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예대상 대상. 충성파, 노력파, 혁신파. 누굴 택할까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12. 10. 07:00
2015 MBC 연예대상의 대상은 지난해와 달리 문자투표 제도가 아니다. MBC 측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이 대상의 권위 정도를 갖게 될 것이라 하니 어쩌면 프로그램이 대상을 받을 수 있다. 그 외 밝혀진 시상은 ‘베스트 커플상’ 정도.
과거 <나는 가수다>에 대상을 주기 위해 시상식의 성격을 바꾼 바 있기에 이번에도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시선으로 본다면 이번 대상은 수상자가 이미 정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그간 연예대상에 나가지 않겠다고 공공연히 말한 김구라가 못 이기는 척하며 진행을 맡게 됐다는 소식은 <라디오스타>를 통해서도 나왔고, 그런 변화가 대상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생각이 들기에 이런 변화는 썩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2015 MBC에서 개인으로 대상 후보를 뽑는다면 후보는 딱 두 사람 중 한 명으로 좁혀진다. 유재석과 김구라. 그러나 김구라를 후보로 올린 것도 사실 대중 전부를 이해시킬 수 없는 일이다.
올해는 김구라가 대상을 타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은 사실 MBC만을 놓고 본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가 진행한 프로그램 중 대상 탈 만한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점에서 자격 모두를 갖췄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가 진행하던 프로그램 중 <세바퀴>는 폐지를 했고, <라디오스타>는 낯 뜨거운 시청률이 현재다. <능력자들>은 정식 프로그램이 돼 방송되고 있지만, 이 또한 어려운 형편이다.
그가 개인의 문제로 아픔을 겪은 것이야 백번 같은 마음으로 아파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 모습에 대상을 줘야 한다는 주장은 어딘가 모르게 앞뒤가 맞질 않는다. 대상은 위로상이 아니기 때문.
대상은 활약도와 방송사에 어떤 이익을 줬는가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 이런 여론에 힘입어 대상을 시상한다면 그 또한 명예롭지 못하고 받는 이를 아프게 할 것이기에 심사숙고해야 함이 옳다.
2015년 MBC 예능은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이었다고 하지만, 사실 그렇게 좋은 성적을 거둔 것도 아니다.
그나마 가장 신선하게 떠오른 프로그램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고 만약 대상을 줘야 한다면 이 프로그램이 적합하다 생각하지만, 기다려 볼 일이다.
유재석은 고군분투하며 <무한도전>을 이끌고 있고, 그 개인의 역량이면 무조건 대상은 기본이지만, 이번 해는 <무한도전>이 갈지 자로 걷는 모습을 보였기에 대상이 안 나와도 어쩔 수 없는 일.
3월 ‘식스맨 특집’을 시작으로 <무한도전>은 균형감을 잃고 뒤뚱거렸다. 그렇게 된 이유는 광희를 안착시키기 위해 과하게 몰입한 부분이 균형을 잃게 한 원인. 무려 5달 이상을 광희에게 몰아주기 하며 10년 팬을 잃은 부분은 치명적 실수일 수밖에 없다.
한편, 개인으로 본다면 사실 대상을 주기 어려운 방송사가 MBC이니만큼 시상 기준을 바꾼 것은 이해되는 일.
그래서 프로그램에 대상을 주기로 했다면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복면가왕>이 유력하다. 전통의 최고 강자 <무한도전>이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긴 하지만, 프로그램이 균형을 잃고 과거 영광을 이어나가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도는 마음 아프더라도 후보에 오를 수 없는 일.
MBC 측의 이번 ‘연예대상’ 관련 시상 기준 발표는 여론의 뜻에 따라 불쌍하다고 김구라에게 줄 수도 있고, 꾸준히 역사를 유지했다는 차원에서 <무한도전>에 줄 수 있지만, 전혀 다른 혁신 방송이 된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줄 수 있다.
그러나 그 기준이 그저 MBC에 충성했다고 주는 상이라면 대중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어차피 안 되도 할 말 없는 상황이지만, 회사 측의 눈총을 받는 <무한도전>과 유재석이라면 이번 변경된 기준으로는 대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MBC가 어떻게 시청자와 대중을 이해시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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