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나영석은 지성을 크게 챙겼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6. 6. 07:00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 수상자 나영석 PD는 자신의 프로그램인 ‘삼시세끼’를 통해 시상식에서 아쉬움을 삼킨 지성을 챙겼다.
시상식이 끝나고 예능 PD 최초로 TV 부문 대상 수상한 나영석 PD는 많은 축하를 받았다. 하지만 축하하는 물결 중 <킬미힐미>를 통해 엄청난 인기를 끈 지성이 무관으로 끝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는 사실 어쩔 수 없었던 일로 경쟁하는 작품이나 인물이 충분히 수상할 만했기에 그의 무관은 아쉬우면서도 이해가 가던 점이다. 네티즌이나 그 너머 대중도 대부분 같은 생각을 했을 것.
백상예술대상 TV 부문은 대상 외에 인물이 상을 받을 수 있는 건 남녀 최우수 연기상과 신인 연기상, 예능상, 남녀 인기상 정도였다. 지성이 경쟁할 만한 부문이라면 당연히 최우수 연기상과 대상 정도이나 <킬미힐미>가 그 정도로 완벽하고 문제가 조금도 없었던 작품은 아니었기에 그의 수상 실패는 이해해야 하는 점이다.
지성 단독으로 본다면 충분히 대상을 논할 만하지만, 또 나아가 <미생>의 이성민과 타 작품에서 날고 기는 선후배들과의 경합을 생각한다면 역시나 대상을 탔을 것이란 장담은 못 한다. <미생>은 현상이었고, <킬미힐미>는 화제로 표현할 만했으니 아쉽지만, 대상은 애초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대중의 일부는 지성이 무관에 그친 것을 아쉬워했고, 그런 의견을 나영석 PD가 알았는지 몰라도 지성을 <삼시세끼>에 초대해 그 작은 아쉬움을 위로했다. 의도됐든 안 됐든 이는 작지만 큰 배려로 느껴지기에 훈훈한 장면으로 꼽을 수밖에 없다.
지성이 타 예능에 출연한 사실은 많고 신비감을 가질만한 요소는 없다. 그러나 <삼시세끼>에 초대한 것은 또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 있어서였을 것이다. 꼭 보여주지 못해도 그의 매력을 조금이라도 끌어낼 수 있다면, 초대는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지성은 보여줄 게 있다. 적어도 <삼시세끼>가 보여주려는 의도와 편집 능력에서 그의 매력을 보여줄 만한 요소는 있다고 판단됐을 것이다.
<킬미힐미> 속 다중이 성격만 해도 충분히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페리박, 요섭, 나나, 요나, Mr-X, 차도현, 신세기’ 등의 캐릭터는 역시나 <삼시세끼>에서 살아 숨 쉬었다.
지성이 택연에게 ‘오빠~’라 외치는 요나 캐릭터부터, 일할 때 등장한 미스터엑스까지 다양한 캐릭터의 활용을 볼 수 있었다. 음식 재료를 들고 등장할 때 제작진이 ‘요나 온다 요나’라고 외치고, 이어 택연이 따라오자 ‘뒤에 빙구다 빙구’라 놀리는 장면은 캐릭터 활용에서도 무척 자연스러운 장면으로 꼽을 만하다. 특별히 활약하지 않아도 새어 나오는 캐릭터를 극대화시킴으로 시청자는 드라마 방영 당시를 생각할 수 있었다. 레몬 나무를 심는 장면에서도 캐릭터는 잘 활용됐다.
빨치산 피디인 나PD가 대상 턱을 쏘겠다고 떡볶이 재료를 순순히 내놓는 모습. 거기에 라면 사리 하나 추가해 달라는 엉뚱한 요구에도 선심 쓰듯 냉큼 준다는 모습에선 까탈스럽지 않아 더 웃음이 날 수 있었다.
지성의 출연은 백상에서 아쉬움을 산 지성을 조금은 위로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고 봐도 무리는 없을 듯하다. 큰 인연이나 이슈가 없음에도 지성을 초대한 것은 지성과 그를 사랑하는 팬들에겐 위로가 될 만한 일이다.
급히 초대돼서도 자신의 역할을 다하려는 지성의 모습은 시청자에겐 꽤 끈 호감으로 다가올 만했고 그를 초대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 나영석 PD의 배려도 빛났다. 이런 배려, 환영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