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사, 외양만 번지르한 졸작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0. 3. 7.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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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이하 신불사)가 드디어 방송을 시작했다. 이 드라마는 박봉성 화백의 원작인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를 드라마로 옮겨 놓은 작품이다. MBC는 벌써 두 번의 시도를 다 말아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싶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그 전 MBC는 이현세의 작품 <공포의 외인구단>을 드라마로 해석해서 내 놓았지만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하고 끝낸 적이 있다. 그 두 번째 시도인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를 제작했지만 이 또한 실패 가망성은 많아 보인다. 왜 이런 생각을 가져야 할까? 생각해 보면 만화의 모습을 현실로 가져다 놓은 해석을 잘못하는데 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만화에서 상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과, 현실에서 구현하는 모습은 어차피 다를 수밖에 없음에 '신불사'는 너무 화려한 영상으로 이 모든 것을 커버하려고 하는 것이 눈에 보여서 벌써 작품에 대한 훼손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기분이 상쾌하지는 못하다.
외양만 번지르한 '신불사'
이 드라마는 무려 10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드라마다. 그래서 그런지 볼거리는 넘치고 넘칠 듯싶다. 1회에서 볼만한 것을 찾아봐도 스카이다이빙, 요트, 환상의 섬, 늘씬한 비키니 걸, 명품 몸매, 람보르기니, 자가용 비행기, 리무진 등 값나가는 소품과 보기 좋은 떡은 널리고 널렸던 회였다.
그런데 문제는 극을 이루는 스토리가 너무도 빈약해 보였다는 것이 아쉽게 한다. 만화에서 나오는 것을 옮겨다 놓는데 너무 단편적으로 옮겨 놓은 듯 한 면이 강해 보였다. 어릴 적 사랑하는 아버지가 악인들의 공격으로 난자당하고 죽은 것을 복수하기 위해 한국을 떠나서, 강해지고, 결국 자신의 아버지를 해친 악인들을 한 명씩 죽여 가는 복수극으로 꾸며진다.
스토리가 너무도 일반적인 스토리로 꾸며낸 것이 불만일 정도였다. 1회여서 그런지 시청자들의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배우들은 다 벗어젖히고, 화려한 영상과 소품으로 스토리를 빈약하게 만든 것이다. 왜 시청자들은 원작의 만화의 기찬 스토리를 이렇게 엉망으로 봐야 하는지 답답할 노릇이다. 보통 1회에 임팩트 강한 것을 배치해서 꾸준히 그 인기를 꾸려나가는 것이 일반적인 것을 아는지 이 드라마는 첫 회 너무 볼거리를 많이 집어넣은 것이다.
시청자는 8등신(?)의 몸매를 보는 행운을 얻었고, 여성들은 송일국의 소위 말근육이라는 몸매를 구경할 수 있으니 그것은 좋았을 것이다. 보통 한 회에서 수영장 씬 하나만 있어도 호강했다고 하는 시청자들에게 1회에 집중된 노출신은 보는 재미는 엄청 줬을지 몰라도 기억에 남을 스토리는 별로 없어 보이게 만들었다.
기억에 남는 단어 참 오글거리지만 '미션 컴플릿'이란 단어가 머리를 뱅뱅 헤엄쳐 다니고 있기도 하니 얼마나 내용이 없었을까? 생각을 해 보면 대출 알만할 것 같다.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에 연관된 인물 한 명을 제거하는 미션 하나는 성공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온통 화려한 영상과, 화려한 몸매만 기억에 남는다.
만화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CSI의 한 장면도 아닌 것이! 라고 생각을 들게 할 정도였다. 화면에서 보인 첨단 테크놀로지의 집합체는 CSI나 '아이리스'를 생각나게 했지만, 그 오글거리는 설정은 가슴 속 간지러움만 너무도 크게 남겼다.
송일국의 어울리지 않는 똥폼?
만화의 이미지로 생각했을 때에는 펌을 한 송일국의 이미지는 원작과 거의 흡사하다. 아마 송일국이 아니더라도 한채영과 한고은 모두 원작의 인물 이미지와 놀라울 정도로 흡사한 것은 인정 안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이미지만 흡사할 뿐 그 인물들의 성격을 표현하는 데에는 완벽히 실패를 한 것 같다.
특히나 송일국은 잔뜩 눈에 힘을 주고, 펜싱 겨루기 장면에서 신에 오른 인간 이상의 모습으로 우습다는 듯 검을 오간다. 어떻게 연출을 이렇게 두 손 두 발 오그라들게 표현을 했는지 그것에 감탄을 한다. 아주 대놓고 똥폼을 잡듯 눈에 핏발이 설 정도로 강한 힘을 주는 모습과, 몸에 들어간 쓸 때 없는 힘들이 느껴지게 되고 나서는 보는 것 자체가 거북할 정도였다.
원래 원작의 최강타가 냉정한 인물로 그려졌다고 한들 이렇게 평상시 모습이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기억을 한다. 그저 캐릭터가 냉정하고 불친절한 이미지라고 했다고 해서 주인공인 송일국이 그렇게나 억지 힘을 주는 것은 참 보기 안 좋다. 일상적으로 생각을 했을 때 누구에게 '너 똥폼~ 한 번 잡아봐~'했을 때 나오는 그 억지스러움의 폼을 잡고 있었으니 얼마나 시청자가 오글거렸겠나!
외양의 이미지로 봤을 때에는 송일국이 너무 잘 어울리고, 최강타를 소화해 내기는 주관적인 입장으로서 대실패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가고, 눈에 힘이 너무 들어간다. 이 드라마에서 최고의 캐스팅 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의외의 재미를 줄 사람은 누구?
1회로 봐서는 명작을 졸작으로 만들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하지만 기대되는 인물은 있다. 바로 김민종과 조연으로 나오는 조진웅이 바로 그 인물이다. 김민종의 연기력이야 현대극과 사극을 넘나들며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었다. 대진운과 당시 처음 시도되는 내레이션 기법의 드라마로 인해 인정을 못 받기는 했지만, 그 드라마인 <돌아온 일지매>는 매우 좋은 작품으로 기억이 된다. 여기에 조진웅은 조연이지만 KBS의 <열혈 장사꾼>과 <추노>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다. 이 둘이 악역으로 활약을 하니 기대를 안 할 수가 없다.
여배우로 봤을 때 일단 어떻게 스토리가 흘러갈지 모르겠으나 필자에게 그 판단을 내리라고 한다면 한고은 보다는 한채영에게 기대를 더 하게 된다. 한고은은 안 어울릴 것 같은 사극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다. 그러나 곧바로 나온 현대극인 '신불사'에서의 모습은 왠지 많이 어색해 보인다. 한채영은 진지한 역보다는 어리바리한 모습의 캐릭터를 잡아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의외로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유인영이 곧 나오겠지만 일단 유인영에게도 기대는 해 본다. 겉으로 보이는 몸매들이야 세 미녀들이 다 한가닥 하는 몸매들이지만 연기로 보여 줄 능력은 누가 띄어날지 그것이 궁금해진다. 순위를 일단 주자면 한채영>유인영>한고은의 순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재미를 줄 인물을 기대한다면 김민종과 조진웅을 기대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1회에서 가장 리얼한 연기를 보여준 것은 역시나 김민종 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과한 기대는 과한 실망을 남긴다.
시청자들이 과한 기대를 가지게 된 것은 과도한 마케팅 때문이었을 것이다. 키스신, 명품 몸매, 비키니 몸매 대결, 실명위기, 100억 원의 제작비, 명작이라는 기대들이 과한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렇게 큰 기대를 하게 해 놓고, 시청자에게 1회에 보여준 것은 서비스 컷이라고 생각할 타국의 아름다운 풍경과 명품들, 그리고 몸매들이 있었을 뿐이다. 너무 큰 기대를 하게 한 것이 어쩌면 더 실망을 크게 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엄청난 마케팅은 글을 다시 한 번 써 보려한다. 아무튼 1회 드라마는 송일국의 오글거리는 똥폼과 시원스러운 풍경과 인물의 외양만 기억에 남는 한 회였다. 다음 회는 내용 좀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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