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위스키 마니아 클럽이 있다? 없다?
- [취미] 맛집 & 일상
- 2010. 12. 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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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문화공간으로 쓰이는 홍대 미스홍(myth 弘) 카페에서 이번에는 묘한 이벤트를 해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평소 친한 블로거인 악랄가츠님과 주작님이 같이 한 자리였는데요. 가끔 몰려다니다 보니 이런 자리도 가게 되는군요.
'살롱 드 미스홍'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한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공간이라고 하더군요. 이곳에서는 공연과 전시, 파티 등의 문화적인 교류는 물론이고 아늑한 정원이 꾸려져 있어 휴식공간으로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식사와 커피, 차, 위스키, 와인, 칵테일 등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마실거리가 있는 공간이기도 하죠. '살롱 드 미스홍'과 '미스홍 카페' 두 개가 홍대에 있더군요. Garden & Pool Terrace를 갖추고 있어서 아는 지인들끼리 파티 등을 할 수도 있어서 눈이 가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국내에 판매가 되지 않는 애호가만 들어가서 활동을 하는 위스키 소사이어티 모임에 초청이 되어 갔지 뭡니까. 평소에 술을 즐겨라 하지 않지만 뭐 술이라는 것이 즐겨하지 않아도 가끔 몰아서 마실 때가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도 연말이 되면서 술자리나 술을 먹을 기회가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우연이기도 하고 필연이기도 한 술자리와 술님들을 만나는 기회가 많아지니 평소 안하던 포스팅도 해 보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셋이 초대를 받아서 간 이 모임은 아직은 조그맣고 소담스럽게도 운영이 되고 있었답니다. 뭐 개념을 잘 몰랐기에 같이 간 동행객이 '동호회'냐고 물으니 행사를 진행하시는 분이 손사래를 치며 아니예요. 동호회로 보실 수도 있지만 저희는 그와는 조금 다른 곳이죠! 라고 친절하게 답해 주시더군요.
초대해 준 소사이어티의 이름은 'SMWS' 이었는데요. 쭈욱 나열하면 The Scotch Malt Whisky Society' 더군요. 잠깐 대충 말을 들었는데 SMWS는 125개 증류소의 제품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모든 제품이 한정판 빈티지라고 하는 것이 귀를 자극시키더군요. 모든 제품이 한정판이란 말이 참 재밌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그 이유는 단 하나의 오크통에서 만들어낸 캐스크 스트렝쓰 제품이어서 그렇다고 하지요. 이는 어떤 증류소나 오크통의 위스키와도 블렌딩하지 않는 제품이란 뜻입니다.
아하~ 처음부터 장소와 제가 마셔본 제품들을 먼저 얘기하니 뭔가 궁금하시죠? 차근차근 구경하시죠. 제가 이런 곳도 가보네요.
홍대 미스홍 카페는 어감만으로 봤을 때에는 그냥 단순한 카페처럼 들리지만 이 공간은 평소 문화의 즐길 곳으로 통하는 곳입니다. 단지 한글로는 미스홍이지만 네이밍을 한 뒤에 숨겨진 myth 와 弘 의 뜻을 따로 생각해 보고 섞어 보면 뭔 말인지 설명을 안 해도 아실 거라 생각을 합니다. 분명 어감과는 다른 장소라는 것을 아실 것 같습니다.
문화공간으로서 홍대 '미스홍' 카페는 여러 행사를 하는데요. 제가 다녀왔을 때의 이런 이벤트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공연도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또한 각종 전시회의 장소로서 매우 유용하게 쓰이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위에 이미지들만 보셔도 이곳이 뭐하는 곳? 이라는 것을 아실 것 같습니다. 벽에 한 가득 걸려있고, 장식 되어 있는 것들을 보면 분위기를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저도 이 작품들을 보고 감 잡았지요.
<브라운 아이드 걸스. '브아걸' 의 '가인' 싸인>
<영화배우 '안성기'님 싸인>
<애프터스쿨 '리지' 싸인>
스타들의 싸인도 이 자리가 단지 젊은 학생들과 일반인들의 공간이 아님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공연 공간으로 전시 공간으로 자주 쓰이다 보니 스타들의 방문 또한 잦아지는 것 아닌가 합니다. 그들을 이곳에서 직접 보면 더 좋겠지요. 아마 많은 분들이 보셨을 수도 있었겠죠. 저는 못 봤습니다. ㅎ 단지 싸인만 보고 찍을 뿐.
한 쪽 테이블에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오늘의 주인공 위스키죠. 스카치 몰트위스키인데요. 증류소 번호만 보더라도 위스키 마니아들은 환장을 할 것 같습니다. 마침 위스키와 함께 국내에 새로 판매가 되는 '보헴 시가마스터' 담배까지 예쁜 모습을 하고 있네요. 궁금해서 물어보니 5천 원 이던가 가격이 그랬을 겁니다. '스카치 몰트위스키', '보헴 시가마스터', '위스키 바이블 북' 등이 작품 사진처럼 나오네요.
<행사 차곡차곡 시작 준비하는 관계자>
바로 이 분이 SMWS의 대표님 이더군요. 행사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하게 말을 시작했죠. 이 이벤트가 어찌 시작이 되었는지, 그리고 게스트들의 호기심을 풀어주는 이야기들과, 모임 자체가 어떻게 운영이 되고, 어떻게 조직이 되었는지에 대해서 간단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말 그대로 취미로 보인 인원들임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보통 마니아의 세계는 아주 가지가지인 것을 보통 알 수 있는데 또 술을 사랑하시는 분들의 모임 또한 있다는 것은 뭐 평상적으로 느껴집니다. 아직 국내에 많은 회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이름의 해외 클럽 모임과 구성원의 숫자는 가히 대단함을 느꼈다지요. 국내에는 약 50여 명 정도의 클럽인들이 있다면, 해외 모임에는 기본 몇 백, 몇 천, 몇 만 명의 인원들이 클럽인으로 있다고 하니 그 열기를 알 수 있지 않나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SMWS 위스키는 냉각 여과과정을 거치지 않는다고 하네요. 인공적인 착색 또한 하지 않으니 비싼 술이겠지요. 물 또한 첨가하면 아니 된다는 것은 고급술에서 기본이니 이 또한 원액이라고 하네요. 이 술의 특징은 리바이벌이 없다는 것이라죠. 그래서 똑같은 술이 두 번 생산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회원들과 게스트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지요.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 그리고 평상적인 대화들로 점점 하나가 되어가고 있더군요. 모임이라는 것이 이런 것 때문에라도 즐거운 게 아닌가 합니다.
시음을 할 수 있는 몰트위스키가 짠하고 기다립니다. '맥켈란', '글렌모렌지', '아란' 등이 있었는데요. 그 향이 확 쥑입니다. 예전에 위스키 마시는 법을 몰라서 방황하고 생채기를 하던 시절은 언제였냐는 듯 코로 향을 들이키면서 가볍게 한 모금을 입에 머금고 혀로 살살 돌리며 침으로 냠냠 향을 만끽하며 마시니 그냥 확~ 뭔가 뚫어주는 느낌을 줍니다.
아직 한국에 위스키 시장의 장벽이 좀 있고, 관세가 좀 심하게 붙어서 술 자체가 많이 비싼 것이 흠이긴 합니다. 그래서 아직 이 위스키 또한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엄청나게 비싸진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답니다. 보통 몇 만원에서 해결이 되지 않는 10~30사이 가격이니 만큼 비싼 것은 사실이겠죠. 관세 빼면 사실 몇 만원에도 살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술 많이 못 먹는 사람에겐 향이 너무 강하면 향에도 취한다고 저도 조금 취할 것 같아서 밖에 나오니 멋진 분이 멋지게 담배 한 대 펴 주시니 카메라가 자동으로 슛을 하게 되더군요. 농담으로 담배 연기 색깔이 진한 것 보니 '보헴 시가마스터'가 진한가 봐요? 물어보니 '넹~ 진하니 좋네요. 끝 맛도 좋고요' 쩝~ 그러니 한 대 피고 싶어지는데 참았습니다.
갑자기 취재정신이 돋아서, 한 마디 더 물어봤습니다.
질문: '다른 위스키들은 이제 항상 같이 따라 다니는 궁합 좋은 드링크들이 있는데요! 그렇다면 스카치 몰트위스키에는 어떤 것이 따를까요?' 라고 물었는데.
답변 : 전문가로서 한 마디 하는 말은 의외로 끝맛을 남겨주는 '보헴 시가'라고 해서 놀랐습니다. 보통은 음료가 뒤를 받쳐줬는데 이분의 말로는 보헴 시가가 그 뒷맛을 받쳐준다니 놀라웠습니다. 잭콕과 예거밤에 이어 새로운 합성어가 만들어 지겠네요.
그러면 결론은 '고급 위스키 마실 때에는 보헴 시가마스터를 즐겨야 한다' 인가요? ㅋ
다시 즐기는 장소에 들어가니 행사 끝 부분의 이벤트가 이어졌는데요.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 모임에는 이런 것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경매 이벤트도 하더군요. ㅋ 경매 이벤트는 잠깐 시음했던 그 맛 그대로의 제품을 현장에서 살 수 있는 이벤트였지요.
역시나 마니아들이라서 그런지 경쟁이 치열하더군요. 이곳저곳에서 손이 번쩍 번쩍 들리는 것을 보고 놀랍더군요. 비록 제가 마니아가 될 수 없는 영역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런 마니아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곳이라면 한 번 소개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더군요.
SMWS는 회원제 클럽이기에 검색 하시어 가입을 하시면 됩니다. 일단 점잖은 분들이 많이 모이는 클럽이더군요. 말 그대로 고주망태처럼 마셔대는 막 모임이 아닌 술을 진정 즐겨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클럽으로 기억이 되고 있습니다. 뭐 짧은 만남이라도 그 정도는 눈치 채는 것이 당연한 눈칫밥 몇 십 년 백이 아니겠습니까. 제가 ㅎ
일단 술에 미치는 제가 아니지만, 맛 정도는 조금 아는 처지라서 그런지 이곳에서 국내에 시판이 되지 않는 진정 마니아들만 즐기는 몰트위스키를 맛 본 것은 행운이기도 하더군요. 솔직히 어디 가서 맛보겠습니까?! 혹시라도 술에 지배되지 않고, 진정 즐기실 분이 있다면 가입해서 클럽인으로 좋은 사교의 장소로 애용해 보셔도 좋을 듯 하네요. 홍대 근처에 많은 문화공간과 맛집들이 있는데 오늘은 그 두 가지를 다 소화해 내는 공간과 제가 초대되었던 자리를 잠깐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한 잔만 마셔도 붉어지는 저 이지만 이날 맛 본 위스키는 옛 유행어를 인용해 본다면 '따봉'이더군요. 이런 문화공간이 잠시 변화를 주며 생긴 마니아 클럽의 주당 모임을 보고 온 결과를 말씀드리면, 한국에는 마니아 주당 클럽이 '있다'로 결론이 지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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