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길, 고정 수성 위한 데프콘 경계. 살아있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2. 12. 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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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택배 두 번째 시간도 감동과 웃음의 연속인 시간이 됐다. 초반 싸이의 미국 진출에 얽힌 이야기와 진출한 이후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외로움은 시청자들도 충분히 공감할 그런 것이었다. 더욱이 싸이의 겸손한 긴장감은 후배들이 보고 배웠으면 좋을 만한 모습으로 다가와 적잖이 흐뭇함을 느끼게 했다.
싸이와 노홍철의 대화는 진솔한 형 동생과의 이야기였지만, 시청자들은 그 모습이 너무도 자연스러워 둘의 관계 속 대화를 보면서 흐뭇할 수 있었다. 또한, 평소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알게 된 것은 <무한도전>과 함께 시청자가 만족할 수 있는 매우 알찬 시간이 되어 주었다.
2013 무한도전 해외 달력 배송을 맡은 멤버는 미국의 노홍철과 러시아의 정형돈, 베트남에 하하-별 부부가 각각 제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내며 뿌듯한 마음을 갖게 했다. 달력 세트가 비록 단가로서는 얼마 되지 않는 물건이라지만, 배송하는 마음에는 돈으로 평가할 수 없는 가족과 친구의 끈끈한 정을 배달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그 정이 온전히 표현된 것은 시청자로서 더없이 행복할 수밖에 없었다.
혹자는 그 얼마 되지 않는 달력 배달하고자 피 같은 돈을 쓰느냐! 하지만, <무한도전>이 택한 해외배송은 돈으로 평가되지 않는 가족과 친구의 정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그런 특집으로 작은 의문을 가진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의 외로움을 치유해 준 특집으로 남게 됐다.
싸이가 외국에서 마음 놓고 수다를 떨 수 없는 외로움에 있었지만, 평소 친하디친한 노홍철이 달력을 들고 와 마음속 켜켜이 쌓여 있는 속마음을 털어내는 장면은 그래서 더 감동적일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해외배송의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국내배송의 ‘무한택배 특집’은 이처럼 단순한 배달이란 개념을 넘은 힐링의 코드를 심은 특집으로 남았다.
그 와중에 웃긴 장면도 수없이 많았지만, 이번 특집을 통해 보인 길의 데프콘을 향한 경계심의 눈빛과 말. 그리고 행동의 티격태격하는 장면은 웃음과 함께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장면이 됐다.
데프콘은 정작 고정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는 상태에서 욕심 없이 들이미는 코드가 부담 없이 시청자에게 먹혀 들어가 시청자들은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다.
그러나 데프콘이 여유 있게 웃길수록 불안해지는 멤버가 있다면 길(길성준)일 것이다. 길도 데프콘과 마찬가지로 부담 없이 들어왔다가 고정 멤버가 된 케이스로 7인의 멤버외에 또 한 명이 낀다는 것은 적잖은 경각심을 주기에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유재석의 ‘옵션2’ 데프콘이 출연하자 길은 내심 당혹스럽기에 경계를 하는 모습은 웃음을 주는 대목이었다. 길의 입장에서는 자신도 저렇게 들어왔는데, 데프콘이 뜻밖에 빵빵 터뜨리는 웃음을 줄 때는 당연히 가슴이 철렁거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계하는 모습의 시간을 넘어서도 그들은 나름 흩어져 웃음을 잘 뽑아냈다. 길은 자신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대충 생각하고 내뱉는 말이 웃음을 줬고, 또한 대단히 많이 아는 것처럼 허세를 부리다가 곧바로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은 잘 돼서가 아니라, 오히려 못돼서 웃음을 주게 된다.
데프콘은 유재석과 조를 이뤄 옵션답게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웃음을 준다. 그의 무기는 인지도 없는 굴욕의 개그라면 개그. 시민 중 나이가 많은 분들에게는 아무래도 모르는 인물이기에 못 알아보고 그에게 주는 굴욕은 해골 백 개 이상의 충격을 주며 웃음을 주게 된다.
실명이 아닌 가명을 쓰는 ‘데프콘’은 시민에게 그 이름이 어려워도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기에 어느 때에는 ‘대포폰’이 되고, 또 어느 때에는 ‘데포콘’이 되는 수모를 겪게 된다. 그러나 사람 좋은 웃음으로 응수하는 모습은 시청자의 웃음보를 자극하는 장면이 됐다.
길과 데프콘의 공통점이라면 길게 활약을 했든, 짧게 옵션으로 <무한도전>에서 얼굴을 비쳤든 모두 굴욕적인 인지도 수모를 당했다는 점이다. 또한, 뭔가 한 가지 부족해 보이는 그들의 웃음은 막상막하의 웃음처럼 다가왔다. 앞으로 이 그림도 뜻밖의 웃음을 주는 코드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길의 해양생물 캐릭터의 성공 이후 한껏 우쭐해진 마음으로 유재석에게 캐릭터가 없다고 공격을 하는 장면은 물오른 길의 개그 감각이라 칭찬을 해 주고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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