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이용하는 자. 그렇다고 성공 못한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9. 1. 30. 07:06
방송에 출연하며 불만이 없을 수 없다. 프로 방송인이라고 해도 갖는 불만이니 일반인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방송인은 방송 연출 방식을 이해하기에 불만을 쉽게 삭일 수 있다. 하지만 일반인은 조금만 잘못 나가도 악마의 편집이라며 불만을 넘어 분개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로 있어왔다. 음악인 또한 방송을 제법 이해할 것 같아도 편집이 마음에 안 들어 박차고 나간 경우는 있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백종원의 골목식당> 연출 방식은 과하긴 하다. 자극적인 부분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에 반응하는 시청자의 모습이 과도할 정도로 몰입돼 있으니 자극적인 부분을 들어내야 할 필요성은 있다.
하지만 일반인 출연자가 연출 방식을 이해 못한다고 해서 그 방송인이 무조건 조작이라 하는 것엔 공감해 줄 수 없다.
적어도 가게 운영방식에 있어 부족함을 드러냈다면 그건 시청자의 판단도 무시할 수 없고. 연출자의 편집 시선도 존중해 줄 수밖에 없다.
불만을 보이는 성수동 장어집과 경양식 집은 악마의 편집이라며, 문제를 제기하지만 그들의 모습을 방송으로 본 시청자는 선뜻 불만을 이해하기 어렵다.
왜? 그들은 가게가 잘 안 될 수밖에 없는 문제점을 갖고 있었으니 불만이 어이없어 보이는 것이다.
시청자는 분명히 기억하는 것이 있다. 솔루션을 주는 과정에서 그들은 적극적이지 않았고, 자기 고집만 피웠다. 경양식 집은 끝까지 비위생적으로 보이는 비주얼의 용기를 사용해 비난을 자초했고, 메뉴를 만들어 내는 방식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또 방송 외적인 문제들도 후에 대두됐다.
장어집 사장은 억울할 수 있지만, 시청자에게 있어 배신의 아이콘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면이 있다. 적극적인 솔루션을 해줬고, 제법 예뻐라 해준 것을 기억하는데 업종을 변경했으니 시청자의 입장에선 뒷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자신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 방송과 현실을 비교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기에 어느 정도 불만은 참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
솔루션을 받고 이어 인테리어를 하며 생긴 돈도 아직 못 메꿨다는 말. 누구도 해결해주기 어렵다. 그 개인의 판단으로 한 것이니. 솔루션을 제공해주긴 해도 제작진이 모든 걸 만들어 줄 수 없는 입장이기에 개인의 역량 차원에서 부족함을 느껴야 한다. 그럼에도 방송을 원망하니 시청자는 오히려 화가 날 수밖에.
개인의 인격 판단을 자기 마음대로 하는 시청자에게 갖는 불만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방송에 출연해 그가 보여준 모습에서 나온 판단이라 무조건 시청자를 질타하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솔루션을 받아 실패하고 다른 것으로 성공했다면, 그 자체로 만족하고 살아야 하는데. 솔루션 때문에 망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시청자는 그에게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아무리 좋은 솔루션을 줘도 여러 요인으로 실패할 수 있다. ‘방송 발’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그 관심을 성공으로 이어 가는 것은 개인의 역량 문제다. 역량이 뛰어나도 실패했다면 상권 자체의 문제 또는 또 다른 요인으로 실패한 것이기에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필수다.
포차로 바꾸고 손님이 많이 온다고. 그 전 솔루션이 형편없다는 듯 말한다면 그건 비난을 자초하는 것이다. 지금 손님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도 아니고, 방송 출연 후 관심이 이어져 발길이 닿는 것이라면 현 손님에게 큰 실수를 한 것이다.
경양식집과 장어집에 필요한 건 솔루션보다 제대로 된 자세다. 나의 부족함이 아닌 남탓 자세는 버려야 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다행이겠지만.
만약 자신의 가게를 위한 마케팅 차원에서 시도하는 프로그램 디스라면 시청자의 역풍을 맞을 것이기에, 지속되는 문제 제기는 삼가는 것이 좋다.
청파동 하숙골목에 출연해 문제가 된 크로켓집이 법인이었든 개인사업자였든 그건 성수동 출연자의 불만이 될 수 없다. 시청자의 문제 제기라면 모를까!
설령 그들의 주장대로 제작진이 법인이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해도. 개인사업자 대상 프로그램이기에 그 기준에 맞추려 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비판을 받겠지만, 큰 비난은 힘들다.
‘모를 수 없다’라고 주장하는 것. 하지만 ‘모를 수 있다’. 내가 숨기는 것을 프로그램 제작진이 다 알 수 있는 길은 없다. 인터뷰에서 모든 것을 밝히지 않았을 수도 있고, 연출로 보여주기 힘든 부분도 있었기에 질타는 해도 조작이라고까지 펌훼하지는 않을 것이다. 시청자는 똑똑하니 말이다.
시청자가 똑똑할 수밖에 없는 것? 그간 <백종원의 골목식당> 변화를 꾸준히 지켜봐서다. 아무리 자칭 평론가가 문제를 삼아도. 아무리 불만이 있는 출연자의 시비가 있더라도 시청자는 무엇이 옳은 지 판단할 것이다.
물론 지금 시청자에게 필요한 자세는 있다. 너무 일반인 출연자를 비난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 성공과 실패는 어차피 그들의 몫이다. 적당한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시청자는 이렇게들 말한다. ‘홍탁집은 양반이었다’. 그런데 지금 어떤가? ‘청파동 피자집은 양반이었다’가 아닐까?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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