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의외의 재미를 준 2인방 누구?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0. 3. 10.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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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MBC심야 예능의 대들보 <놀러와>는 꾸준한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다. 정말 어쩌다 의외의 게스트가 나와서 분위기를 헤쳐 놓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방송은 그 재미를 보장할 정도로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주 방송은 그간 TV출연을 못 했던 이승연이 자신이 친한 사람들과 같이 나온 방송이어서 눈에 띈 방송이었고, 그 친구들은 패션 프로그램에 관계된 인사들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전부 모를 사람은 없고, 다만 '우종완'이라는 인물이 공중파에 안 알려졌을 뿐 대부분은 알 것으로 생각한다. 이승연, 이소라, 김효진, 우종완 네 명이 나와서 마음껏 웃기고 간 방송이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이들은 케이블 채널에서 패션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패밀리들이다. 현재 이승연과 우종완, 김효진이 한 팀으로 케이블에서 <토크 온 시티>라는 프로그램을 맡고 있고, 이소라는 거의 모든 이들이 알다시피 <프로젝트런웨이>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패션 관련 프로그램의 인연도 있지만 이소라와 이승연, 엄정화 등은 이미 친한 사이들이라고 소문이 나 있는 팀이기도 하다.
이번 주에는 게스트 1개월 테스트 기간 땜빵녀인 김나영이 자리를 함께 하며 즐거운 분위기를 더욱 살려주었다. 정가은이 갑작스레 나간 자리에 김나영이 들어와서 욕하는 시청자들도 있지만, 의외로 여러 프로그램의 떠돌이 김나영인지라 분위기 맞추는 데는 이골이 난 듯 리액션을 잘 해주며 게스트들의 흥을 돋웠다.
이승연은 분위기에 잘 녹아들어서 웃기지를 못했어도 그냥 봐 줄 정도의 예능감을 보여주었고, 이소라는 솔직한 화법과 내숭 없는 모습들로 웃음을 줬다. 이제 노쇠한 개그를 해야 하는 것도 의외로 재미를 주는 면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의외의 인물과 물건이 놀러와의 재미를 크게 높였던 한 회였던 것 같다.
첫 번째, 웃음제조기 - '굿보이'란 거짓말 탐지기
놀러와에서 갑자기 애용되기 시작한 물건이 바로 거짓말 탐지기인 일명 '굿보이'(놀러와에서 지은 별명)였다. 굿보이는 예능에서 가장 처음 보였던 것은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아담커플이 마음을 알아보려 썼던 일회성 아이템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놀러와>에서 가져다 웃음으로 승화를 시키는데 성공을 한 것 같다. 놀러와에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대부분의 진행을 '굿보이'를 통해서 했기에 과한 면이 있었지만 지금은 꼭 필요한 부분에 이용되어 그 웃음이 압축되었다가 빵~터지듯 웃음을 주고 있다.
유재석은 꼭 필요한 부분에서 '굿보이'를 등장시켜 안성맞춤 웃음을 제공했다. 유재석은 우종완에게 '인생에서 경쟁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없다?'란 질문을 던졌고, 우종완은 단호하게 '없다'를 외치자 '굿보이'를 등장시켜 거짓이란 것을 알아내는데 깜짝 놀라는 모습이 큰 웃음을 줬다.
기겁을 할 파워에 깜짝 놀란 우종완은 '꾸에에엑~'하며 큰 소리로 놀라고 부터는 조금만 마음을 알아보려는 질문만 나오면 놀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아이~ 그렇죠~ 세상에 안 그럴 사람 어딨어요~', '네~ 무조건 맞아요~'등의 반응을 보이며 웃음을 줬다.
이승연 또한 '남편에게 매번 져 줄 것이냐?'란 질문에 무조건 질 것이다! 라는 말을 테스트 받았지만 역시 '지~이~익~'하는 반응과 동시에 기겁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재석은 혹시나 임산부는 아닐까 하는 걱정에 미리 물어보는 에티켓을 보여주며 흐뭇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두 번째, 웃음제조기 - 우종완
우종완은 원래 방송인 보다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패션 관련인 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가 방송의 맛을 보고 그 재미에 매료되어 어릴 때 못다 이룬 또 다른 적성인 방송인으로 활약을 하고 있다. 그런 그가 지상파인 <놀러와>에 나와서 큰 웃음을 줬다. 기존 출연분도 있었지만 이렇게 대고 웃기고 가는 것은 처음인 것처럼 느껴지게 집중된 웃음을 보여줬다.
그의 활약이 빛이 나서인지 이하늘과 길은 거의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한 회를 날려버렸다. 오히려 북 치고 장구 치는 우종완이 더욱 빛이 났던 방송이었다. 우종완은 이소라의 평소 모습 등을 재미있게 폭로해서 이소라를 자지러지게 만들어 쓰러트렸고, 이승연에게도 깜짝 놀랄 말을 하며 그 재미를 더했다.
이소라가 너무 외로운 나머지 장동건-고소영 커플 발표 시 정우성을 소개해 달랬다고 하는 부분을 얘기해서 웃음을 주고, 정우성이 응답이 없자.. 그와 친한 이정재는 어떠냐며 소개를 시켜 달랬다고 하는 것들을 폭로해서 이소라의 어리바리 연애사를 재밌게 얘기를 만들어 주었다.
이승연에게는 갑자기 남편 자랑을 하는데 끼어들어 '승연씨가 원래 얼굴은 좀 밝히시잖아요~'라고 해서 깜짝 놀라게 만드는 웃음을 줬다. 이 말은 이승연이 지금의 남편의 외모뿐만 아니라.. 예전에 사귀었던 김민종을 두고 한 말이란 것을 현장에서 모두 알고 큰 웃음을 지은 것으로 보인다.
우종완은 기존 지상파에서 보조 패널들의 웃음 포인트를 전부 소화해 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예능에선 독보적인 유재석의 요리에는 철저히 당황한 모습을 보여주며 웃음을 줬다. 뭔가 기대 이상의 능글맞은 재미를 줄 때에는 여지없이 유재석이 '굿보이'를 꺼내들며 장난을 쳤고, 그때마다 기겁을 하는 모습은 제대로 된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소라가 긴 다리를 뻗자, 김원희가 뭔 다리가 이렇게 길어! 라고 하고.. 유재석이 '난 지금 아나콘다인 줄 알았어~'라는 부분에 김나영 못지않은 리액션을 보여주며 웃는 모습에 같이 웃게 만들기도 했다.
다른 웃음 포인트도 많았지만 역시나 이번 '패션피플'의 최고 웃음은, '우종완'과 '굿보이'가 준 웃음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나영은 큰 오버 없이 재미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마 정가은과 김나영의 역할은 하하가 오기 전의 수습 보조라고 봐야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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