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의 ‘삼시세끼’가 흥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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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의 예능 <삼시세끼>가 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도 농촌을 배경으로 한 예능이 시청률 8%를 넘고 있다. 최고 시청률은 10%에 가까운 상태이니 이 신드롬은 대단하기만 하다. 그러나 이 시청률이 놀랍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조건들이 있어서다.

<삼시세끼>의 흥하는 이유는 단순히 나영석 PD가 만들어서도 아니고, 농촌이 배경이라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작품이 흥하는 이유는 나영석 PD와 이우정 작가 등, 같이 하는 수많은 제작진이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여서고, 작품을 만들어 가는 제작진의 시점이 철저히 관찰자 시점이기에 타 예능과 분리되는 독특한 맛이 있어서다.

이 성공이 미리 예견된 것은 <꽃보다 할배> 때부터이다. <꽃보다 청춘> 당시 이서진과 할배의 모습들을 지켜보는 제작진은 최소한의 가이드만 할 뿐 아무것도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할배와 짐꾼 이서진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해 그것들을 자막으로 만들고, 엉뚱하게 행동하는 이서진을 관찰하며 그의 행동을 일일이 풀어 보여줬다.



할배가 이야기하는 것을 자막으로 표현하고 단어 하나에도 신경 써 그 단어를 트로트 등 많은 음악과 연결해 연결성을 강조했다.

짐꾼 이서진이 할배를 어떻게 가이드 하는지에 대한 부분을 살펴 A와 B, C 등으로 사례화해 열거했고, 제작진을 함부로 대하는 이서진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줘 특이한 캐릭터를 완성해 갔다.

할배와 이서진의 관계를 조명하고, 기존에 형성된 관계를 다시 엮어 보여주는 세밀함도 보였다.

제작진에게는 누구보다 함부로 하는 싸가지 캐릭터지만, 할배에게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예의범절의 대표 캐릭터인 이서진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서진이 함부로 하는 게 이해가 되니 제작진으로서는 당연히 져줄 수밖에 없었고, 기존 <1박2일>에서 이기려 하는 모습만 보이던 것과 다른 모습은 흐뭇한 예능이란 인상을 심어주며 시청자를 끌어모으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이어진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또한 같은 패턴으로 제작됐다. 세세하게 관찰하고, 그들이 행동하고 말하는 것을 모두 캐릭터화하고 자막화했다. 그냥 흘러갈 수 있는 장면들을 무엇이라도 연결하려는 노력은 발에 차이는 돌마저도 캐릭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하게 한 것이 나영석 PD, 이우정 작가표 작품의 특징이다.

<삼시세끼>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이 하던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 없다. 반려견인 강아지에겐 밍키라는 이름을, 염소에게는 잭슨이란 이름을, 길 고양이에게는 멀랜다와 아즈라엘의 이름을, 닭에겐 마틸다와 엘리자베스. 알만하고 한 번 들었을 법한 친근한 이름을 부여했다.



같이 살아 숨 쉬는 것들을 하나로 보이게끔 하는 나영석 PD와 이우정 작가의 연출과 표현력은 시청자에게 친근함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삼시세끼>와 이전 ‘꽃보다 OO’ 시리즈의 성공은 기존 권위적인 연출자의 자리를 깨부수는 데서도 성공을 예상할 수 있었다. 연기자를 억누르는 듯한 제작진이 아닌 친구 같고, 동생 같은 제작진의 모습은 더욱더 친구 같은 예능으로 느끼게 했다.

또한, <삼시세끼>는 농촌을 배경으로 했기에 최대한 농촌에서 보이는 모습을 현대적이면서도 시골스럽게 보여줬다. 빗방울 하나도 놓치려 하지 않는 연출과 불 피우는 연기의 흐름도 놓치려 하지 않았다. 솥에서 누렇게 그을린 밥 하나도 낭만적으로 보이게 했으며, 밥 짓고 군불 지피는 모습 등으로 따스한 온기를 넣었다.

제작진으로서는 철저히 도시인의 이미지인 이서진과 옥택연이 시골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에서 실험하는 것으로도 <삼시세끼>는 재미있는 실험의 장이었을 것이다. 자기 한 몸 건사하지 못할 것 같은 이미지임에도 계속해서 난제인 게스트를 투입하는 것은 유일하게 이서진을 약 올릴 기회로 쏠쏠한 재미를 시청자에게 줬다.

또 그런 기대와는 달리 게스트와 척척 호흡을 맞춘 이서진과 옥택연이 제작진의 의도를 부숴 나가는 모습은 많은 웃음을 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보이는 모든 것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려는 연출은 <삼시세끼>의 자랑거리가 됐고, 그를 관찰하는 제작진의 모습은 곧 시청자의 모습과도 같아 보는 맛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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