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킥, 보석은 자유로이 날고싶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0. 1. 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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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킥(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가장 대우를 못 받는 캐릭터가 바로 정보석이 연기하는 캐릭터다. 정보석은 장인에게도 매일 같이 욕을 먹으며 살고, 장인의 식품 회사에서도 무능력한 부사장 자리에 있으며, 와이프 현경에게는 정을 찾아볼 수 없이 차갑기만 하고, 자식들 또한 자신을 가장으로 생각지 않는 위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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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보석에게는 항상 억눌려 있는 느낌을 받고, 그것이 어찌 보면 자유를 차단당한 앵무새 정도로 살아가는 자신을 보여주는 듯하다. 정보석은 극에서 철저히 무시당하고, 가장으로서 권위를 내세울 수 없는 입장에 있다. 그런 보석은 자신이 화를 내도 받아줄 수 있는 세경이가 제일 만만했다. 그러니 자신의 감정을 풀 수 있는 세경을 매일같이 구박하며 못 살게 굴었다.
세경의 역할은 이제 이순재의 집안에 어머니 같은 존재로 되어가는 듯하다. 모두의 로망으로 어머니가 해 줄 역할을 해 주며 사랑을 받고, 기댈 수 있는 위치로 이동하는 듯하다. 물론 식모이기에 겉으로 보이는 대우는 그렇게 좋지 못하지만 그 자리만큼은 이제 누구도 필요치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되어간다. 그런데 바로 세경이 자신에게 항상 구박을 하는 보석의 마음을 이해하며 헬퍼로 나서게 된다.
:: 보석은 세경의 도움으로 답답함을 푸는데.. ::
보석은 20년 전 자신이 유일하게 취미로 하는 바이크를 사랑하는 여자(현경) 때문에 끊어야 했다. 그러고 나서는 계속 현실에서 갇혀 있는 힘없는 가장으로서 위치하게 된다. 유일하게 자신의 마음을 풀어 놓을 수 있는 취미 생활을 빼앗기고 그는 아무 곳에도 스트레스나 억압 같은 감정을 털어 놓을 곳이 없게 된다.
우연히 차로 비서와 이동 중에 앞질러가는 라이더를 보며 한 없이 부러워하게 된다. 문득 자신의 20년 전 바이크 타던 모습이 생각나는 보석은 말 할 수 없이 타고 싶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현경과의 약속으로 바이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 가만히 있게 된다.
그런 보석 앞에 준혁이 세경과 바다 구경을 같던 스쿠터가 눈에 보이지만.. 앉아보고 타는 시늉을 하는 정도로 만족을 하려한다. 하지만 그 맛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은 뻔하다. 현경에게 졸라 보지만 절대 안 된다고 하는 것에 좌절을 느낀다.
하지만 그런 보석에게 구원의 손길이 오니 바로 지훈이 빠뜨려 놓고 간 서류 전달이 있게 되고 세경을 태우고 다녀온다. 그 재미를 잊을 수 없는 보석은 계속 조금씩 집착을 하는데 다시 타기 쉽지는 않다. 아무리 졸라도 안 되는 상황에서 답답해하는 것을 세경이 눈치를 채고 보석을 도와서 장 보는 곳에 간다하고 허락을 받는다.
못 되게만 굴었던 보석은 자신을 위해 노력을 하는 세경에게 큰 고마움을 느끼며, 자신이 그간 세경에게 잘못한 마음을 느끼며 세경에게 같이 드라이브 하자고 한다. 또한 자신이 잘못한 마음을 세경에게 풀 것을 얘기하며 미안했다고 전하는 모습에 훈훈함이 있었다.
마지막 컷에 세경과 보석이 끝까지 날아보자고~ 하며 하늘위로 나르는 장면은 압권으로 재미를 줬다.
:: 보석에게 우리들의 가장의 모습이 있었다. ::
보석이 세경에게 그렇게 심하게 했던 모습은 얄미울 정도였으나, 그의 마음은 이미 이해가 가고도 남았다. 그가 처한 상황에서 화를 내도 받아야만 하는 사람은 오로지 세경 한 명 밖에 없다. 회사를 가도 집을 들어와도 그에게는 모두 반기를 들사람 밖에 없고, 대부분이 무시를 한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세경이 식모로 들어왔으니 보석에게는 일종의 화를 풀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 셈이었다. 그런데 이런 보석의 마음과 현실은 결코 현실의 가장들과 다른 면이 없어 보인다. 늘 아침에 출근을 해서 퇴근하고, 나이가 차서 결혼을 하면서 자유는 거의 사라진다. 물론 여성들도 그렇지만 남성의 입장에서 이야기 하자면 보석의 입장이 우리 가장의 입장과 같다는 것이다.
그는 하나 밖에 없는 취미를 잃어야 한다. 우리의 가장 남자들도 결혼을 하고 취미 하나하나를 잃어 가는 입장이 있다. 오로지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퇴근 후 맥주 한 잔, 담배 한 가치, 게임방에서 한 두 시간의 여유 정도가 그나마 할 수 있는 여가 그 자체다.
취미로 사진을 찍으러 나가고 싶어도 못가고, 여행을 하고 싶어도 못하고, 게임을 마음 놓고 할 수 있지도 않다. 결혼을 하며 여자는 가정에 얽매이지만 남자 또한 가정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며 우리의 가장들은 단순한 돈벌이 일꾼으로 살아가게 된다. 누가 강요를 안 해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런 현실을 담은 가장의 모습이 바로 정보석이 연기하는 캐릭터다. 그런 보석의 마음을 이해해주며, 잠깐이라도 답답한 마음을 풀어보라고 가정에서 잠깐 빼내어 취미로 할 수 있는 스쿠터라도 탈 수 있게 배려해 준 세경은 앞으로 보석에게는 큰 존재가 될 것이다.
보석은 자유롭게 생활하고픈 입장에 있는 우리의 가장 모습 그대로다. 날고 싶은 보석의 마음이 이해가 가고 남는다.
:: 세경과 신애 자매는 로망 그 자체 ::
어느 덧 신애는 해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가고, 세경은 준혁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며, 보석에게는 답답함을 알아주는 존재로서 된다. 아빠가 멀리 있는 세경에게는 지훈이 아빠 같은 존재이긴 하지만, 지훈 또한 매번 자신의 덤벙거림을 챙겨주는 또 하나의 어머니란 것을 아직 모른다. 그러며 이순재의 가족은 세경과 신애 자매는 모든 것을 챙겨줄 수 있는 어머니의 아량을 가진 작은 어른의 역할로 다가온다.
세경과 신애 자매가 없는 자리는 앞으로 많이 보여질 듯하다. 모두에게 배려를 하는 캐릭터인 세경이 없는 자리를 그 들이 느낀다면 아~ 바로 이런 사람의 자리가 필요했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고, 이 시트콤을 기획한 작가가 생각하는 것이 바로 우리 가정의 보완 역할을 하기 위함을 대변하게 만든 것이 바로 세경과 신애 자매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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