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김진아 출연보고 놀라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1. 1. 2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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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예능계의 독보적인 1위 프로그램 <놀러와>에 80년대를 주름 잡았던 '전설의 미녀스타'들이 나왔다. 놀러와만의 감성코드는 추억 되살리기를 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 그런 추억 되살리기는 기존 시대를 많이 살아 온 사람들에게 많은 향수를 던져주고 있다. 그렇다고 젊은 세대들이 이해를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기에 오히려 신선한 자극을 주는 듯하다.
지나온 80년대의 대스타들이 지금은 어머니 역할의 배우로 살아가고, 간판스타에서 조연 스타로 활약을 하는 서러움까지 이번 '놀러와'는 확실히 풀어주는 것 같았다. 왠지 한이 서릴 듯 한 그녀들(김창숙, 김청, 차화연, 김진아, 금보라)의 살아온 배우의 삶들은 뭔가 보상받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지금 어린 나이의 세대들은 그녀들의 이름을 아예 모르고 살아가는 이들도 많다.
그런데 그 예전 화려했던 스타로서의 군림하던 시절 향수를 자극하면서 그녀들의 아쉬움을 달래준 것은 그 기획 자체가 더 특별할 수밖에 없음을 느끼게 된다. <놀러와>는 참으로 대단한 프로그램이란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시봉 특집', '나쁜 아저씨 특집', '노래하는 괴짜들 특집', '성우특집' 등 수많은 이야깃거리로 많은 이들의 추억을 되살리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부모님 세대들의 이야기를 듣는 특별한 경험까지 제공한다.
그러한 가운데 이번 특집에는 '김진아'가 출연을 했다. 그러나 그녀를 보고는 일순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남아있긴 하지만 그녀의 전성기 미모와는 분명 다른 모습에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는 현재 '김진아'가 불치병에 걸려 투병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삶이 순탄치 않은 것은 그 삶에 묻어난다. 비록 연예계에서 떠나긴 했지만, 자신이 진정 하고픈 마음의 고향은 분명 배우 생활이었는데도, 뭔가를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떠난 것에는 이루 말 할 수 없는 아픈 기억이 남아 있었을 것이다.
옛 명성만으로 만족하기에는 다하지 못하는 말들이 많아 보였다. 데뷔를 시작으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자신감을 어떤 이유로 잃은 후에는 겁이 나서 활동을 자제한 것은 그녀 스스로 너무 큰 후회거리로 남는 기억이었을 것인데, 놀러와는 그러한 이야기라도 털어놓으라고 그녀와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이들을 같이 묶어서 출연을 하게 해줬다.
화려한 만큼이나 연예인으로서 얻고 있던 인기의 물거품은 금방 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은 바로 그녀의 은퇴 시기와 같이 한다. 부자는 망해도 삼년 간다는 말은 그저 속담이듯, 연예인 은퇴하자마자 인기는 간다는 말대로 그녀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인기는 있었지만, 그런 인기의 부작용은 그녀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에 대서특필 되는 이슈의 포커스는 임권택 감독의 꾸중으로 인해서 은퇴를 했다고는 하지만, 그 이면에 숨어있는 아픔들이 직간접적으로 그녀를 은퇴하게 만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아는 은퇴를 한 계기가 임권택 감독이 하던 '연산일기'의 장녹수 시절이었다고 말을 한다. 사극이 두 번째 작품이었지만, 자신이 연기해 왔던 경험에서 다 익히지 못한 실력에 임권택 감독으로 부터 꾸중을 듣지만, 당시 그런 꾸중에 잘못한 것을 알긴 했어도, 끝내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서 은퇴를 결심할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은퇴 결심은 단지 임권택 감독에게 꾸중을 받아서가 아니라는 것은 방송을 통해서 충분히 보였다. 인기를 얻고 있던 시절이었지만, 뭔가 스스로도 자신이 없었던 자아를 봤기에 용기를 잃고 쉬려고 하면서 그대로 배우를 접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으로 보였다.
대중들의 인기를 얻고, 항상 사랑을 받았지만, 자신의 생활에 있어서는 만족치 못하는 그 무언가에 대한 갈구는 결국 배우 생활을 떠나게 되지만, 그래도 다 이루지 못한 그 한은 어찌 할 수가 없었던 것이 바로 김진아였다. 또 당시 아픔으로는 자신이 혼혈아 취급을 받는 것에 대한 것도 있어 보인다. 이국적인 마스크라는 것이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뭔가 자신을 그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여기는 것에 대한 불편함은 큰 갈등으로 남았을 것이다.
결국 다시 그녀는 연예계를 그리워하고 돌아와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청천벽력과도 같이 그녀에게 들려온 것은 '불치병' 판정이었다. 어느 날부터 그녀는 몸이 붓기 시작하고, 어떤 이들에게는 붓기 때문에 성형수술을 한 것은 아니냐는 시선에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다. 그래서 검사를 하지만 역시나 그녀에게 내린 병의 판정은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회복은 불가능한 상태의 병'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렇게 힘들게 살아오면서도 뭔가 마음의 고향을 찾는 '김진아'의 모습은 어찌 보면 아름다워 보이고, 어찌 보면 참으로 안쓰럽기 그지없다. 그녀가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 그래도 그녀가 갈 곳은 변함없이 배우의 길이 아닐까? 그런 그녀의 작은 행보에 그저 응원을 할 뿐, 도와줄 것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리고 그 조그만 용기와 열정에 놀라움을 갖는다. 불치병도 그녀의 열정을 이기기는 힘들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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