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가정부, 편견을 걷어내야 재미가 보인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10. 2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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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 <가정부 미타>가 원작인 <수상한 가정부>를 바라보는 시청자의 시선은 곱지 못한 면이 있다. 시청자의 곱지 못한 시선은 일본 드라마가 원작이라는 점과 최지우를 향한 시선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분명한 공통점은 편견의 시선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상한 가정부>를 바라보는 이들의 편견은 이 드라마가 일본 원작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는 점에서 가장 큰 거부감을 보인다. 이어 최지우의 발음 등등.
먼저 일본 원작을 그대로 가져다 쓴 부분에서 지적하는 것은 모든 상황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점이다. 캐릭터가 모두 같고, 일본의 특수성까지 베꼈기에 거부감이 든다는 것이다. 최지우의 패딩 의상과 모자까지 똑 닮은 면은 꼭 그래야만 했느냐는 말이 나오는 부분이다.
이럴 바에야 아예 일본 드라마인 <가정부 미타>를 틀어줄 것이지 왜 <수상한 가정부>로 바꿔서 찍어 보여 주느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물론 다양성 면에서 이런 부분이 내키지 않기에 지적하는 것이야 뭐라 할 말 없지만, 처음부터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면 이 드라마는 뭘 해도 원작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밖에 없다.
우선 편견으로 생각해 봐야 할 점은 ‘일본 드라마 수입’이라는 부분에서의 거부감을 생각해 봐야 할 듯하다. ‘일본 드라마’라는 태생적인 거부감은 숨기고 싶겠지만 뿌리 깊은 거부감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인이 느끼는 일본에 대한 거부감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기에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부대낄 수밖에 없는 드라마였을 지도 모른다.
거기에 캐스팅에 있어서 혀가 짧은 발음을 하는 최지우라고 하니, ‘이 드라마가 잘 될까?’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또한 편견으로 자리 잡을 만한 점. 일본에서 최지우가 ‘지우히메’로 불릴 만큼 <겨울연가>로 좋은 반응을 얻었기에 캐스팅한 것은 아니냐? 란 반응 또한 어쩌면 편견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점이기도 하다.
허나 최지우가 맡은 박복녀 역을 돌려놓고 본다면 한국 배우 중 가장 잘 어울리는 캐스팅처럼 보이기도 한다. 로보트 같이 감정이 메마른 캐릭터는 오히려 혀가 짧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최지우의 이미지와 묘한 일치점을 보여 더 몰입되는 점도 있다.
최지우가 혀가 짧은 발음을 한다는 것도 어쩌면 작은 편견이 굳어져 아집이 되는 결과가 되고 <수상한 가정부>도 재미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일본 원작 미타의 복장까지 따라 해야 했느냐? 란 지적 부분도 이해해 보려 한다면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원작에서 가장 강한 이미지였던 미타의 복장을 빼는 게 재창조라 우길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원작을 기억하는 이들에게서 미타의 이미지는 옷 하나 갈아 입힌다고 바뀌는 것도 아닌데, 굳이 원색을 지우기 위해 억지로 캐릭터 옷을 갈아 입힐 이유도 없어 보인다.
노희경이 재창조한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사실 작품을 다시 썼다고 할 정도로 완벽히 바뀐 작품이다. 그래서 <직장의 신>과 <수상한 가정부>는 비교가 되어 더 지적의 대상이 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겨울’이 수작이 됐다고 하여, 모두 같을 필요는 없다. 그것은 작가의 자유고, 그걸 따라 한다면 오히려 그 이후 작가는 모두 노희경을 따라 하는 작가들로 다시 욕먹었을 테니 그럴 필요가 없어 보인다.
일본에서 국민드라마가 될 정도로 <가정부 미타>는 대히트를 친 작품이다. 시청률 40%를 넘는 드라마로써 <가정부 미타>는 이미지 면에서 절대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상황. 그 드라마를 재해석한다는 점은 무척이나 힘든 점이기도 하다.
어떻게 만든다고 하더라도 그 이미지를 따라갈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가진 작품이 <가정부 미타>이다. 지울 수 없는 이미지를 가진 작품이며, 일본에서 일어나는 사회성을 담은 작품이기에 더욱 강한 이미지. 대한민국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특화된 성격은 거부감의 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가정부 미타>는 명확한 이미지를 가진 작품으로, 성격을 바꾼다는 것은 원작을 버린다는 것과도 같다. 원작을 유지하면서 한국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가 되기 위해선 최대한 원작의 성격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작품도 쓰여야 한다.
9회와 10회에서 바뀐 설정도 찾아볼 수 있다. 원작에선 이복동생이 저지른 사건을 과외학생이 저지른 것으로 설정을 바꾸어 송종호(서지훈 역)를 투입했다. 원작에선 이복동생이 자살을 했지만, <수상한 가정부>에서 서지훈은 자살을 가장한 인물로 등장해 흥미롭게 하고 있다.
<가정부 미타>에서 무너지는 가정을 다시 세우는 핵심 이야기는 <수상한 가정부>에서 이어진다.
10회에서 눈물 쏙 빼놓은 혜결이의 엄마를 그리는 마음은 편견을 가진 이들에게는 감회가 없었을지 모르겠으나, 편견을 걷어내면 그 장면은 충분히 슬픈 장면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파탄의 가정 은혜결이 엄마를 잃고 사랑을 주고 받았다고 생각한 박복녀와의 헤어짐은, 하늘 무너지는 슬픔으로 시청자도 같이 울 수밖에 없던 장면이다.
원작이 일본 작품이란 생각과 그 외 수많은 생각을 잠시 접고 이 작품만을 본다면 <수상한 가정부>는 충분히 재밌을 작품이다. 박복녀가 왜 그렇게 박복한 삶을 살아왔는지, 왜 그녀는 파탄의 가정에 들어와 변화를 주는 인물이 되는지 메시지에 관심을 둔다면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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