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무한방송제, 논란이 야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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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기획한 ‘무한방송제’ 방송이 끝난 이후 하나의 논란이 생겼다. 그 논란은 선발된 두 작품의 선정기준이 무엇이었느냐? 는 것. 다른 좋은 작품이 있음에도 재미가 없는 작품을 선정한 이유가 무엇이었느냐는 일부 시청자의 항의에 김태호 PD는 곧바로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과정을 보는 대다수의 대중은 반대로 이 논란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일 수밖에 없다.

<무한도전: 무도를 부탁해>의 ‘무한방송제’는 아이템 기획부터 촬영 제작까지 기획안을 받아 방송에 적합한 아이템을 최종 선발하는 기획으로, 그 아이템을 제안한 시청자가 촬영 제작을 할 수 있게 지원해 주는 포맷의 특집이었다.

‘무한방송제’에 제안된 천여 건의 기획안 중에 대다수는 사실 <무한도전>에서 그간 봐왔던 아이템으로 ‘패러디물’과 ‘추격전’의 아이템이 대부분인 것을 방송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 최종 선발된 두 팀도 따지고 보면 완전히 새로운 아이템을 내놓지는 못했다.

일부 시청자가 제기한 항의는 선발된 두 팀인 ‘이예준’ 어린이와 안양예고팀의 아이템은 타 아이템보다 신선하지 못했는데, 왜 선발이 됐느냐의 문제 제기였다. 그러나 김태호 PD는 이에 “오늘 ‘무도를 부탁해’ 에서 선발된 이예준 감독님과 안양예고 감독님들 작품은 프레젠테이션 이후 2차 기획회의 자리에서도 가장 큰 열정을 보여주셔서 1차로 가볍게 무도를 부탁드렸습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녹화를 준비하는 모습에서도 저희가 많이 배웠고요”라고 덧붙였다.


김태호 PD의 해명은 사실 하지 않아도 될 가벼운 논란에 대한 대처였지만, 그렇게까지 빨리 대처한 것은 상처 입을 이예준을 위한 선 대처 차원이었다고 보면 될 듯하다.

그러며 김태호 PD는 “진격의 혈액형이나 셜록특집 등 제작진도 깜짝 놀란 몇몇 아이템들은 모든 걸 그대로 부탁드리기에는 방송에 옮겨지는 과정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 좀 더 시간과 정성을 들여 제작진이 함께 구성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라고 까지 해명을 상세히 했다.

해명대로 타 아이템은 방송으로 옮기기에 부적합한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프로젝트 SH의 경우 아이템의 성격이 넌버벌 퍼포먼스의 성격으로, 방송을 통해 확인한 그의 아이템은 ‘무도’ 멤버가 시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런 아이템의 경우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것으로 리듬과 비트에 몰입해야 하기에 웃음을 만들어 내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제안한 아이템 그대로 쓸 수 없는 아이템으로써 여러 수정을 통해 바꾸고, 덧대야만 웃음이나 감탄을 자아낼 수 있게 한다.

카이스트 여학생이 낸 아이템도 논리적으로는 흥미롭지만, 그것을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웠던 것이 사실. 룰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보내야 하는 멤버. 그리고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여 자신들만 열심히 찍는다고 해도 시청자가 이해하지 못할 상황이 생기는 것은 바로 방송하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진격의 혈액형도 마찬가지. 이 아이템의 경우 학생이 확인하지 못한 사항일 수 있지만, 이미 미팅 프로그램에서 매우 유사하게 진행됐던 포맷이었다. 그걸 그대로 내보낼 수 없는 상황은 당연한 상황.

또한, 대다수 아이템이 영화 패러디나 그간 <무한도전>에서 보였던 특집의 패러디가 주류를 이루는 상황에서 선발기준으로 삼을 만한 것이라면 단연 열정을 뽑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예준과 안양예고팀이 선발된 것은 어찌 보면 꿈을 향해 달리는 이들을 위한 특집으로 생각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꿈을 향해 달리지만, 이들의 제안에서 보여준 열정은 매우 구체적이고 실현단계의 것들이었다. 비록 어디서 보고, 재미 면에서 약간 떨어져 보여도 그들은 꿈을 위해 한 걸음 내디딘 상태였다.

이예준의 PPT자료를 보면 놀랄 정도로 상세했다. 각 특집의 로고를 따는 것도 마다치 않았으며, 자료의 내용 또한 매우 구체적이었다. 자신이 어떤 것을 촬영해야 하는지 계획된 이와 아닌 이의 차이는 무척 크게 나는데 이예준 어린이는 12살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었다. 자신이 만든 영상은 아마추어 수준이었지만, 동년의 아이들을 비교한다면 상상 이상의 수준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자신이 꿈을 향해 세운 목표의 구체적인 철학은 어른을 놀라게 할 정도였다. 연출자는 출연자를 위해 무조건의 배려를 해야 하고, 즐겁게 촬영해야 참된 웃음도 나온다는 아이의 말.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는 말. 유재석이 물어본 ‘부담은 되지 않느냐’란 말에 ‘너무 즐거워서 부담되지 않는다’는 말은 곱씹어 생각해 보면 얼마나 중요한 말인가를 알 수 있다.

굳이 누구를 찍어 말하기보다 일부 연출자를 보면 자신의 철학 없이, 그저 일로만 생각해 영혼 없는 연출을 하는 이들이 있기 마련인데, 아이의 입에서 ‘즐겁게 해야 참된 웃음이 나온다’는 말은 출연자나 연출자 모두에게 경종을 울릴 만한 이야기였다.

선발된 두 팀을 보면 미숙한 기획에 미숙한 연출이 보일지라도 그들은 꿈을 향해 나가는 이들이고, 그 꿈을 이루어주자고 잠깐이라도 기획된 것이 바로 이번 특집의 의미다. 그런데 당장 웃기지 않다고 평가절하해 꿈까지 짓밟으려는 일부 시청자의 비뚤어진 마음은 벌써 그들을 상처 입게 하고 있다.

아마추어에게 프로의 실력을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누구나 꿈을 갖고 산다. 그 꿈을 실현해보고자 하는 이들의 열의까지 꺾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무한도전>은 그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자신이 웃지 않았다고 다른 이도 웃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자신이 의미를 찾지 못했다고 다른 이도 의미를 찾지 못한 것이 아니다. 예능은 웃음을 전달해야 하지만, 예능은 곧 방송이고, 방송은 공익적 선도역할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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