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탄생 김태원, 음유시인급 심사평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0. 12. 2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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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이 월드오디션을 향한 항해 중 태국 편까지 끝내며 더디었던 걸음을 빠르게 가져가고 있다. 그런데 이 오디션의 재미를 극대화 시켜주는 캐릭터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바로 김태원이었다. 심사위원으로 독설캐릭터가 되어버린 방시혁과, 오랜 노하우의 훌륭한 예를 들어 심사평을 내는 신승훈이 대표적이라고 한다면.. 여기에 절대적인 웃음과 카리스마를 가진 김태원이 그 모든 고수들이 장악한 중원을 단칼에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은 잔뜩 움츠러든 모습들의 풍경들이 아주 많이 보였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오디션 프로그램도 딱딱하지 않을 수 있다고 이번 <위대한 탄생>에서는 '김태원'이 매 순간을 웃음으로 승화시키고, 단지 그것이 웃음만이 아닌 자신의 오랜 경험을 내어 비추는 화법의 결과임을 보여주며 그에게 빠져들게 하고 있다.
감히 어떤 무림의 고수들조차도 그의 앞에선 나서려 하지 않고, 또 나선다고 해도 잔뜩 움츠리며 말을 조심히 한다. 하지만 그의 캐릭터를 아는 이들은 가끔 말을 받아치며 그 웃음에 뛰어들고는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김태원은 한 발짝 빼는 모습으로 그들과 맞서지 않으며 웃음을 유발한다.
어떠한 음악적 소신이 있어서 같은 심사위원들 끼리도 다투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음에도 김태원은 다른 이들의 위에서 생각하지를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겸손함으로 사람을 대하는 그에게 후배이던, 아니던 같은 마음이 되어 그를 맞이하는 것은 참으로 유쾌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위대한 탄생>에서도 김태원은 매순간의 위기를 엄청난 재치로 받아치며 자칫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는 안 좋은 시선들을 모나지 않게 깎아 버리는 고수의 모습을 자랑했다. 분명 힘든 상황에 부딪치는 것은 오디션 프로그램이기에 냉정할 필요가 있을 때가 있는데, 그 냉정함 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비수가 날아가게 마련인 데도 그 비수를 매번 아프지 않게 던지는 이가 바로 김태원인 것이다.
방시혁이 그렇다고 독설캐릭터로 나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날리는 냉정한 평가들의 직선적인 스매싱은 도전자의 마음을 매우 아프게 하는 때가 많다. 슈스케2의 윤종신도 비슷한 캐릭터였지만, 그는 여우처럼 빠져 나가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기에 눈치를 채고 적당히 악당 역할을 했다. 하지만 방시혁은 숨길 줄 모르는 화법으로 많은 이들의 불만을 사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무림의 절대고수인 김태원은 윤종신보다도 몇 갑자 이상의 공력으로 그 아픈 말 조차 응원의 말로 돌려놓는 비법을 보여준다. 분명 아픈 말인데 그는 아프지 않게 던지는 기술을 마음대로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김태원은 그렇다고 해서 할 말을 안 하는 캐릭터는 아니다. 냉정할 때에는 엄청날 정도로 냉정한 것이 그라는 것은 그 주위 사람들은 알 것이다. 하지만 그도 자신의 모습을 어느 정도 알기에 다듬는 기술을 연마했다는 것이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라 할 것이다. 예전에는 나오는 대로 질렀던 때가 있었기에 다툼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그가 보여준 냉정한 말은 많다.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음악은 노래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라는 말로 단숨에 도전자를 얼어붙게도 만든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말을 했다고 해도 단 몇 초 만에 다시 새로운 말로 그 아픈 말을 포장해 상처가 아닌 추억과 충고로 만드는 기술을 구사한다.
웃길 줄 아는 사람이라는 그는 말도 근사하다. 태국 도전자 중에 형제가 도전해서 형만이 붙고, 동생이 떨어질 때에도 칭찬의 당근을 먼저 던져 마음을 미리 풀어준다. "일단 두 형제의 아버님이 노래를 잘 할 것이라고 충분히 인정합니다"로 절대 아프지 않을 칭찬을 하며 도전자뿐만 아니라 심사위원들을 웃게 만들어 준다. 조피디가 최환준 도전자에게 미래가 있어 보여서, 아직 익혀지지 않은 부분이 아쉬워 가르쳐 주겠다고 전화하라고 하니.. "전화 안 받으면 나에게 하라"라며 끼어들며 웃음을 유도한다.
경상도 꼬마인 '유영웅' 도전자에게는 뻔히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조금이라도 아프지 않게 하려 말을 돌리는 기술은 정말 뛰어났다. 하지만 여린 남심에 그만 울음을 터트리기는 했으나 그 누구도 그것이 진정 사랑에서 나온 충고라는 것을 알지 못함은 없었다. "오늘 결정 여부에 따라서 아버지가 가수를 허락한다면서요"라고 말하며 아프지 않게 하려 말을 돌리며 "문제점이 집에서 반주 없이 노래를 많이 연습하죠?"라며 직접적인 아픔을 주지 않게 유도한다. 아이가 "네" 라고 말을 하자, 바로 "반주가 있어야 합니다" 라고 말을하며 이해를 시키는 멋진 기술을 구사한 것은 그가 진정 멋진 남자이자 음악인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 외에도 그는 외모로 인해 탈락한 도전자에게는 "그 분은 기억에서 지워버리세요" 라며 털털함의 기억소멸을 원했고, 19세의 강병진에게는 음색에 대한 면을 지적할 때 "밀림에는 사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획일적인 음색에 대한 보강을 알게 해줬다. 노래를 하며 저음에서 자꾸 플랫이 되는 도전자에게는 특유의 재밌는 발상의 아이디어인 "눈썹을 치켜 올리며 불러보라"는 주문을 해서 웃음과 함께 멋진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 부분에서는 같은 심사위원이었던 '이은미'와 '김윤아' 모두 와하하~ 라며 큰 웃음을 보이게 만들기도 했다. 기발한 발상이고 말이 되어 보이는 것이었기에 무릎을 치게 하는 웃음을 준 것이다.
"이은미씨 노래를 하는 이은미 같은 사람이 아니라 xxx 이기를 원합니다", "말을 할 때의 모습보다 노래를 할 때의 모습이 더 아름답습니다. 그런 얘기 듣죠", "노력을 할 수 있겠나요", "음악에 대한 편견을 갖지마세요", "음악에 대한 가장 큰 자산은 경험입니다. 추억이고요. xx씨는 굉장히 힘든 추억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 감정의 노래를 할 수 있는 미래가 있습니다. 그 미래에 투자하고 싶습니다" 라는 심사평들을 줄줄이 이야기 하며 감동의 음유시인 포스를 내 비췄다.
가장 기억에 남는 김태원의 이야기는 프로그램 시작시 선발 기준을 이야기 할 때였다. "자신이 아름다운데 아름다운지 모르는 사람들을 찾습니다" 라고 한 부분은 계속 멋진 말로 기억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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