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할배, 최상의 조합이 준 재미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8. 1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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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의 조합은 더는 나올 수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완벽했다. 큰 형 이순재를 시작으로 둘째 형인 신구, 셋째 박근형, 막내 백일섭까지 ‘할배4’는 ‘꽃보다 할배’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완벽한 싱크로율로 시청자에게 행복감을 줬다. 게다가 이서진은 <꽃보다 할배>의 화룡점정으로 마치 진짜 손자가 가이드하는 것 같은 배려의 가이드를 보게 해 행복감을 줬다.
‘꽃할배’는 이제 유럽편이 마감됐고, 이어서 대만편이 이어진다. 대만 편 이후에는 잠시 프로젝트성으로 다른 멤버를 꾸려 떠날 계획이지만, <꽃보다 할배>의 프로그램 타이틀에 어울리는 멤버는 그들 이상의 조합을 찾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 명을 더 생각해 본다면 ‘주현’ 정도.
<꽃보다 할배>가 성공한 원인으로는 조합도 조합이지만, ‘할배4’의 성격이 뚜렷하게 보였다는 점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큰 형 이순재는 ‘직진순재’, ‘진격의 순재’로 캐릭터를 확실히 했고, 둘째 형인 신구는 가슴 따듯한 푸근함으로, 셋째 형인 박근형은 강한 캐릭터 속에 숨겨진 또 다른 성격인 꼼꼼함을 보였으며, 막내 백일섭은 섭섭이 캐릭터로 시청자에게 다가왔다.
또한, 이서진은 짐꾼으로 등장해 노예근성을 보여주면서 ‘할배4’에게는 귀여운 존재로, 제작진에게는 편한 형으로서 준비해간 음식은 언제든지 빼앗길 준비가 된 존재의 친근함으로, 시청자에게는 찾아보기 힘든 효도 캐릭터로 푸근한 존재가 됐다. 배려의 아이콘 이서진은 늘 할배 걱정하는 모습으로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다.
<꽃보다 할배>는 ‘할배4’의 배낭여행 컨셉이지만, 전적으로 그들에게만 기댈 수 없는 시스템일 수밖에 없다. 노년의 할아버지 배우들에게 낯선 유럽을 능동적으로 여행하라는 것만큼 무리수는 없을 테고, 딱 망하기도 좋은 시스템, 욕먹기도 좋은 시스템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효도여행 컨셉. 효도여행에 같이하는 길 동지인 젊은 짐꾼을 대동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일부 누리꾼들이 왜 이서진이 더 부각되느냐? 라는 말을 하지만, 그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
‘할배4’의 성격이 명확하다고 하지만, 그들이 주도적으로 앞서 무엇을 할 수 없는 상태는 당연하기도 하다. 유럽 배낭여행 편 마지막화인 7화에서도 잠깐 봤듯, 이순재와 백일섭 둘만 남은 여행길에서 이순재가 고생하는 이서진을 위해 할배 둘이 관광에 도전하겠다고 한 장면은 흐뭇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불안감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나의 할아버지 같은 이들이 여행길에서 고생하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꽤 불편한 일이다. 이서진도 따로 관광하겠다는 이순재와 백일섭의 제안이 한편으로는 좋긴 했겠지만, 그와 동시에 ‘잘하실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떼지 못하는 걱정거리였을 것이다. 실제 그런 모습도 보였다.
직진순재 이순재의 주도적 역할로 시작된 섭섭이 백일섭과의 관광은 멋진 도전이었고, 흐뭇함이었다. ‘빈사의 사자상’을 보고 직접 호텔에 체크인하는 과정, 한식 식당을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의 멘붕 모습들은 웃음도 줬고, 한편 대단하다는 느낌까지 들게 했지만, 역시나 불안감을 다 씻을 수 없었다.
<꽃보다 할배>는 살아온 연륜에서 보여주는 여유가 느껴지는 프로그램의 성격이 시청자를 편안하게 했다. 젊은 시절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이제서야 해보니 감회가 남다른 ‘할배4’의 모습은 시청자에게는 움직일 힘을 줬을 것이다.
늘 생활에 쫓겨 지내다 보니 이제는 여행하려고 해도 쉽게 되지 않는 ‘할배4’의 모습은, 현재 우리의 모습, 우리의 부모님 모습과도 같았다.
젊어서는 먹고 살아야 했기에 돈을 모아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살았던 대한민국의 노년과 중년들. ‘우리 때는 제주도도 가기 힘들었다’라는 이순재의 말은 아주 정확한 현실의 문제였다. 이제는 먹고 사는데 큰 지장이 없는 세대가 되어 용기를 내기만 하면 여행할 수 있는 시대의 모습은 그들에게는 부러움이었을 것이다.
비교적 동년의 나이를 가진 이들에 비해 여유가 있을 만한 대한민국 대표 노년배우들조차도 막상 힘들어하는 여행이었을 진데, 우리네 할배와 아저씨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렇게 시작된 노년배우 ‘할배4’의 여행은 대리만족 차원에서도 만족감을 줬겠지만, 움직일 기회를 열어준 것에서도 만족감을 준다. 여행은 ‘행복’이고, 여행은 ‘기분 좋은 추억’이며, 여행은 ‘젊은 기분으로의 여행’이라는 ‘할배4’들의 말에 당장 떠나보는 것은 어떻겠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꽃보다 할배>는 최상의 조합으로 뭉쳐진 드림팀이었다. ‘할배4’와 짐꾼 서진의 조합은 더 나오기 힘든 조합이기도 하다. 나영석 PD에게는 행운을 불러다 준 조합이며, 시청자에게는 가슴 따듯함을 안겨준 최상 최강의 조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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