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쪽을 위한 편들기가 불가능한 일이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 양쪽의 주장이 팽팽이 대립돼 제삼자가 껴들어 누군가가 맞다고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학교2020> 여주인공 하차 논란도 마찬가지다. 일방적으로 하차를 통보받았다는 안서현 측의 말도 상세한 내용은 몰라도 이해가 되고. 제작사 측의 반론 또한 이해할 수 있어 한쪽 편을 들기 애매하다.
안서현 측이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는 것은 이해된다. 1년여간을 기다리며 타 작품을 하지 않은 것은 믿음에 의한 결정이었을 테니. 그 믿음을 저버린 제작사에 대한 원망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설령 그 이유가 타당하다 할지라도 기다렸던 시간이 결실을 못 맺고 파탄이 났으니 섭섭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제작사 측의 반론도 무시하기 힘든 건 환경은 언제든 바뀔 수 있고. 그 환경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들어주기 힘든 요구를 지속적으로 배우 측에서 요구한다면 정해 놓은 캐스팅을 취소할 수밖에 없는 건 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미 안서현 측도 인지하는 건 지난 1년여간 시놉이나 드라마 성격, 제작사, 제작 형태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또 6부작으로 ‘학교 시리즈’ 컨셉이 ‘학교 시리즈’가 됐다.
배우의 충당 필요성이 있고. 성격 변화로 인한 캐릭터 재설정이 필요한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6부작이 12부작이 되려면 스토리 자체가 변하고. 관계 설정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안서현을 기본 캐릭터로 잡았다고 해도 보강 과정에서 안서현이 아닌 다른 여주인공을 필요로 했다면 투자 제작사가 교체 요청을 할 수 있는 건 잔인해 보여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제작사 측에서 잘못한 부분은 상세히 설명하는 과정을 빼놓았다는 점일 게다.
갈등 과정에서 생긴 소원함으로 인한 부족한 커뮤니케이션이 원인이겠지만. 교체 이유를 건조하게라도 밝힐 필요성은 있었다.
아쉬운 건 배우 안서현이 입을 상처. 보호자와 제작사 간 갈등으로 인한 출연 철회로 인한 상처는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더 좋은 작품을 만난다면 그 상처의 시간이 짧아지겠으나 얼마나 적극적으로 치유할 의지가 있는지는 모르는 일이다.
의도치 않게 피해를 보는 건 또 다른 배우이기도 하다.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될 거라 믿었던 김새론이 받지 않아도 될 비난을 받는다는 점이다. 자신이 의도한 것도 아니고. 시놉이나 대본을 받고 빈자리에 들어갈 거라 생각한 김새론이 이런 논란으로 비난을 받는 상황은 매우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 자리에 꼭 그런 식으로 들어가야 했느냐’라는 질타를 받는 현실은 의도치 않아 더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출연하기로 한 결정을 철회할 수도 없는 일 아니겠나!
일방적으로 하차를 당한 안서현 측에서도 억울한 일이지만. 또 불명예를 다른 배우가 얻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가장 좋은 대처는 하차 결정에 대한 유감을 제작사 측이 표하고. 안서현 측이 받아들이는 것이며. 그렇게 좋게 해결하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캐스팅 배우인 김새론에 대한 응원을 해주는 것뿐. 다른 좋은 방법은 없어 보인다.
서로의 입장이라면 억울한 것도 이해되고. 하차를 통보할 수밖에 없는 저간의 사정이 있었음도 이해할 일이다.
대중은 어느 한쪽에 설 이유가 없다. 서로 주장하는 것이 다르고. 타인의 입장에서 다 알 수 없는 일이기에 섣불리 끼어들어선 안 된다. 싸움만 격해질 뿐. 도움이 되지 않기에 오지랖성 참견은 삼가야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중립이다. 기계적 중립이 필요할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