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날 선 사회풍자의 귀환?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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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고유의 맛이 살아나고 있는 것일까? 정확한 시기는 일단 생략하고 이야기를 해 보면 <무한도전>의 날 선 풍자가 사라진 것은 지금은 없는 제작진의 변화가 있을 때부터였다고 느껴진다. 기존 사회 풍자가 들어간 ‘무도’는 팬들에게 열화와 같은 성원을 얻었던 기억이 있다.

‘무도’하면 수없이 많은 사회풍자의 요소를 통해서 숨겨진 코드를 찾아내는 추리극 같은 긴장감을 가지고 보게 하는 흥미로움이 있었다. 그래서 그 당시 사회의 움직임을 알 수 있고,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로서 항상 진일보한 예능의 면모를 보여왔다.

그간 그런 요소 모두가 사라졌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분명 느껴진 것은 상당수 자제가 된 면들이 있었다는 것.

어떨 때에는 보여도 말을 안 하지만, 어떨 때에는 또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일 때가 있음에 시청자의 일부는 ‘무도’가 풍자기능을 상실하지는 않았나 하는 걱정을 한 이도 분명 있었다.

허나 이번 <무한도전: 맞짱> 특집은 그런 염려나 걱정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풍자요소가 보일 정도라 판단이 됐다. MBC의 현 상황과 정권 말에 일어나는 부정한 권력 남용의 모습들을 생각할 수 있는 모습들이 여러 곳에서 보였으니 고유 풍자기능을 잃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세대 차이로 OB팀과 YB팀으로 분열된 상황은 현 MBC의 자화상일 것이다. 끊임없는 갈등과 분열. 그리고 제 3 노조의 등장은 기존 틀을 와해시키려는 모습들인데 ‘무도’는 이 두 팀에 지원군을 등장시켜 더 강화된 대립과정을 보여줬다.

유재석과 정형돈의 멱살잡이 모습은 우리가 쉽게 보는 모습이며, 현재 국회도 여야가 끊임없이 대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 정권이 들어섬에도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않으려는 모습들은 진절머리나는 모습이다. 새 내각 구성은 이미 지체되고 아무리 청렴한 이를 뽑으려 해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일단 누구든 싫다는 그들의 본심이 더 지체하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무한도전>에서 OB팀과 YB팀으로 나누어 건달 컨셉을 하며 표현한 내용 중 ‘일심(一心)’이란 단어는 두 팀이 하나가 돼야 함에, 되지 못하는 상황들은 현 정치권의 모습들과도 일치하며, 현 MBC의 상황과도 일치하는 모습이다.

박명수와 못친소에서 활약했던 하림이 양쪽 팀 주장을 맡았지만, 사실상 그를 조종하는 인물은 뒤에 숨은 인물 유재석과 노홍철이었다. 실질적 실세는 따로 있는 모습은 묘하게 어떤 두 인물을 생각하게 했다. 권오중이 ‘여의도 권 집사’라고 했는데, 조금 높이 있는 모 집사와 모 사장의 관계를 연상하게 하는 것도 큰 웃음거리였다.


얼마 전 노회찬 대표가 ‘떡값 검사’의 이름을 실명 공개하여 의원직 상실 위기에 처한 상황도 묘하게 일치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무도’에서는 ‘조직 검사’로 표현됐지만 딱 보기에도 왠지 ‘조직 검사는 떡값 검사’를 연상시키는 단어일 수밖에 없었다.

연결해서 생각해다 보면 묘하게 분장에서도 이 사회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상황들과 인물들이 묘사되는 듯싶기도 했다. 정준하는 김어준, 윤종신은 진중권을 연상시켰으며, 권오중은 높으신 모 집사님. 박명수는 꼭두각시로 조종당하는 모 사장과도 같은 모습을 보였다.

이번 <무한도전>은 겉으로 보이는 면에서 충분히 웃음을 준 회였다. 단어 하나하나가 귀에 쏙쏙 들어올 정도로 큰 웃음을 주면서도, 그 안에 혹시 숨은 내용은 없을까? 싶어 현 사회의 문제들을 대입해 보니 묘한 우연일 수도 있지만, 너무도 일치하는 모습들이 보여 놀라움을 줬다.

참으로 잘 만들어진 <무한도전: 맞짱 편>이었지만 박명수의 노홍철을 향한 지나친 오버성 공격. 제작진과 유재석이 박명수를 띄우고 보호하려는 모습들은 앞으로 더는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다.

그것만 뺀다면 웃음거리는 넘쳐 흘렀던 편이었다. 정형돈이 상황극 허세 놀이를 하다가 얼음 위에서 나뒹구는 모습과 정준하가 박명수의 말은 방귀나 다름없다! 란 말은 폭소만발하게 한 장면이 됐다. ‘반인반소’의 정준하, 노긍정 선생의 회춘한 모습에 데프콘의 마포 꿀주먹. 그 외에도 웃음거리는 넘치고 흘렀던 맞짱 편이었다. 무엇보다 풍자가 리얼했던 편으로 남을 것이다. 날 선 자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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