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NCT 프로젝트의 무리수. 이수만 스티브잡스 표현은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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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SM엔터테인먼트는 미래를 향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신문화기술’을 뜻하는 NCT(New Culture Technology, Neo Culture Technology)가 바로 그것. 동시에 하위 브랜드로 신인 그룹 NCT(Neo Culture Technology)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발표를 끝낸 이수만의 모습을 언론에선 ‘스티브잡스’라 추켜세워주는 모습을 보였고, 그와 반대로 여론은 ‘스티브잡스’의 혁신성보다는 뜬구름 잡는 발표라며 조롱의 뜻으로 ‘스티브잡스’라 하고 있다. 완전 반대의 개념에서 쓴 표현.



이수만이 거창하게 설명한 NCT 청사진은 사실상 이미 다른 소속사나 해외에서 시도했고 사용되는 경영방식이다. 이를 묶어 발표한 것이 조금은 놀라운 일일 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NCT 경영을 하겠다는 포부와 그를 연장해 아이돌 그룹인 NCT를 론칭하겠다는 희망을 두고 여론이 비관론을 펼치는 이유는, 해외 문화를 한국 문화로 이식하는 것에 이질감이 있을 것이란 염려에서다.

그들이 말하는 신인 NCT 아이돌 그룹은 새로운 멤버의 영입이 자유롭고, 멤버 수의 제한이 없는 새로운 개념의 그룹이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그룹으로 고정된 멤버가 없이 그 문화에 맞는 아이돌 멤버로 꾸며진다.

“우선 중화권에서 활동할 팀이 데뷔하며, 라틴 아메리카와 다른 대륙을 겨냥한 팀도 탄생할 것이다”라는 발표를 본다면 이 시스템은 말 그대로 공장에서 찍어낸 아이돌 그룹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비판을 비껴가기는 어렵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NCT, 일본에서 활동하는 NCT, 중화권, 라틴아메리카 등 많은 나라에서 데뷔할 팀은 모두 같은 스타일의 활동을 할 것이기에 찍어낸 상품이라 생각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언제든 이식이 가능하다는 점은 한 멤버 한 멤버가 부품처럼 느껴지는 대목이다.

어차피 개념을 넓게 잡은 것뿐. 이미 슈퍼주니어나 EXO에서 조금은 비슷하게 진행된 구조이기도 하다. 문제는 일부에서 벌써 드러난 바 있다. 각 나라의 문화가 다르고 그 문화를 이해 못하는 멤버로 팀의 이미지가 안 좋게 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불완전해 보이는 포부일 수밖에 없다.



일본 아이돌 그룹 AKB48도 지역구조의 운영 방식으로 여러 자매그룹을 운영하며, 수많은 장단점을 보여 여론도 그만큼 갈리고 있다. 사건 사고도 자주 일어나는 방식이기도 하다. 또 한 팀이 사고치면 다른 팀에게도 타격을 준다.

대중이 비판하는 내용 중 하나는 한국 문화에서 이 구조가 먹혀 들겠느냐는 것. 그렇잖아도 개인팬과 전멤버팬 호불호가 나뉘는 구조에서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것. 또 탈퇴한 멤버는 곧 적이 된다는 공식의 시장에서 먹히겠느냐는 염려를 하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로 지적되는 건 SM 연습생 소모를 위한 그룹이라 불리는 점이기도 하다. 데뷔하지 못한 멤버들을 끼워 넣어 소모하자는 전략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런 염려도 이해가 되는 점.

이수만이 말한 것처럼 ‘개방성과 확장성’은 사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보이기도 한다. 도시별 팀이 생기고 팀들 간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유닛 등도 나온다는 말은 어쨌든 상품성이 있다면 그들을 돌려 상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니 정통성 부분에서도 염려를 주는 점이다.

물론 그가 발표한 내용 중 눈에 띄는 점도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인 ‘everysing’과 ‘everyshot’, ‘Vyrl’. 누구나 신인 프로듀싱에 참여할 수 있는 ‘Rookies Entertainment’ 등은 새로운 시도이고 NCT 개념에도 맞다.

하지만 또 그와 동시에 발표한 EDM 레이블 ‘ScreaM Records’ 론칭은 신선한지 않게 다가온다. 그저 유명인인 ‘스크릴렉스’의 유명도를 빌린 첫 시작이 불안해 보이고, 이미 다른 소속사에서 시작한 소속 레이블 개념이기에 신선하지 않은 것.



이 발표들은 참신성이나 혁신성에서 평가를 받고 싶고, 회사의 규모를 확장하기 위한 개념들. 허나 그렇기에 더 비판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순수 기업을 키우기 위한 참신함이 있으려면, 말 그대로 그 참신함이 먼저 보여야 하는데, 발표한 포괄적인 개념은 욕심으로 비치기에 비판할 수밖에 없다.

전체 시장을 먹겠다는 의미가 더 강하기에 그런 생각도 드는 것이다. 1년 내내 매주 음원을 발표한다는 것. 이 말은 포부로 들리지만, 야욕으로 비칠 수 있다. 대형상권과 골목상권 모두를 공략하고 흡수하겠다는 것이 좋게 들릴 수는 없는 일.

전 세계를, 하나의 국가 뿌리 깊은 곳까지 확장성을 둔다는 희망을 넘은 야망. 그 확장성은 개방성과는 다른 야망일 수밖에 없다.

왕국이 되고자 하는 꿈 자체로는 비판할 수 없겠지만, 시장을 혼란케 하는 야망을 좋게 봐줄 수는 없는 일이기에 걱정스러운 것이다. 그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야망을 보노라면 개방성보다는 폐쇄성에 가까웠다. 그래서 개방성은 폐쇄성을 위한 허울 좋은 공약처럼 보이는 것이다. 어디서 본듯한 시스템에 IT 개념을 넣은 회사 몸집 키우기가 New Culture Technology라면 뭔가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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