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를 ‘여혐러’로 몰아가는 ‘프로불편러’에 유감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20. 8. 14. 07:14
소수의 ‘프로 불편러’가 다수가 사는 사회를 지배하기 시작하며 이 사회는 자연스레 통제사회가 된 듯한 분위기다.
사회 전체 분위기는 반론보다는 무조건 사과부터 하고 상황을 피해 가자는 분위기이며, 방송가 제작 시스템조차도 이와 같이 붕괴된지 오래다.
몇 천명만 모여 단체 행동을 하면 마치 그게 다수의 행동인 것처럼, 언론은 호들갑을 떨며 그들이 요구하는 세상으로 만들려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평소 소셜네트워크와 커뮤니티 글 옮기기가 업무 전부였던 온라인 기자들이. 프로 불편러가 주장하는 불편함에는 최대한 찬동해 선동가가 되길 주저하지 않고. 프로 불편러들은 신나 그 분위기를 즐기는 분위기다. 목표가 된 이는 찍어 주저 앉히고, 또 다른 먹잇감을 찾는 사이클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안84를 여성 혐오자로 만들고 싶은 프로 불편러들의 목표는 하나다. ‘사과’가 아닌 ‘퇴출’이 목표다. 그러니 사과보다는 퇴출 이야기를 먼저 꺼내고 사과는 부차적인 문제로 치부하며 전선을 확대해 국민청원 게시판까지 노크하는 분위기가 된 것이다.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는 사과보다는 하차 요구가 대부분이고. 한 입에서 나온 것처럼 모두 똑같은 투의 글로 그의 하차를 요구하는 모습에선 저열한 의도가 물씬 풍긴다.
기안84 웹툰 <복학왕-광어인간> 장면 중 여주인공 봉지은이 40살 남자 상사와 회식 자리에서 배 위에 얹어준 조개를 깨부순 후 정직원으로 입사한 전개를 두고 ‘성상납을 통해 정사원이 됐다는 뜻 아니냐’ 비난하는데. 상세한 전개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상상으로 비난하는 것. 애교적인 봉지은 캐릭터에 조개 깨는 수달의 귀여움을 넣은 것이고 이해하려면 이해될 일이다. 기안84는 <나혼자산다>에서 수달 별명을 가졌고. 프로그램 출연자 이름을 가져다 쓰는 것을 허락받았다. 또 아이디어를 가끔 조달한다는 말도 했기에 전혀 이상하지 않다.
정직원이 된 봉지은이 40살 남성 상사와 입사 후 사귄다는 설정까지 묶어 성관계를 대가로 정직원이 됐다는 것인데. 과한 해석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기안84를 여성 혐오자로 몰아 가는 이들은 이처럼 피해 망상증 증세를 보이고 있고. 동조하는 자격 없는 모 언론의 한 기자는 기안84를 비호하는 대중이 방관자라며 공격하기 바쁘다. 옳고 그름을 판단해 행동하는 대중을 두고 비호한다며 방관자라 공격하는 모습에선 망상증 최종단계의 폭력성을 보는 듯해 한숨이 나온다.
만약 그러한 설정이 있다고 해도 그건 그 작품 속에 나타나는 한 여성의 비뚤어진 가치관이고 사회관일 뿐이다. 다수가 접하는 작품이라 그러한 표현 자체가 문제라 하는 이도 있지만, 건전하기만한 획일화된 인물의 등장을 바랄 순 없기에 꼬투리잡기로 여길 수밖에 없다.
이 사회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이 있다. 상상하기조차 힘든 악랄한 인간류. 비열하고 저열하고 저질스럽고 한심한 인간류가 살아가는 세상이기도 하다. 그중 한 인간류를 보여줬다고 불편해하며 표현한 이를 마녀사냥하는 사회는 이해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드라마나 19금 예능에서 보이는 막장보다 약하면 약했지 없는 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 지금 당장 포털 뉴스 사회면만 보더라도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한 사건사고는 드물다. 자신의 아이를 죽이고, 남편을 죽이고, 아내를 죽이고, 사고사인척 위장하는 뉴스는 허다할 정도다. 그런데 그걸 보도한 언론만 탓하고 폭력조장이라 할 수 있을까? 또 그걸 보고 지나친 대중을 방관자라 욕할 수 있는지 기안84를 비난하는 이에게 묻고 싶어진다.
기안84 작품에서 명백한 잘못이 보인다면 성별을 떠나 지적을 하겠지만. 그룹화된 곳에서 집단 행동 차원에서 억지성으로 하차시키고 퇴출시키고자하니 대중이 그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가 보이는 어눌함이 죄는 아니고.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실험적 설정이 잘못된 것도 아니다. 대중이 잘못된 것을 무조건 비호한 것은 아니라는 소리다.
대중 모두가 프로불편러로 보이는 이들의 억지 주장에 일일이 동조해 마녀사냥한다면 이 사회에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웹툰에 접근할 수 있는 나이대가 다양하더라도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에 제약은 없어야 한다. 지나치게 선정적인 표현이 있다거나 지나치게 폭력적인 장면이 있을 땐 제한해야 하겠지만. 다양한 인간군상을 표현하는 영역까지 제약할 이유는 없다.
소수의 불편함을 다수의 불편함으로 인식시키려 하지 말아야 한다. 그 소수 때문에 다수의 볼권리와 표현의 자유는 사라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수의 악플러 때문에 포털 댓글이 모두 폐지가 됐다. 그건 팩트다.
집단행동 차원의 린치와 비판은 구분해야 한다. 마녀사냥에 맛 들린 그들에게 유감이다.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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