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2, 신지훈 탈락 보며 안타까웠던 이유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2. 1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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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 시즌2> 생방송 진출 전 마지막 무대 종료 이후 두 사람의 안타까운 이가 생겼다. 총 7팀의 2위가 벌이는 배틀오디션은 5팀의 합격과 2팀의 탈락이 있었고, 윤주석과 신지훈이 탈락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누구보다 우승후보로 꼽았던 이들의 탈락이기에 그런 생각은 어쩌면 당연한 일.
결과를 놓고 봤을 때 두 도전자 모두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것을 보이지 못했기에 탈락도 당연한 결과였다. 더군다나 신지훈은 울음을 터뜨리며 확실한 탈락이라 심사위원들도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리라.
허나, 두 탈락자 중 유독 신지훈의 탈락이 아쉬웠던 이유는 오디션 중 보인 울음의 단순한 원인만은 아니다.
탈락 이전 신지훈을 보며 들던 아쉽고도 안타까웠던 마음은 그 작은 소녀가 음악이란 환경을 너무 잘못 만났다는 느낌을 받아서였다. <K팝스타2>를 본 시청자라면 누구나 알다시피 신지훈은 음악이 아닌 피겨스케이트라는 아주 다른 세계에서 활약을 해왔다.
그 소녀가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은 피겨를 하며 음악을 받아들이는 것과 자신의 부모가 듣는 성인 대중가요 세계가 음악의 전부였던 소녀라는 점이 아쉬움을 더했다.
신지훈은 점차 노래 대결을 해야 하는 <K팝스타2>에서 남들과 겨룰 때 보여줘야 했던 음악은 자신이 듣던 음악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음악이었다. 그녀가 듣던 것은 8~90년대풍의 부모가 좋아하는 발라드 노래가 전부였고, 피겨를 하며 듣던 외국곡들은 일부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정작 그녀가 합숙 기간 배우고, 그 전에 잠시 들었던 팝을 가지고 빠른 시간 안에 소화하며 부른 노래는 기대를 안 했지만, 대중은 그녀의 노래에 빠져들었다. 그녀의 음색을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마이클 잭슨의 음악은 대중뿐만 아니라 심사위원들도 놀라게 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신지훈의 실력이 재평가된 것은 사실 시간이 조금 지난 시기부터였다. 남들처럼 처음부터 인정을 받은 것이 아니라 마이클 잭슨의 ‘벤’을 부르고, ‘I’ll be there’를 부르며 더욱 대중들이 그녀의 음색에 빠져들 수 있었다. 기대를 안 하던 심사위원들도 어느 순간 아무렇지 않게 열리는 천재적인 창법 소화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들이었다.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시키면 다하는 것에 놀랍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어느 순간 던져주면 척척 소화해 내는 모습은 놀라움이었을 테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빠르게 소화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의 문제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기대는 커지고 소화할 것들이 많아지는 것은 신지훈에게 적잖은 부담거리였을 것이다.
연습생은 몇 년의 기간을 연습하는데 신지훈은 고작 몇 개월 안에 이 모든 상황을 꾸준히 연습해온 이들과 경쟁을 한다는 것은 심적인 부담거리임에는 분명했을 것이다.
신지훈이 환경적으로 너무도 불리한 상황이란 것은 그간 들어온 음악이 올드하다는 데 있다. 창법이나 정서가 부모의 음악 선호도에 맞춰 있다는 것은 아주 큰 약점일 수밖에 없다.
보아의 지적에서 턱을 빼니 올드해지는 느낌이 있다고 한 것도 정확한 지적이다. 그러나 그 턱을 빼고 노래를 하는 버릇은 그 소녀가 성장하면서 듣던 음악적인 정서에서 기인한다는 점이 아쉬움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고칠 수 있으나,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 단기간 배틀을 벌이는 곳에서의 안타까움이랄 할 수 있을 듯하다.
하나의 또 다른 안타까움은 지나친 기대와 부담을 안았다는 점일 게다. 김도연의 자진 하차의 이유가 남들보다 못한 열정이고, 자신이 가고픈 길이 다른 곳이었다고 하는 점은 일정 부분 차츰 올라가면서 생기는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다.
신지훈은 더욱이 아주 생소한 곳에서의 도전을 하고 있다. 양현석이 신지훈을 생각한다면 부모님이 생각을 잘하셔야 할 것 같다는 말은, 조금 더… 아니 무척이나 가능성이 큰 가수로서의 발전에 힘을 줘야 한다는 말이기도 했다. 실제로 마음만 잘 먹고 성실히 음악 공부를 한다면 신지훈은 누구보다 무서운 신인으로 대중을 감동하게 할 수 있다.
처음엔 그저 신기한 곳의 도전이었겠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며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수십 배의 부담감은 한 번 터진 울음을 그치지 못한 주된 이유일 수도 있다. 만일 신지훈이 김도연 양 대신 생방송 무대에 진출한다면! 부담감을 털어 내주는 것과 가요든 팝이든 정확히 신지훈에게 맞는 음악을 골라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신지훈은 단기간의 오디션을 통해 가꾸어질 원석이기보다는, 2~3년 꾸준히 처음부터 음악공부를 시켜 최고의 가수로 만들어 보자는 프로젝트가 필요한 원석이다. 그것까지 가능한 <K팝스타2>라면 더욱 칭찬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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