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쇼 김수로, 너무 완벽한 능력에 허수아비된 진행자?

표현하기 나름이지만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여 SBS <GO쇼> 2회는 김수로가 모든 분위기를 가지고 놀았다고 표현을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말이지 않을까 싶다. <런닝맨>이 나오기 이전 <패밀리가 떴다>에서 신들린 재미를 주던 그가 자신의 영역인 배우의 길에서 활약을 하던 참에, 새로 론칭된 <GO쇼>에 출연하여 그의 숨겨진 재능을 아낌없이 쏟아낸 것은 기존 진행자들이 창피할 정도의 활약도였다.

그렇다고 기존 진행자들이 제 역할을 못 한 것은 아니지만, 김수로의 능력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활약을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김수로는 출연한 첫 부분부터 끝나는 그 시간까지 단 한 번도 자신의 페이스를 남에게 넘기지 않는 엄청난 실력을 보여줬다.

분위기를 풀었다 쥐었다 하는 능력을 게스트가 보여준 것은 진행자에게 있어서는 창피한 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 활약은 미미했다. 전체적인 웃음 장악 능력을 김수로가 쥐고 뿌려주면 윤종신과 정형돈이 주워서 씹어 재미를 주는 방식이었지만, 김영철과 고현정은 그 활약이 한참 떨어지는 면을 보여줬다. 그들이 보여준 것은 리액션 정도였을 뿐.

뭐 그렇다고 하여 아예 못했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은 분위기의 흐름이 자연스레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을 끊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영철과 정형돈은 착실히 게스트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줬고, 고현정은 말도 안 되는 진행자의 모습으로 그런 리액션을 막는 전무후무한 4차원 행동을 하여 웃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밉지 않은 것은 그녀만이 보여주는 행동방식이기에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는 면이라 평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의 타이틀로 ‘허수아비된 진행자’라고 표현을 한 것은 사실 안 좋게 평을 한다기 보다는, 김수로의 능력이 너무 뛰어났기에..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못한 부분을 일컬어 표현을 한 것이지 아주 못했다는 이야기가 아님을 다시 한 번 밝혀둔다.

김수로는 현재 뮤지컬 제작자와 함께 동시에 배우로서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그가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란 제작자로서의 예능 애드리브일텐데, 그가 보여주는 예능 애드리브는 최상급 품질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그가 말하고, 그가 행동을 하는 하나 하나에 담긴 웃음은 감히 김제동조차도 따라올 수 없는 단계의 퀄리티였다. 자신의 분야에서 전부 한 가닥 한다고 하는 진행자들이 김수로 한 명을 못 당한 것은 길이 남을 이야깃거리일지도 모른다.

김수로가 보여준 진행자들을 가지고 노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고현정의 배우 레벨을 정하는 부분에서 굉장히 예민할 대목이지만 가차없이 A- 라는 점수를 준 것은 아무리 진행자라고 해도 기분이 나쁠 이야기였을 것이다. 하지만 자리가 웃자고 하는 자리라 이해를 하고 넘어간다. 그러나 제 아무리 예능이라고 해도 그가 한 이야기는 너무도 정확한 지적이었다.

그냥 웃자고 한 이야기라고 애써서 이야기 했지만 현실상 그가 말한 대로 300만 이하의 흥행성적을 거두는 배우들이 대우를 못 받는 것은 당연했고, 또 배우들이 그 정도 역할을 못하는 부분은 과하게 평가를 할 수 없는 면이기도 하다.

고현정은 TV에서 탤런트로 유명할 뿐. 영화 배우로서 그녀가 남긴 작품 중에 유명한 것은 고작 <여배우들>밖에 없다. 십여 년 간 배우로서의 직업을 가졌지만, 그녀는 TV스타이지 스크린 스타가 아님에 배우란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서러워하고 있는 것이 현재다. 그런데 쳐 준 점수가 A- 이니 예민한 그녀에게 웃자고 한 이야기지만 그리 달갑게 들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는가!

김제동에게는 B-의 평가를 내리고, 윤종신에게는 B+을 준 김수로에게 누구를 A+주겠는가? 라는 질문에 ‘하정우’를 먼저 대고, ‘박해일’을 이야기하며 A+을 준 것은 굉장히 정확한 평가였다. 대선배들의 점수를 줄 때에는 약간 개인적인 과장된 점수를 줬다고 했지만, 뭐 그 조차도 정확한 점수였을 것이다. 예민한 이야기지만 웃음을 섞어내는 그 능력이 띄어나 그 누구도 그것이 틀렸다는 말을 할 수 없는 정도였다.

김수로는 끊임없는 이야깃거리로 진행자들을 능수능란하게 부리며 웃음을 주고 분위기를 압도한다. 외국에 관련된 지식이나 경험들을 많이 쳐주는 그가 친하다고 하는 굵직한 해외스타들을 언급한 것은 여러 진행자를 놀라게 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 자신 위주의 생각이란 것을 알 때에는 전부 폭소를 터뜨리는 지점이 되고 만다.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김수로의 웃음 폭격에 고현정은 유례없는 정수리 과다 노출쇼를 보여주며 졸도 일보 직전까지 가는 맛을 보게 된다. 고현정의 컨셉 하나는 제대로 잡아주고 간 것이 김수로의 능력으로 봐야 할 듯하다.

김수로의 환상적인 애드리브가 작렬한 것은 정형돈을 개로 만드는 부분에서 이루어진다. <GO쇼>가 시추에이션 토크쇼라는 부분을 가장 잘 살린 게스트 김수로가 보여준 상황극은 그야말로 명작으로 남을 만 했다.

갑작스레 정형돈이 산삼이 되는가 하면, 갑자기 개로 변하고, 산삼이 된 정형돈이 웃자.. 산삼이 웃는다! 놀리는 그들의 호흡은 놀라움 그 자체의 모습이었다. 김영철에게는 정극과 시트콤, 뮤지컬로 이어지는 주문을 해 땀을 쏙 빼 놓더니, 고현정을 거꾸로 오디션 보는 장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는 장면을 삽입하여 넣고 재차 정형돈에게 개로 변한다는 주문은 모든 이를 졸도 직전으로 몰아가는 웃음을 만들어 낸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활약이었다. 춤과 언변.. 그리고 <GO쇼>가 추구하는 시추에이션 토크쇼까지 그가 보여준 부분은 완벽함 그 자체였다. 고현정이 제대로 진행을 하지 못하고 연신 정수리 과다 노출쇼를 보여준 것은 김수로의 완벽함이 빚어 낸 작품이었다.

* 여러분들의 추천 한 표는 저에게 큰 힘을 줍니다. 추천쟁이는 센스쟁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