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감사의 마음 특별한 전달방식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1. 1. 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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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대망의 2011년 한 해를 기운차게 내 딛고 있다. 2011년 <무한도전>은 장기 프로젝트 보다는 단기 프로젝트를 위한 행보를 하겠다는 결심을 했고, 앞으로 그렇게 거의 대부분의 방송이 만들어질 것은 이제 공식적인 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에서는 일단 급조를 한 듯한 이번 내용은 시청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지만, 이 조차도 급하기는 해도 그들의 아이디어가 진하게 배인 웃음과 재치가 있었음을 느낀 것은 애써 부인하고 싶지 않다. 2011 단기프로젝트에 대한 고민은 사실 내용의 충실도 보다는 시청자와 언론들의 말 많은 요구에 맞춰 보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이기에 무한도전 애청자로서 그들을 믿어 볼 수밖에 없다.
그러한 가운데 시작된 2011 <무한도전>에서는 '정 총무가 쏜다'라는 기획을 급작스레 한다. 이는 갑자기 부상을 당한 '길' 때문이기도 했고, 그 전 부상을 당한 '정형돈'의 여파이기도 했다. 시의성 있는 단기 프로젝트를 생각하다 보니 바로 보여줄 방송이 없었다고 그들은 말한다. 그러며 미방분을 찾을 수 없냐는 한 멤버의 말에 유재석은 그러기엔 너무나 젊은 모습들의 미방분 밖에 없다는 말로 웃음을 준다.
그러나 이런 이유와는 달리 생각을 해 보면 이번 <무한도전>은 어쩌면 그동안 수고를 한 모든 <무한도전> 식구와 무한도전을 사랑해 주는 시청자를 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메시지가 있는 것으로 시작하려는 듯 보였다.
이 글을 시작하며 그런데 왜, 프로그램이 전하는 메시지를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썼나 이야기를 해 보자면 그들이 나누는 대화와 꾸며진 기획의도 속에 숨겨진 내용들이 있어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새해 첫 방송이나 다름없는 이번 방송을 통해서 지난 연말시상식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 힘을 얻을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방식에서도 그런 면은 보였다.
우선 유재석과 박명수의 수상한 것을 크게 다루지 않았지만, 그와 연관된 이야기들을 조심스레 풀어놓았다. 아깝게 무관의 서러움을 당한 '정형돈'을 위로코자 유재석은 2011년 연예대상을 정형돈에게~ 라며 힘을 북돋웠다. 그리고 박명수가 KBS 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을 향해서 대상은 힘들겠다는 말을 한 것을 가지고 예언자인듯 취급을 하며 한바탕 웃음을 줬다.
사실 이 부분을 이야기 한 것은 박명수가 예언자이기 보다는 얻어 걸리는 부분을 웃음으로 승화시킨 것이 옳을 것이라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항상 안 좋은 이야기가 골자인 독설이라는 부분에서는 쉽게 던지는 말이 나중에 정말 안 좋은 상황이 터지면 그 상황에 들어맞는 것을 가지고 마치 신통방통하다는 듯 예언이라는 말로 끼워 맞추는 것에 대한 일종의 다른 시선의 풀이였다고 생각을 한다.
어떻게 감사의 전달을 했는가?
<무한도전>의 근간을 이루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연기자뿐만 아니라 제작진이 존재한다. 이 한 프로그램을 위해서 움직이는 스텝이 무려 100명이 넘는 수를 자랑한다. 항상 그들은 그늘에서 고생을 하지만 결과적으로 어떤 상을 받는 부분에서는 철저히 숨은 공로자가 되고는 한다. 그렇다고 그 부분이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는다.
다만 연기자들이 상을 받을 때 당연히 말을 하는 감사의 말에 그들이 잠간 다뤄질 뿐 그들은 뚜렷한 보상을 받는 부분이 없다. 그런 스텝의 고생을 치하하고자 그들은 이런 기획을 했을 지도 모른다. 아니 그렇게 생각을 하고 싶고 그럴 듯하다.
한 개인의 연기자가 돈을 쓴다는 것만 1차원적으로 본다면 이 프로그램을 향해서 내 뱉는 말들이 고울 리는 없다. 그렇기에 방송이 끝나고 어김없이 이런 1차원적인 기사들은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소비조장이라는 키워드로 말이다. 하지만 생각해 볼 여지가 있었던 것은 이번 돈을 쓴 대상이 모두 연기자와 스텝이 중심이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그것이 1차원 적으로 소비조장이 아니었음은 쉽게 알 수 있다.
일단 개인의 돈이 들어갔지만 그것은 연기자들이 수시로 스텝들에게 하는 씀씀이 부분을 방송을 통해서 게임을 해서 베푼 것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1차에서 4차까지 이루어진 '정 총무가 쏜다'는 그간 꾸준히 연기자와 스텝을 향해서 한 턱을 내 버릇한 유재석이 1차를 맡았고, 2차는 정준하, 3차는 노홍철, 4차는 다시 정준하가 내는 방식이었다.
감사의 전달 방식은 정준하가 쏘는 방식이었으나 게임을 통해서 다른 멤버들도 참여하게 만든 것이 룰이었다. 정준하 만을 희생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멤버도 게임을 통해서 쏘는 방식을 차용했다. 그 결과 그간 일명 '쏜다'의 주인공이 아니었던 다른 멤버들도 참여를 했다.
1차 쏜다의 대상이 되어 받은 사람은 멤버를 향한 것이었고, 2차도 역시 멤버들의 정서와 지식을 함양키 위한 쏜다였고, 3차는 개그맨 후배를 향한 쏜다, 4차는 한 해 열심히 수고를 한 스텝을 향한 쏜다였다.
이런 그들의 '쏜다' 특집은 에둘러 표현은 했지만 역시 애정이 가득 담긴 방식의 표현이었기에 더 흐뭇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거기에 웃음도 빠질 수 없다고 꾸준히 게임이나 설정을 통해서 재미를 줬다.
미친 존재감의 정형돈은 몸을 다쳐서 불편하지만 자신의 존재감의 리액션과 멘트로 분위기를 잡아냈다. "모터쇼 가서 차 그냥 타 버려!" 라는 엉뚱한 말로 웃기고.. 때때로 귀여운 짜증 섞인 특유의 말로 웃긴다. 이동을 하면서도 웃음은 버릴 수 없다고 엉뚱한 답을 하는 놀이로 재미를 준다. 의외로 '길'과 '하하'가 생각지 못한 웃음을 주기도 한다. 길은 답을 어떻게 되는지 이해를 못 했다는 듯 계속해서 일본 도쿄이야기를 주절대며 바보스러움을 보여줬고, 그런 엉뚱한 바보스러움에 정형돈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린다. 중학교 어디 다녔냐는 말에 '하라주쿠'요. 어떤 형을 좋아하나요 라는 말에 '신주쿠'. 지금 시각은요? 라는 말에 '스미마셍'이라는 말로 정형돈을 눕게 했다.
하하는 갑자기 'ㄲ' 과 'ㄸ' 발음을 '끼역' 과 '띠귿' 이라고 하며 무식의 향연을 보여주며 큰 웃음을 준다.
하지만 이번 무한도전에서 최고의 존재감이라고 했다면 역시 주인공이었던 '정총무'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정총무 정준하는 오랜 밤사업(?)을 통해서 숙련된 계산 능력을 보여주며 총무다운 천재적인 눈대중 계산법을 보여줬다. 그의 계산 능력에 같은 멤버뿐만 아니라 스텝, 개그맨 후배, 일반인 모두가 깜짝 놀라는 계기의 모습을 보여줬다.
수고를 한 모든 <무한도전> 관계자들이 1년을 시작하며 고생에 대한 치하를 하는 자리였기에 더욱 힘내고 2011년 수고해 주길 바란다. 외부의 안 좋은 시각보다, 더욱 내실을 다지는 무한도전이 되기를 바란다. 너무 외부의 압력에 휘말리다 보면 자신의 포맷을 잃어버릴 수 있기에 균형 또한 앞으로도 잘 이루어주길 바란다. 에둘러 표현한 자체 수고 치하에 대해 애청자로 같이 박수를 보내며 힘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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