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렌즈, 쿨한척 하는 여성 오락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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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필 실종사건'의 감독 정석범이 그려낸 오락 영화가 하나 더 추가 된 것 같다. 이 영화 언론시사회에 참석하며 과연 이 영화가 어떤 재미를 줄 것인가?란 생각을 했고, 그 기대는 아주 낮은 편이었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를 준 영화였다. 말 그대로 이 영화를 보려면 기대를 확 낮추고, 오락 영화로 보라고 하고 싶다. 작품성을 따진다면 당연히 점수를 주지 못 할 것 같고,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영화로 생각한다면 재밌게 볼 수 있다고 확실히 얘기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시선은 강혜정이 배역을 맡은 송이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그래서인지 한채영과 허이재에 대한 배려는 조금 아쉽게 그려진 것이 사실이다. 한채영과 허이재가 욕심을 내지 않았다면 만족하고 연기를 했겠지만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이 부분이게 만든 것은 너무 포커스가 강혜정이 맡은 송이에게 맞추어져 있다 보니 스토리가 빈약해 지는 현상을 만들게 된 것이다.

세 여자와 한 남자의 관계가 주 스토리인줄 알고 간 관객들은 일종의 배신을 당한 격일 수도 있다. 첫 사랑을 정리 못한 배수빈의 여자 한채영, 아버지처럼 큰 오빠처럼 다가와 준 연인 같은 존재 허이재, 회사에 들어온 이후 레이더망에 걸려있던 강혜정이 배수빈에게 한 번에 넘어가서 세 번째 여자가 된 것.. 그리고 이 드라마는 시작이 된다.

이 영화는 너무도 친절하시다. 한 여자가 풀어나가는 영화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강혜정이 정신병원에 찾아가서 자신이 이제 29살 먹은 여자로서 해 나가는 연애담을 풀어 놓는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연애담 위주로 내레이션을 하는 강혜정으로 인해서 관객들은 많은 생각 없이 한 여자의 연애담을 들으면 된다. 너무 한 관점에서 서술되어지는 친절한 멘트로 내 주변에 이런 일이 있었대~ 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듣는 것은 편해도 뭔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꺼리가 없어서 이후에는 좀 허망해 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걸프렌즈가 그런 것이다. 보고 있는 시간에는 스크린에서 나에게 쏟아대는 얘기에 그냥 흥겹게 웃으면 되는 것이다. 그냥 딱 그 사람의 얘기로만 웃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야기를 쏟아낸 사람이 주인공일 수밖에 없다. 애초에 걸프렌즈의 컨셉이 3:1의 관계였다면 조금 더 고른 깊이 있는 접근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송이는 자신이 만나기 시작한 완벽한 남자이자 동료인 진호를 만나러 나간다. 그 만남은 별 의미를 가진 만남이 아녔지만 진호의 키스 한 방에 너무도 쉽게 무너져 내린다. 바로 한 방에 그에게 빠져드는 것이다. 하지만 사귀는 사이가 되었지만 들려오는 소문으로 다른 여대생과 사귄다는 말에 기겁을 한다. 그 여자가 도대체 누굴까? 하는 마음에 만나러 나간 자리에는 자신이 생각한 어린애가 아닌 세련되고 도도해 보이는 근사한 여자가 앉아서 자신을 맞이한다.

그런데 웬일?! 상황에 따라서 한방 쏘아 붙이거나 정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쯤은 가지고 나간 자리에 너무도 멋있어 보이는 여자에게 자신도 어느새 넘어가 버린다. 그녀가 하는 말에 뭐라고 반대를 할 수가 없다. 그녀를 만나고 나서 술이 떡이 되어 집으로 실려 왔는데 오 맙소사~ 술이 떡이 된 자신과 붙어서 온 한 여자가 있으니 바로 그가 보라(허이재)였다.


떼어 내 보려하지만 어느새 그녀들의 매력에 빠져드는 송이는 그녀들과 함께 하게 된다. 이 영화는 뭐라 할까? 약간 앞서가는 느낌이 든다. 아직 한국 사회와 여성은 자유로운 성관계를 생각하고 있지 못한데 비해, 사랑하는 사람의 이성 관계에 대해서 상황이 이러하면 충분히 넘어갈 것 같다는 메시지가 깔려 있는 듯하다. 내 남자가 매력적여서 그 주변 정리하려 나간 자리에 그 보다 더 멋진 여성들이 있는데 그들을 정리하기에는 아까움이 있으니 세 여자가 이런 식의 자유로운 관계 유지쯤은 괜찮을 것 같다! 라는 뉘앙스를 풍겨준다.

아마도 이런 뉘앙스는 이제 우리 사회도 성에 대해서 자유로운 관계를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 라고 메시지를 주는 듯 한 감정을 가지게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과는 달리 아직은 한국적인 문화 코드로는 이런 것은 이해 못할 영화 속 이야기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만약 더욱 공감이 되게 하려 했다면 시점을 자유롭게 해서 세 여자의 각자 사랑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강혜정 위주의 시점 하나로 가다보니 더욱 이런 메시지가 공허한 외침으로 들리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한다.


강석범의 영화에서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까메오의 활용이 크게 보인다는 것이다. 정승필 실종 사건에서도 박성웅, 김광규, 지대한, 이한위, 표영호 등이 까메오와 조연의 중간단계에서 활약을 보여줬는데, 이번 '걸프렌즈'에서 또한 이들 대부분이 출연했다. 아니 더 많이 출연을 했다.

'2NE1, 황현희, 손호영, 최송현, 박성웅, 오달수, 김광규, 손정민, 지대한, 조은지' 등의 많은 카메오와 조연이 출연을 했다. 까메오가 많아지면 뒤따르는 것이 숨겨놓지 않는한 오락영화로 갈 수밖에 없어 보인다. 관객들은 그들이 작품성에 뛰어드는 연기를 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미리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서 최송현의 등장은 많은 재미를 준다. 아마 조연 중에 가장 웃기는 캐릭터로 나온다고 말 해주고 싶을 정도다. 최송현의 노력을 볼 수 있는 영화라고 해야 할까?!

택시 기사는 계속해서 때를 바꿔서 강혜정을 만나지만 매번 '어디서 본 것 같은데?'라며 계속 크로스 노출을 시켜서 보여주는 방식이다. 그리고 술 먹고 만난 인연, 술자리에서 만난 인연, 지나다 부딪친 사연, 경쟁녀의 남편, 직장 상사 등으로 등장하는 사람들이다. 진지해 질 수 없는 시스템이다. 뭐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하기에 굳이 문제 삼지 않고 재밌게 보란 소리는 언제든지 하고 싶다.

배수빈은 이 영화뿐만 아니라 가는 곳마다 다른 역으로 많이 만족을 시켜주는 듯하다. 드라마에서 여장남자, 왕, 복수의 화신 등 많은 역할을 하고 영화로도 많은 곳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기대가 되는 배우임을 증명해 주고 있다.

'걸프렌즈' 굳이 점수를 주자면 다른 영화와 다른 관점의 점수를 줘야 할 것 같다.
오락성 : 65점 / 작품성 : 50점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만한 영화임에는 틀림없을 듯하다. 배수빈과 강혜정을 위한 영화 재밌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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