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맨, 故 박용하와 서지원을 눈물과 웃음으로 치유하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12. 9. 07:00
지금은 볼 수 없는 배우이자 가수였던 故 박용하와 가수 서지원. 그들은 떠났어도 기억하는 이들은 남아, 새로운 세대와의 공감 나누기로 그들을 알 수 있게 했다.
떠나 아쉽지 않은 이가 어디 있겠는가만 유독 떠난 것이 아쉬운 가수들이 그들이었기에 그를 그리워하는 이는 눈물로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이름 석 자 듣는 것만으로도 눈물 나는 이름 박용하. 한류의 선봉장으로 유독 일본인에게 사랑을 많이 받은 그는 한국의 자랑스러운 이름이기도 했다. 하지만 남들은 모르게 외로움을 많이 탔던 그였기에 그를 그리워하는 이는 외로움을 달래주지 못한 것에 미안해하고 있다.
김형석이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을 통해서 밝힌 과거 박용하와의 기억 또한 아픈 기억. 곡 하나 써 달라고 하는 게 뭐 들어주기 힘든 소원이었다고 들어주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 가슴에 남았다 말했다.
아끼는 동생이라고 좀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다른 작곡가의 곡도 좀 받아보라 충고해 준 것이 상처가 되진 않았을까! 두고두고 아파하는 마음이 김형석의 마음. 한 곡 줬더라면 용하가 느낀 외로움은 조금은 줄어들지 않았을까? 하는 미안함이 그에게는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재형 또한 서지원과의 추억을 아픔으로 기억했다. 전도유망한 가수로 봤고, 노래도 잘하는 그였기에 유독 죽음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입장인 그.
더욱이 작곡가 데뷔를 한 곡이 서지원에게 준 ‘내 눈물 모아’였으니 더 애틋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하다. 멜로디 한 소절 나오는 것에도 가슴 아파 눈물 먼저 쏟는 정재형이 그를 그리는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도 사실은 힘들었을 일이다.
김형석도 영상에 비친 생전 박용하의 모습에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를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해 참고 묵묵히 연주하는 모습엔 아픔이 곳곳에 묻어났다.
<슈가맨>은 박용하와 서지원을 기리는 방식을 꼭 아파하는 것만으로 공감 나누기를 하지 않았다. 얼마든지 더 좋은 방법으로 추억할 수 있다면 그것이 더 좋을 것으로 판단한 <슈가맨>의 제작진은 노래 나눠 부르기를 하며 공감대를 높였다.
작곡가가 아파하는 곡을 초대된 관객과 더 많이 나누며 아픔을 나눴기에 그 아픔은 반으로 줄고, 또 반으로 줄어 좋은 기억으로 남길 수 있게 된 것은 프로그램이 할 수 있는 역할 중 최고의 역할을 한 것이기에 이번 <슈가맨>은 역대 최고의 방송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쇼맨인 린과 노을의 전우성, 강균성은 각기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와 박용하의 ‘처음 그날처럼’을 역주행 송으로 불렀고, 그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겐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아줘 뜻깊은 시간이 될 수 있었다.
블랙아이드필승이 편곡한 ‘내 눈물 모아’는 보사노바 풍으로 린에게 다시 불렸고, 슬픔으로 기억되는 서지원의 곡은 새로운 색을 입었다. 초대된 방청객도 원곡과 역주행 송을 다양한 버전으로 들을 수 있었기에 추억하는 방법도 새로웠을 것이다.
신사동호랭이가 편곡한 ‘처음 그날처럼’은 클래식 느낌을 녹여 원곡을 새롭게 했다. 무엇보다 노을이 곡을 잘 해석해 불렀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슈가맨인 故 박용하와 서지원과의 막역한 사이로 출연한 작곡가 김형석과 정재형은 아픈 기억을 더 많은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 좋은 기억으로 남겼다는 점에서 치유를 받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들과 시청자 모두 서로 그리워하다 보니 어느덧 치유된 시간. 왈칵 눈물부터 쏟으며 그리워하던 그들을, 방송 끝날 무렵 웃으며 기억할 수 있게 된 것은 행운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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