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삭발은 아이템 도둑질이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0. 3. 15. 06:52
728x90
KBS 주말 예능인 <1박2일>이 연 2주간 큰 재미를 주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 중에 하나는 미리 계획이 된 남극 촬영이 칠레 지진으로 인해 당분간 무산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초 서울을 출발해 프랑스 파리와 남미 칠레를 거쳐 남극 세종 기지로 향하려 했으나 생각지 못한 칠레 지진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가 되었다.
그러나 언제든지 갈 수 있다는 1박 2일은 그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미 시청자들이나 1박을 걱정하는 팬들이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운영을 하는 방송사에서 제작비를 그렇게 마구 쓰면 되겠냐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거기에 대한 제작진의 답변은 좀 더 재미있는 아이템과 재미를 줄 수 있는 내용, 그리고 약속을 위해서 그 뜻을 굽히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진으로 인해서 1박은 예정된 남극을 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무한도전 멤버 중 유재석과 정형돈, 노홍철이 벌칙으로 갑자기 알래스카를 가서 그 재미를 주었다. 이 벌칙은 올 해 초 결정되어 최근 방송이 된 내용이기도 하다. 그런데 무도에서 1박2일이 가지 못한 대기획이라고 하는 남극 도전기를 대신한 알래스카를 가서인지 1박에서는 무리해 보이는 방송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그것은 바로 무한도전(무도)이 2월 6일 알려진 다이어트 벌칙이 삭발이라는 기사가 나온 이후(촬영은 훨씬 이전)에, 이번 주 1박2일에서 삭발을 벌칙으로 써 먹는 안 좋은 행태를 보여줘 더 욕을 먹고 있기도 하다. 보통은 미리 상대 방송사에서 벌칙 수행 할 것을 밝히면 대부분 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데 비해, 이번 1박 2일에서 삭발을 벌칙으로 했다는 것은 욕을 먹어도 뭐라고 할 말이 없을 듯하다.
무조건 1박2일을 덮어주려고 한다면, 한 쪽 귀를 막고 덮어주면 될 것이다. 하지만 욕을 먹더라도 이런 것을 그냥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이템 도둑질 정말 안 좋은 일이란 것은 분명 인식해야 할 창조 작품을 훼손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일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아이템을 무도에서 미리 벌칙으로 내 걸었던 것을 빤히 알고도, 이번 주에 자신들이 먼저 그 벌칙을 써 먹은 것은 왠지 지저분한 모양새일 수밖에 없다.
먼저 이유를 되기 전에 필자의 의구심이라고 먼저 정해놓고 말 해 본다. 그래야 자신들도 빠져나가기 쉬울 테니 말이다.
아이템 도둑질이 의심되는 이유
짜고 치는 고스톱이 있는 것은 방송을 조금만 알아도 아는 사실이고, 기본적인 룰 정도는 정해 놓고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기에 이번 벌칙을 받는 사람은 당연히 삭발이 어울리는 사람이 해야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1박2일에서 대외적으로 활동을 할 때 가장 무난한 캐릭터인 은지원과 MC몽 밖에 없다.
설령 벌칙에 걸렸다고 해도.. 이승기가 삭발을 할 수도 없고, 강호동이 삭발을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렇다면 가능한 두 명을 기본으로 해 놓고 게임에 지면 이들이 깎고, 이긴다면 다른 팀에게 새로운 벌칙을 주는 식의 안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행히 게임은 은지원과 MC몽이 삭발을 할 상황으로 되어버렸다. 이 게임은 지난 주 7일 방송이 된 잠자리 복불복에서 진 세 사람이 판세를 뒤집기 위해 탁구로 복불복을 하자는 것이었다. 패자 팀이었지만 다시 재도전한 것은 삭발을 건 벌칙이었다.
이 벌칙은 7일 방송이 되었다고 해도 아무리 길어도 3주 전에 녹화가 된 방송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무한도전에서 벌칙으로 내세운 것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보통 2주 전에 방송 녹화가 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이번 벌칙은 의심을 살 수밖에 없는 미션이었다.
이상하게 1박 2일의 벌칙은 다시 재도전 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정 하지 못 할 벌칙이라면 진 팀이 이긴 팀에게 부탁을 해서 다시 재경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약간의 손해는 감수하더라도 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모습이었다. 이 날 한 번 진 것으로 다시 도전을 했다고 해도 활동에 무리가 있으면 다시 재도전을 요구했을 텐데 그 벌칙을 썼다는 것 자체가 이해를 하지 못하는 점이다. 물론 한 번 졌지만 이들이 평상시 보인 우기기식으로 몰아붙여 다시 재경기를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이미 각종 언론으로 무도 다이어트 벌칙이 삭발과 눈썹밀기란 것을 알았을 텐데도 그냥 강행한 것은 비난을 면치 못 할 것 같다.
상업을 하는 사람도 상도덕이라고 있고, 그것을 지켜 줌으로서 서로 이익을 보장해 주는 것이 이치다. 그러나 그것을 해칠 때 생기는 수많은 부딪침은 여러모로 보기가 불편한데 1박 2일은 뻔히 걸려있는 벌칙을 미리 써 먹어 버리는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같은 곳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이 상도덕을 어긴다는 것 자체가 비난 받아 마땅한 것은 당연한 것일 것이다. 설령 몰랐다고 해도, 이런 사실이 확인이 되면 사과를 하는 것이 옳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문제를 삼지 않는 한 조용히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 일까?
거꾸로 자신들이 남극을 간다고 했는데, 그 포맷과 비슷한 목적지를 간 것만으로 화가 났을까? 그것이 참 보기가 안 좋은 것이다. 무도 같은 경우는 김상덕에 대한 벌칙이 미리 공개되고, 약속이 되어 있는 상태여서 안 가기도 뭐 했던 것이었다. 그렇다고 남극을 가서 1박 2일이 하는 포맷을 똑같이 하는 것도 아니요, 단지 알래스카에 가서 김상덕씨 찾기를 한 것뿐이며, 재미를 준 것 또한 분명 다른데 이렇게 하는 것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남이 만들어 놓은 아이디어를 빼앗아 먼저 쓰기 보다는, 뭔가 분명히 다른 것이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해 새로움을 만드는 1박2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처럼 큰 포맷 없이 간다면 지금의 시청률도 오래가지 못해서 내려갈 수도 있기에 이런 말도 한다. 정정당당한 방송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까지 가져본다.
우연이라고 생각을 해 본다고 해도, 이번 벌칙은 어쩔 수 없이 카피라고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먼저 시도했으니 카피가 아니라고 한다면, 미리 훔쳐서 쓴 것은 도둑질이나 다름없다! 라고 말 하고 싶다.
* 여러분의 추천 한 표는 저에게 큰 힘을 줍니다. 추천쟁이는 센스쟁이죠~ ^^*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