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극한알바 특집, 뻔하지 않은 특별함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12. 7. 15:12
예능 방송 중 가장 흔한 아이템이 ‘고생’이란 키워드의 아이템이다. 이 아이템은 언제 하든 시청자가 좋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같은 체험을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마음 한구석에 늘 찝찝한 마음을 들게 하기도 했다.
매번 고생만 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이제 눈에 익어서 재미가 떨어져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하는 고생이 고생 같지 않게 느껴지기에 보기가 언짢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대부분 그런 프로그램은 긴 생명력을 유지하지 못한 다거나 호평을 듣지 못해 왔다. 그러한 이유에는 고생하는 의미를 전달받지 못한 탓도 있고, 예능적 재미를 찾지 못했기에 사라지거나 호평을 듣지 못했다.
‘생고생 버라이어티’라는 말은 늘 익숙할 정도로 예능에서 많이 사용됐으나, 그 고생을 통해 시청자에게 무언가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한 예능은 많지 않다.
<무한도전>이 마련한 이번 ‘극한알바’ 특집은 사실 힘든 것을 체험해 보자고 시작한 것보다 예능적 재미를 찾아보고자 뛰어든 특집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재미에 더불어 의미까지 찾은 건, 현재 <무한도전>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았기에 멤버들이 마음을 다잡고자한 마음까지 더해져 의미는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길에 이어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한 상황에 그 누구보다 힘든 상황인 이들이, 바로 멤버들과 제작진인 것은 분명.
<무한도전>으로서는 어느 때보다 조심해야 할 상황이 현재다. 편하게 제작을 해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안정적인 제작을 해오던 <무한도전>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더 큰 파도에 쓸려갈 수도 있기에 초심보단 마음을 단단하게 가져야 했다.
‘극한알바’ 특집은 노홍철의 사건 이전에 기획된 특집이고, 유재석과 정형돈이 마련한 반전도 그때 마련된 장치적 보완재였다. 다만 반전의 강도가 커진 것은 노홍철 사건 이후, 제작진이 마음을 단단히 하고자 더 키운 것으로 보인다.
유재석과 정형돈이 처음 준비한 ‘극한알바’ 특집도 검수할 당시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이란 것을 예상했다. 그러나 김영희 국장을 비롯한 검수단이 부족해 보여도 인정한 건, 끝에 붙은 ‘반전’의 키워드였기에 그 부분이 기다려진 것은 당연했다. 제작진도 이 부분에 여러 재미를 추가할 수 있기에 이 아이템은 정말 좋은 아이템이 될 만했다.
만약 차승원과 함께한 이 아이템에 반전이 없었다면 정말 뻔한 아이템이 되었을 가능성이 컸다. 한 번의 재미는 충분히 줄 수 있었으나, 이어지는 재미와 기대를 주기에는 무리가 있던 특집.
하지만 생고생을 했음에도 반전으로 중국 루산 가마꾼과 인도 뭄바이 빨래꾼. 남극 세종기지 주방장, 두바이 163층 빌딩 외벽 청소, 인도네시아 유황 광산 알바, 희말라야 셰르파(짐꾼) 등의 ‘초극한의 해외 알바’ 특집을 마련한 것은 생각지 않은 고생이어서 더 큰 재미를 불러올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은 제작진이 스스로 마음을 다지고자 하는 마음이 보였다는 점과 약간 풀어져 있는 멤버의 마음을 다잡을 기회로 보였기에, 환영하는 마음에서도 시청자의 마음은 후해질 수밖에 없었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무한도전>에 따로 힘을 줄 수 있는 요소는 사실 많지 않다. 더욱이 기존 멤버들로만 꾸려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할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은 더욱 분명하다.
이럴 때일수록 <무한도전>에게 필요한 것은 개인의 장기보다는 단체의 협동심이 필요할 때. ‘극한알바’는 개인이 나서 극한의 상황에 놓이는 것이지만, 그들 한 명 한 명이 단단해져야 협동심도 강해질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가 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뻔한 ‘극한알바’ 특집이었지만, 반전의 카드를 통해 강도 높은 ‘해외 극한알바’ 특집을 마련한 것은 기대감과 만족감. 그리고 신뢰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특별한 반가움을 주고 있다. 또 하나, 장승민 PD의 합세는 기대감을 한층 높이는 요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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