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천명훈 살린 유재석 깐족의 힘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7. 1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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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빛이 안 드는 곳에 비친 태양의 힘은, 썩어가는 줄기에 꽃을 틔우게 했다. 이 말은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천명훈의 예능감을 살린 유재석의 힘을 말한다.
<해피투게더: 핫젝갓알지 특집>은 아이돌 1세대 H.O.T.(핫)와 젝스키스(젝), god(갓), NRG(알지)의 멤버들이 ‘핫젝갓알지’ 팀으로 활동하면서 예능에 출연하게 된 것으로 에이치오티에 문희준과 토니안, 젝스키스의 은지원, 지오디의 데니안, NRG의 천명훈이 출연해 예능에서 갈고 닦은 웃음을 아낌없이 보였다.
이들은 이미 <불후의 명곡>을 통해서 한 차례 우승한 바 있는 팀으로 원조 아이돌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이후 여러 예능에서 만날 수 있어 반가운 것은 한 시대 가장 핫 한 대중문화 아이콘이 한 데 모여 다시 만난다는 기분을 줘 새로움을 느끼게 하며 반가움이 된다.
‘핫젝갓알지’는 단독 팀이 아니기에 더 의미가 크고, 그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해 소중하게 여겨진다. 외국 가수들이 콜라보로 음악을 만드는 경우와 한국 가수들이 피처링 형태로 만나는 경우는 많지만, 한 팀이 아닌 여러 팀에서 활동했던 전설의 스타들이 한 데 모인 것은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말이다. 외국에서는 간간이 볼 수 있는 형태.
‘핫젝갓알지’는 가요계의 산증인이기도 하지만, 이들은 예능계에서도 적잖이 재미를 주는 가수이며 예능인이다. 문희준은 문보살 소리를 들으면서 여러 예능을 거치며 나름 꽤 입심을 자랑하는 예능인이 됐고, 은지원 또한 많은 예능에서 독보적 캐릭터를 구축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데니안은 배우로 변신해 인정을 받았으며, 현재는 예능에서도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한때 예능계에서 ‘부담 보이’로 왕성한 활동을 자랑하던 천명훈만은 그것이 힘든 모양새다. 천명훈은 같은 팀이었던 이성진이 주접이란 캐릭터로 왕성한 활동을 할 때. 그와 성격이 비슷한 캐릭터들이 인기를 끌 수 있었다. 느끼한 표정과 부담스러운 댄스 퍼포먼스 등은 그의 가장 큰 장점이 되어주었다. 그러나 그것도 어느 시기부터는 어려웠던 것이 사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천명훈은 대중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천명훈은 현재 대중문화에서 먹히는 예능감은 보이지 못했고, 그만큼 인지도도 약해 지금의 프로젝트 그룹이 된 ‘핫젝갓알지’에서도 인지도는 최하일 수밖에 없다.
‘핫젝갓알지’는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여러 예능에 얼굴을 비치고 있고, 그들이 출연한 <현장토크쇼 택시>에서는 다른 멤버는 고루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지만, 천명훈만은 유난히 자신의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원 팀으로 활동을 할 때도 대중에게 인지도가 가장 떨어지는 팀이기도 했거니와, 현재 다시 만난 팀에서도 활약에서 가장 떨어지는 천명훈은 이렇다 할 예능감과 어떤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위치에 서 있다.
하지만 <해피투게더>에서는 달랐다. 그 이유는 유재석이라는 절대적인 무게추가 있기 때문. 아무리 인지도 순으로 밀려 앉는다고 해도 유재석은 그늘진 곳에도 손을 뻗을 줄 안다. 그래서 이번 <해피투게더>에서는 천명훈이 남들만큼이나 큰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천명훈이 빛을 발할 수 있게 한 것은 유재석의 깐족의 힘. 애써 포장만 해주는 것이 아닌, 적당히 자극을 위한 깐족은 의기소침한 천명훈을 일어설 수 있게 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해 줬고, 천명훈은 그 발판을 힘차게 딛고 일어나 웃음을 줄 수 있었다.
유재석은 천명훈이 불운과 어둠의 아이콘으로 그에게 자리했던 고난의 액을 박명수가 옮겨 받았다고 놀려, 박명수가 액받이 예능인 캐릭터가 될 수 있게 하기도 했다. 썩은 개그와 無논리 시비 개그를 보이는 박명수에게 또 하나의 캐릭터를 던져준 것도 그의 능력.
유재석은 천명훈뿐만 아니라 은지원에게도 아낌없이 깐족거리며 직언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문희준이 토니안을 놀리기 위해 자신의 동생이 문혜리라고 간접적으로 사귀는 이를 언급하자, 얼른 참여해 ‘혜리는 잘 있느냐’라며 놀리는 유재석은 고른 햇살나누미였다.
은지원이 단맛만 나는 콜라닭 요리를 가지고 나와 ‘뼛속까지 스며들었다’고 말하자 ‘아니다. 속은 하얗다’며 스며들지 않았다고 어깃장을 놓는 웃음. 이어 ‘(이거) 무쳐먹는 거예요. 콜라에?’란 깐족은 크게 웃을 수 있게 한 장면이다. 게다가 ‘콜라보레이션이 여기서 쓰는 말이냐’는 깐족 대폭발의 장면은 포복절도할 장면이었다.
유재석은 천명훈이 웃길 수 있게 많은 부분을 배려했다. 자신의 팬클럽 이름 ‘천재일우’의 뜻이, ‘천 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인연’이라는 말에 “그래서 이름이 천명훈이구나”라는 말은 웃음과 함께 천명훈을 부각시킨 장면이 된다. 끊임없는 깐족에 천명훈은 그의 고유캐릭터인 ‘천데렐라’까지 다시 조명을 받을 수 있었다. 또 특이할 것 없는 떡볶이는 그냥 사 온 떡볶이냐 놀리는 깐족 또한 큰 웃음거리였다.
사실 가장 빛을 발할 수 없는 천명훈이었지만, 남들 못지않게 빛을 발할 수 있게 한 것은 유재석의 효과적인 깐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카메라 앵글에서 사라지는 위치, 가장 빛을 보기 어려운 위치의 천명훈을 완벽히 배려한 유재석의 햇살 나누기는 그 어느 때보다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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