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도다, 조기종영은 매우 잘못된 선택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09. 9. 3.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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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주말 드라마 "탐나는도다"가 갑자기 조기종영이 된다는 소식에 많은 팬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하루 인터넷 언론 해당 게시 글에는 엄청난 항의 댓글과 아고라 청원방이 북새통을 이뤄 팬들의 애타는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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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드라마 '탐나는도다'는 애초 20부작으로 기획이 되었고 17부까지 찍어 놓은 상태에서 갑자기 16부작으로 잘라서 조기종영을 한다는 말에 어이없다는 반응들이 거의 모두다. 이는 시청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라고 하는데, 이런 결정을 했다는 것은 방송사 스스로 질적인 면에서 퇴보를 결정했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워낙 상대 드라마의 엄청난 인기에 시청률로 보면 맥을 못쓰는 것 같지만 이미 이 드라마는 철저하게 젊은 층의 마니아를 만들었고, 수작으로 평가되는 이 마당에 너무 무리한 선택을 했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오히려 이 시점에 상대드라마 '솔약국집~'이 종영을 하지 않는 이상 MBC가 어떤 드라마를 붙여놔도 상대가 안 될 것은 뻔 한 일이다. 30%가 넘어 40% 사이에 있는 절대적인 지지층을 새로운 드라마가 뚫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때 '탐나는도다'를 뺀다는 것은 스스로 저질 방송사가 되고 싶어서 안달 난 행동으로 보인다.
만약 그 이유가 부득이 드라마 제작의 어려움이 있다든가, 어떤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상황의 극히도 정상적인 부분에서 자른다는 것은 방송사의 횡포 밖에 안 된다. '탐나는도다' 이 드라마는 전체적인 완성도에서 꽤나 알아줄 만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소재, 배우, 연기력, 기획 어느 하나 떨어지는 것이 없다. 그 흔한 연기력 논쟁도 없다. 그런데도 단지 시청률 하나를 보고 조기종영을 한다는 말에 그저 어이없을 뿐이다.
젊은 층이 주말드라마를 본다는 것은 그리 많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탐나는도다는 젊은 층의 반응이 가장 뜨거운 드라마이기도 하다. 그 시청률이란 것이 모두를 대변할 수 없다는 것은 표본 집단의 한계성이 있다. 전 국민의 시청률을 조사할 수 없는 일부 표본 집단에게 받는 것이 전부이다. 그 세대가 바뀌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시청률의 표본 세대들의 몰림 현상은 어쩔 수 없다. 그런데 그 시청률 집단이 마치 전 국민의 의사인양 조사 비율로 극을 종영한다는 것은 분명 무리한 선택이고 욕을 먹을 만한 일인 것이다.
상대 주말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을 보는 세대를 가장 일반적으로 본다면 즐겨보는 세대가 30대 이상의 주부층과 40대 이상의 시청자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물론 이 드라마에 그 이하의 세대가 안 본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봤을 때 이런 반응이 있을 것이다. 시청률 집계에 참여하는 세대들을 본다면 당연히 이 세대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20대나 젊은 감각의 드라마를 즐겨하는 사람들의 선택은 깡그리 무시당해도 좋단 말인가?! 그저 어이없을 뿐이다.
'탐나는도다'는 대부분의 회를 사전제작을 통해서 완성도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일본 수출도 결정이 된 상태였고, 외국에서는 지금도 이 드라마에 관심을 가지는 시청층들이 매주 기다리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한국 문화를 볼 수 있는 드라마에 이미 외국인 시청자들도 인터넷으로 다시보기나, 어둠의 세계로 입수되는 자막 파일과 데이터로 보고 있기도 한다고 한다. 이 정도의 반응이 있는데도 그저 시청률이 5% 정도라고 끝내려고 한다.
그렇다면 다음 드라마가 시작해서 5% 나오면 그 드라마도 바로 자를 것인가? 이럴 때 생각나는 드라마가 있다. KBS수목드라마 '파트너'가 바로 그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끝날 때까지 작품성과 끈질긴 어필로 마니아층의 엄청난 환호를 이끌어 냈다. 극의 완성도 및 주, 조연의 엄청난 활약으로 시즌2 제작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드라마가 시청률이 저조하다고 조기 종영을 했던가? 그래도 끝까지 밀고 나가며 드라마의 작품성과 호연을 인정받았다.
'탐나는도다' 정말 훌륭한 작품이다. 지금까지 수출되어서 쪽팔리지 않는 드라마는 몇 개 없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수출이 된다고 했을 때 정말로 자랑스럽기 까지 한 그런 드라마이기도 했다.
많은 시청자들의 반응은 이미 17부까지 제작된 드라마가 한 회분을 날려야 한다는 것은 완성도 있는 세부 장면들을 잘라야 한다는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적은 분량에 아쉬워하는데 늘려주지는 못 할망정 편집을 통해서 조기종영을 한다는 것은 어이없다는 것이다.
조기종영을 반대하는 팬들의 항의로 해당 게시판은 난리다. 다음 아고라 청원방에는 반대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그 서명운동은 처음에 1,000명 예상으로 서명운동을 했지만 4,000명이 넘는 네티즌이 반대 서명운동에 참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이는 극히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일이기도 하다. 청원방에서 서명운동으로 벌인 것은 사회적인 문제나 어떠한 큰 사건에 대부분 이뤄짐에 드라마 조기종영으로 인해 이런 반대운동을 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기도 하다.
MBC의 드라마가 왜 문제일까? MBC에서 지금 전체 드라마를 놓고 봤을 때 작품성과 시청률로 봤을 때 인정받는 것은 그나마 딱 하나 '선덕여왕'일 것이다. 시청률 제대로 얻기 시작한 드라마를 봤을 때 MBC는 월화드라마 밖에 없다. 그렇다면 작품성 있는 드라마가 그 외의 시간대 어느 부분에 있다고 해도 그저 시청률이 안 나오면 다 조기종영 시킬 것인가? 그렇다면 정상적인 드라마는 MBC에서는 빛을 못 볼 것이다.
MBC드라마가 왜 인기가 없어졌을까? 바로 막장성에 있다. 몇 개 드라마 빼고는 대부분이 막장이다. 지금 하고 있는 '밥줘', 그 전 일일드라마 '사랑해, 울지마' 등 많은 작품들에서 말도 되지 않는 억지 설정과 잦은 조기종영, 그리고 시간 배정을 잘못하는 것으로 스스로 인기를 날려 버려놓고 그저 시청률이 낮으면 아무 때나 잘라 버린다. SBS 9시 부터의 주말드라마가 왜 성공을 했을까? 막장성이 없었다. 앞으로 방영될 드라마는 막장성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 전 드라마 찬란한 유산까지 꾸준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이 있었던 것은 바로 착한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MBC가 시청률을 잃은 것은 바로 막장성과 더불어 드라마에 정을 뺏기 때문이다.
일희일비 하면서 그저 시청률이 대단한양 어떠한 줏대도 없이 계속해서 좋은 드라마를 내리고 잠깐 시청률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막장드라마를 자꾸 집어 넣다보니 지금의 결과가 된 것이다. 예전 MBC는 '드라마왕국'이라는 말을 듣고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MBC드라마는 전체적으로 가장 능률 떨어지는 경쟁률을 보여준다. 그건 누가 만든 것이 아닌 방송사 스스로 만들어낸 풍토에서 나온 것이다. 시청자의 말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좋은 드라마는 밀고나가서 그 시청자들을 묶어 둘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바로 그런 시청자가 충성도 있는 시청자로 남을 것이다.
팬들은 '탐나는도다'의 재미.. '귀양다리 뭐하는 거임메', '밥 먹어수까', '아유 이 망아지' 등 그 톡톡 튀는 재미를 더 누리길 원한다. 16부 조기종영이 아닌 24부작의 연장방송으로 보고싶다. '조기 종영하면 버진이하고 귀양다리, 윌리엄 못 보는 거임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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