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포비아 현실판, 류준열 일베 몰기. ‘잉여로움’이 범죄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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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맹랑하지만 잉여로운 이들은 그럴싸한 가상의 이야기가 현실의 이야기인 것처럼 연결 지어지면, 그것이 사실인 양 받아들여 전투력을 뽐낸다. 그런데 그들이 보이는 전투력이란 것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받아들여 뽐내는 전투력이기에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영화 <소셜포비아>는 ‘전국민을 떠들썩하게 한 군인의 자살 소식에 악플을 남긴 ‘레나’라는 인물의 현피 방송을 위한 네티즌 현피원정대’ 이야기. 하지만 집을 찾아갔을 땐 현피 상대 레나가 이미 자살을 해 그들이 오히려 마녀사냥 당한다. 돌고 도는 마녀사냥의 이야기가 그려진 영화.



류준열을 ‘일베’로 몬 네티즌의 무모함은 영화에서처럼 자기 딴에는 정의로움에서 시작했으나 결과는 무척이나 씁쓸한 모습이 되어 멀쩡한 배우가 일베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고생 중이다.

그 나름대로는 짧은 생각으로 류준열이 올린 인스타그램 사진과 애드립이 일베의 용어 사용과 행동처럼 보여 일베라고 했을지 모르나, 어떻게 봐도 그가 제시한 주장은 근거 없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은 황당하고 형편없는 논리로 무장됐다. 류준열이 절벽을 타는 사진에 ‘엄마 두부 심부름 가는 길’의 애드리브가 있다고 단순히 일베라는 것.

그가 그런 주장을 한 건 일베충이 사용하는 말 중 ‘두부’가 노무현 대통령을 능멸할 때 쓰이는 말 때문이라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절벽에서 떨어져 사망한 원인이 ‘두부 외상’이기에 그 말을 썼다고 일베라고 주장한다. 그 두 요소가 겹치기에 그렇다는 것.

최초 주장한 이는 자신의 상상이 들어 맞아 ‘일베 확정됐네유’라고 했고, 그를 믿는 이는 또 황당한 주장을 했다.



이어 황당한 주장을 한 네티즌은 류준열이 올린 사진을 옆으로 돌려 사실은 절벽을 탄 게 아니라 바위에 엎드려 연출한 것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해, 진실되지 않은 의도된 행위로 몰아가 그를 지켜보는 네티즌을 혹하게 했다.

문제는 그런 말도 안 되는 매도를 ‘믿는’도 아닌 ‘믿고 싶은’ 이들이 판을 키워서 더 큰 문제였던 것. 최초 허무맹랑한 말을 말도 안 된다며 엄포를 놓고 글을 삭제케 하는 네티즌이 많아야 되는데, ‘그게 진실이냐’, ‘진짜 그런 거냐’하며 믿는 이들이 있기에 문제는 커졌다. 또 문제를 키우는 곳은 그 말도 안 되는 주장을 기사화하는 제법 큰 온라인신문이 있어서다.

무엇도 사실과는 먼 추론에 근거한 자신감의 열거. 그리고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확정이라며 자기들끼리 뭉쳐 한 사람을 천하의 쓰레기로 모는 커뮤니티의 이용자 성향은 문제를 이리도 키웠다.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잉여로움이 낳은 무지함 밖에 없었다. 최초 유포자가 자신만만하게 올린 커뮤니티의 이용자 성향은 매번 그런 모습이었다. 추론이 근거가 되는 이상한 커뮤니티의 모습. 그리고 정치 성향이 다르면 무조건 일베 취급하는 커뮤니티의 성향도 문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위해 충성하는 이들은 서로 핥고 빠는 모습. 그러나 성향이 다르다 생각하면 조롱하기만 하는 이상한 딴지 커뮤니티의 모습.


<사진. 소셜포비아>


딴지도 근거 있는 딴지를 걸어야 공감이 갈 텐데, 그들의 딴지는 때론 무척이나 황당하고 근거 없는 딴지여서 혀를 차게 할 때가 많았다.

류준열을 일베로 모는 과정은 너무도 서툴렀고, 무자비했다. 잉여로워서 그랬을까? 사진과 두부 심부름을 연관 지어 한 사람을 일베로 모는 과정은 무지해 보일 정도였다. 정상적으로 절벽 타는 것까지 옆으로 돌려 연출이라 하는 용기는 새삼 놀라웠다.

오래지 않은 과거에는 네티즌이 ‘네티즌 수사대’라 불릴 정도로 제시하는 증거가 확실했으며, 앞뒤 논리가 정확한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잉여로움을 이용한 정의를 외치며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것도 자신이 어떤 잘못을 하고 있는지 인식을 못하며 정의로움을 외치는 모습은 우습기까지 하다.

동성애 혹은 동성애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적 태도와 그런 감정을 느끼는 ‘호모포비아’에 소셜 개념을 더한 ‘소셜포비아’의 혐오 세계.



익명성 뒤에 숨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저지르는 정의를 가장한 범죄.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조건적인 혐오적 태도와 감정은 이렇게 또 하나의 범죄를 낳았다.

일반적인 사람은 대부분 일베라는 말을 들어보기만 했을 뿐. 그들이 누군지. 어떤 단어를 쓰는지. 어떤 투의 말을 하는지. 어떤 합성놀이를 하는지 모른다. 그저 우연으로 그들이 쓰는 단어를 썼다고 모두를 일베 프레임으로 가두는 행위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그런 의심을 하는 이들이 거꾸로 의심이 가는 건, 똑같이 되돌려 말해 그런 단어를 안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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