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청춘’ 속 한 친구는 이미 친구 중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갖춘 기타리스트 취급을 받아 대한민국을 호령하는 그룹에서 활동해 오고 있고, 한 친구는 일반적인 코스를 거쳐 대중 음악사에 남는 그룹의 리더가 돼 만난 모습은 시청자에게도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이 두 친구의 만남이 더욱 특별했던 것은 서로가 자신이 일궈온 자리에서 최고의 자리를 찍고 만났다는 점 때문이다. 같이 무엇을 해서가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인정을 받고, 먼 훗날 만나 회포를 푼 콜라보 무대는 그래서 더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장면이다.
김도균은 이미 고등학교 때부터 동갑내기들에게도 유명 스타였고, 학교를 그만두고 곧바로 클럽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태원으로 활동 무대를 넓혔다가 최고의 그룹인 ‘백두산’에 발탁되어 밴드 생활을 시작한 기타리스트다.
또한, 프로젝트 록 인 코리아에 참여하기도 하고, 영국에서도 밴드 활동을 했었으며, 임재범과 밴드 아시아나를 결성해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진 못했다. 전곡이 영어로 만들어졌고, 당시 흐름을 타지 못한 대중의 외면으로 해외와 국내에서 활동을 하다가 돌아온 유현상과 백두산을 꾸려 다시 활동하고 있는 시점.
장호일은 1990년대 ‘공일오비’를 만들어 대중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그룹 리더로 동생은 정석원이며, 객원 가수들을 현재까지도 기억게 해 또 다른 개념의 전설적인 존재로 남고 있다.
가수와 밴드 활동도 하고 있지만, 배우로서도 종종 얼굴을 비추고 있어 대중에겐 친근한 가수가 장호일이다.
두 친구가 <불타는 청춘>에서 만난 것도 대중에겐 특별한 반가움일 텐데, 거기에 더해 콜라보 무대를 펼쳤으니 놀라운 건 당연.
친구지만 서로 존경하는 마음이 있고, 고등학교 이후 중년이 돼 만나기 전 한 번쯤 보고 싶고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테지만, 그렇게 되지 못한 상황에서의 만남은 설명하기 힘든 뭉클함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서로 말을 맞춘 듯 똑같은 감정을 토하는 모습은 시청자로서도 뭉클할 수밖에 없었다.
둘의 콜라보 무대는 Gary Moore의 Parisienne Walkways로 기타 콜라보가 쉬운 곡은 아니다. 독주를 하기도 힘들고, 콜라보도 어려운 무대였지만, 둘은 환상의 연주를 보였다.
블루스 감성 가득한 연주에 호흡까지 최고였다. 한 호흡을 보내면, 한 호흡을 돌려주고, 장호일이 치고 나가면 뒤를 받쳐주는 김도균의 섬세한 기타 리프는 시청자의 감성을 훔치기 충분했다.
특히, 김도균의 스트로크와 핑거링은 잠시도 숨을 쉴 수 없게 하는 최고의 연주였다. 그 어떤 프로그램에서도 그런 연주를 보긴 어려웠을 것이다.
김도균의 도움 요청에 한걸음으로 달려온 김종서도 자신의 히트곡인 <아름다운 구속>을 불러 만족케 한 것은 시청자로선 행운과도 같았다.
실제 방송이 끝나고 고마움을 표한 시청자는 많다. 화려한 테크닉도 테크닉이지만, 영혼을 담은. 아니 그 오랜 세월 말하기 어려운 감정을 곡 하나로 주고받으며 보여준 무대는 가히 최고라 할 만하다.
김종서도 말했지만, 이런 무대는 어떤 예능이나 가요 프로그램에서도 보기 힘든 무대였다. 이 무대를 본 시청자가 행운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