 하는 벌칙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서 군대에서도 가혹행위로 보고 이제 사라져 가는 벌칙이기도 한 것을 이준에게 시킨 것은 바로 시대를 역행하는 벌칙을 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 벌칙은 김태우가 단독으로 준 것이 아니라 제작진 중에 PD로 보이는 사람이 미리 코치를 한 것이기도 하다.
그 예전의 안 좋은 방법의 벌칙을 가지고 어린 가수에게 몰카 미션으로 쓴다는 것 자체가 왠지 좋게만 보이질 않게 만든 요소로 다가온다. 모두 웃었다고 유쾌한 예능으로 끝날 수는 없다. 잘 보이지 않았어도 이런류의 벌칙은 그렇게 좋은 벌칙이 아니다. 벌칙이 만들어지고, 쓰여 왔던 것들을 생각해 본다면 이 벌칙은 좋지 않은 방법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이제 식상한 몰카는 그만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어리석고도 바보 같은 연출이었음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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