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길의 욕과 안알랴줌 콤비. 강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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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무도를 부탁해> 첫 화는 아이가 열어 갈 꿈을 응원하는 특집이었다면, 두 번째 화는 구체적인 꿈을 펼칠 고등학생 예비 PD와 작가 지망생을 위한 실현의 장을 만들어 준 특집이었다. 장래 PD가 꿈인 이예준은 어린 나이에도 어른을 놀라게 할 마인드를 보였고, 꿈을 실현 단계까지 끌어 올릴 수 있는 안양예고 3인방 소녀는 ‘무도’ 멤버에게 특집 아이템을 제법 알차게 전했다.

초등학생인 이예준은 연출의 기본에 대해 “저만 재밌으면 안 되잖아요”라고 해 깜짝 놀라게 했고, 앉아서 진행하라는 말에 “전부 서 계시는데”라고 하며 한사코 사양하는 모습은 적잖은 놀라움이 됐다. 비록 재미 면에서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아이가 미래를 생각해 움직이는 그 과정의 열정들은 어른을 창피하게 할 바른 자세였다.

한 가지의 목표를 두고 열정을 다해 공부를 하고 데이터를 모으며, 구체적으로 결과물까지 만들어 내는 어린 예비 거장 감독의 모습은 현재보다 미래가 훨씬 더 밝으리란 희망을 갖게 하기 충분했다.

그러나 열정에 비해 아직 공부할 게 많은 아이의 연출에 ‘무도’ 멤버가 자유롭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들은 유사한 포맷의 방송을 해 봤던 경험이 있기에 아무래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무도’는 타겟층이 청소년부터 성인까지의 폭넓은 층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아이의 시선에 맞춰 진행되는 연출에 멤버 마음대로 할 수도 없는 노릇은 반 박자씩 늦춰 가야 하기에 분위기는 늘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 영향으로 늘어진 분위기를 바짝 긴장 하게 한 것은 길. 길은 본의 아니게 육두문자를 써, 늘어진 분위기를 일순간 팽팽하게 하는데 성공했다. 미꾸라지를 잡다가 본 뱀에 당황해 ‘뱀이야 뱀이야’를 외치고, 그게 뱀이 아니라는 정형돈의 말에 파릇해 “뱀이야 xx야~”란 육두문자는 시청하는 이들을 포복절도하게 했다. 이때부터 분위기가 풀린 것은 길의 공으로 돌리지 않을 수 없다.

길은 이후에도 여고생 PD 3인방이 ‘김해 소녀’에게 열어 줄 깜짝 이벤트인 ‘무도’ 멤버들의 엑소(EXO) 춤추기. 연습 시간에서도 유인원인 오랑우탄으로 분해 폭소케 했다.

전반의 분위기를 길이 띄웠다면 후반 분위기는 제법 연출을 할 줄 아는 안양예고 3인방 ‘박나현, 이효정, 최은솔’의 공이 첫 번째였다. 그리고 그 다음이 ‘무도’ 멤버들과 ‘김해 소녀’의 몫.

PD로 분한 안양예고 여고생 3인방은 구체적인 타임테이블로 ‘무도’ 멤버를 편히 촬영할 수 있게 했다. 물론 던져주는 것을 잘 소화해야 하는 것은 멤버의 몫이지만, 그만큼 매끄럽게 아이템을 던져줘야 하는 것은 연출자의 몫이다. 그런데 이들은 그것을 무척이나 잘 소화해 냈다.

그렇게 첫 번째 시작되는 공헌도를 연출자로 선 안양예고 3인방으로 돌렸다면, 그 다음 공헌도를 돌린 곳은 ‘김해 소녀들’ 기존 4인방에 3인을 더해 등장한 소녀들은 멤버들과 함께 짝을 이루어 마음껏 웃을 수 있게 했다.

초반부터 쉽게 소통할 이야깃거리가 많은 김해소녀와 ‘무도’ 멤버들은 쉼 없는 대화를 이어가며 분위기를 좋게 이어나갔다. ‘무한MT’라는 컨셉은 주효했고, 이후 펼쳐진 게임들 대부분이 쉽게 이어질 수 있었다.


김해소녀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2학년 10반 반장이라는 ‘김경은’ 이었다. 김경은은 하하와 짝을 이루어 둘의 공통점인 점을 이용해 팀 명을 ‘안알랴줌’으로 해 큰 웃음을 줬다. 예사롭지 않은 몸놀림으로 자기 소개를 한 김경은은 이후에도 몸 개그를 선보이며 시청자를 단단히 웃게 했다.

방석빼기 게임에서 바닥으로 널부러지는 몸 개그는 기존 여성 개그우먼이 보여주지 못하던 고급기술의 연속이었다. 방석 위에서 점프를 뛰어야 하건만 하체는 고정하고 상체만 만세를 부르는 동작은 절로 웃음 나게 한 장면이다.

그렇다고 이들만 웃긴 것은 아니다. 정형돈과 리틀 정형돈인 한보임 학생의 귀여운 팀구호 '도니보임'과 안무 보여주기는 웃음을 안겼다. 크레용팝의 직렬5기통 댄스를 이용한 안무는 다른 팀까지 전염시키며 웃음을 줬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좋은 아이템을 빼앗기는 장면이 더 웃긴 장면이었다.

좋은 것은 ‘아나바다’ 운동을 해야 한다고 웃긴 아이템을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식의 멤버들의 무차별 베끼기는 큰 웃음거리였고, 이를 이용해 제작진은 풍자 자막인 ‘요즘은 베껴 쓰는 게 트렌드’라는 통렬한 디스 자막을 완성시켜 웃음을 줬다.

초반 길의 육두문자가 준 각성의 효과와 후반 ‘안알랴줌’ 팀이 준 웃음 전이효과는 또 다른 시도를 한 <무한도전>을 안심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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