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차승원 덕분에’ 으리으리한 의리를 보다

유재석이 차승원의 손을 꼭 쥐며 한 말 ‘덕분에’. 이 말은 두 번에 걸쳐 나왔고, 그 ‘덕분에’란 말은 <무한도전>이 어려울 때 힘이 됐다는 말과 당장 개봉을 앞둔 영화 <하이힐>에 큰 도움을 줄 활약이 있었다는 뜻이 포함돼 있었다.

차승원은 유재석과 많이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 친분 관계야 평소 막역한 사이란 걸 <무한도전> 초창기를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무한도전> 초창기 시청률에서 고전할 때 등장한 차승원은 최선을 다해서 녹화에 임했고, 그편은 지금까지도 <무한도전>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남아있다.

<무한도전>이 가장 힘들 때. 또 가장 힘이 필요할 때 출연해 강력한 이미지를 남긴 차승원은 유재석에게 있어 특별히 고마운 존재다. 그런 고마운 존재가 자신이 힘들 때 도움을 받고자 출연한 <해피투게더>는 그에게도 도움이 됐지만, 결과적으로 <해피투게더>에도 큰 도움이 됐다.

개편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처지의 <해피투게더>의 현 상황. 의리로 으리으리할 정도로 징하게 많은 이를 먹여 살린 프로그램은 위기인 상태였다. 그런 위기의 프로그램에 성공해야 할 영화 <하이힐>의 주연배우들이 나온 것은 차승원의 추진력이 있어 가능했다.

토요일 녹화인 <해피투게더>였지만, <하이힐> 영화 주역 모두를 모아 한꺼번에 나오기 위한 차승원의 노력은 주요 배역인 오정세와 고경표. 그리고 감독인 장진까지 모아 노른자 출연진이 됐다. 하루 늦은 녹화 날이었지만, 스태프 누구도 힘들지 않을 만한 활약을 보인 차승원과 그의 개그 특사들로 인해 그를 지켜보는 시청자도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만약 그가 진정성 없이 홍보만을 위한 홍보를 위해 TV 출연을 했다면, 이렇게 대단한 활약을 시청자는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유재석이 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다’는 말에 묻어나는 그의 진심은 그가 중간중간 보여준 많은 장면에서도 자연스레 묻어 표출됐다.

평소 유재석과의 막역한 관계. 그래서 더욱 친하고 남김없이 시원하게 털어낼 수 있는 개그본능은 유재석과 함께하는 신봉선과 박미선에게도 향해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었다.

치덕치덕 대는 박미선의 대시에 귀도 안 열고 퉁명스럽게 대하는 차승원. 지나칠 정도로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며 질문세례를 하는 신봉선에게도 심드렁한 말투로 일관하다가, 서운한 기운을 보이자 바로 살갑게 대하는 모습은 시청자를 포복절도케 했다.

차승원만의 특유 개그본능은 <해피투게더>를 들었다 놨다 하는 활약이 됐다. 또한, 그가 몰고 온 오정세와 고경표의 활약은 더욱 큰 웃음을 자아내 시청자에게 선물이 되어 주었다.

유재석이 우상이며, 그를 마주한 순간 감격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는 고경표. 유재석을 만난 순간 ‘영접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말에 시청자는 박장대소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손가락 욕을 보여달라면 그걸 할까 싶어 주문한 박명수에게 여과 없이 시원하게 욕을 보인 고경표의 활약은 <해피투게더>를 보며 간만에 배를 잡을 수 있게 했다.

또한, 특급 개그로 웃음을 준 오정세는 자신의 딸과 친구의 딸 이야기로 한바탕 큰 웃음을 줬다. 오정세는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1인 주도 토크로 여러 번 배를 쥐게 했다.

차승원은 자신이 출연한 영화가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고의 노력을 보였다. 그 노력은 주요 출연진을 불러 모으는 힘. 그리고 출연한 프로그램에서 최선의 노력을 해 어둠이 깔린 프로그램을 환하게 만들어 준 모습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도 그 칭찬이 아깝지 않다.

유재석이 차승원의 손을 지긋이 잡으며 ‘덕분에’를 외친 것은 오정세의 엄청난 활약에도 특별히 고마운 존재가 차승원이 되어야 함을 알린 장면이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로 자신이 있는 자리를 유독 강하게 빛내는 차승원의 활약. 엄청난 개그본능을 보면서도 예능에 출연해달라고 할 수 없는 위치에 선 그를 가끔이라도 유재석의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작은 행복감일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그들의 으리으리한 의리를 자주 보고 싶은 욕심까지 생기게 한 장면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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