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는 것은 사람이면 모두 같은 것이다. 연예인이라고 특별히 못 할 걸 잘하고 잘할 걸 못하는 건 아니다. 실수도 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실수를 기회 삼아 실수를 줄여 가려 노력하는 것도 그들이고 그들도 우리와 같은 입장이다.
특출 난 재능의 영역인 연기를 하는 이들의 실수는 더 큰 실수를 하는 것도 아니며, 그 사안이 매우 불량한 게 아니면 통상적으로 비판 선에서 끝나야 하는 건 이치다.
비판을 했음에도 고치지 못하고 자세가 좋지 않으면 이어지는 것은 비난이겠지만, 단 한 번의 실수로 매몰차게 우리네와 같지 않은 더 큰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어떻게 보더라도 합리적이지 못하다.
김유정은 사소한 실수를 했다. 지금껏 실수란 걸 하지 않은 건강한 여배우로 성장했던 그녀가 시사회 도중 딴짓을 했다는 이유로 대중에게 비판을 넘은 비난을 받았다.
아역 배우에서 청소년기를 넘어가는 과정까지 곱게만 성장하다 한 번의 실수로 지금까지 받아보지 못한 악플을 받은 그녀는 쇼크로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까지 갔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대중만 잘못한 건 아니다. 이런 작은 논란을 부추겨 큰 논란으로 키운 언론의 잘못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런 논란에 넘어간 대중의 잘못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김유정은 이 일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그녀가 전한 메시지는 이후 ‘행복을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과 새해 인사였다.
항상 사랑만 받던 김유정이 처음 악플이란 것을 경험하며, 그 비난의 강도를 견디지 못한 건 무엇보다 그 논란이 자신이 가꿔 가고자 하는 모습에서 나온 논란이 아니었기 때문일 게다.
아이돌 그룹 중에서도 가끔 이런 논란이 있어 왔다. 옆 멤버가 인터뷰를 하는 도중 딴짓을 하다가 생각지 않은 앵글에 잡혀 곤혹스러운 경우를 당하기도 했다. 가벼운 경우는 대중의 지적을 접하고 개선의 의지를 보였기에 잘 넘어간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못 고치고 이후 인터뷰에 못 나오는 멤버도 더러 있었다.
따지고 보면 그런 행동이 방송 시스템을 너무 잘 알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이기도 하다. 단독샷을 받는 순서가 정해져 있고, 클로즈업 샷이나 바스트 샷을 받을 때 풀샷에 걸리지 않는 멤버들이 자유로워져 귓속말을 하는 등 딴짓을 하는 것은 늘 있어왔던 일.
김유정은 분명 이번 논란으로 좀 더 단단한 여배우로 가는 길에 접어들 것이다. 그렇게 확신해 볼 수 있는 건 그녀가 걸어온 길에서 개념이란 말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없을 것 같은 개념 있는 행동들을 그녀는 해왔다. 항상 예의 있게 대중에게 다가가려 했고, 아파하는 대중의 마음에 공감하여 세월호 노란 리본을 달아 힘을 보탰던 것이 그녀다. 한 번의 작은 실수로 몰아쳐 가슴 아프게 하는 건 대중으로서도 지나치다.
이제 그녀와 같은 입장에 선 이들은 변할 것이고 조심할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건 대중이다. 지적은 좋지만, 지적만 하는 것이 아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대중으로서 논란의 경중도 따질 수 있어야 한다.
또 그녀와 그 같은 입장에서 선 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멘탈이 강해야 한다’는 말은 이제 회수해야 할 시기다. ‘멘탈이 강해야 한다’는 조언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희생을 강요하는 말도 되기에 대중은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아야 한다.
대중으로서 할 말이라면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 라고 하는 비판이다. 그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고 망나니 짓을 한다면 그때 비난을 해도 늦지 않는다.
<사진=사이더스HQ,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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