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5분의 미학에 비도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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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웃음만 웃음은 아니다!.. 간결하고 짧은 웃음이 20분 이상의 늘어지는 웃음보다도 낫다는 것을 보여준 라디오스타. B급 정신의 더부살이 프로그램은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아주 짧은 시간에 매료시킨다.

라디오스타는 철저히 A급이기를 거부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유로움 속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뿐이지, 정해진 포맷으로 덜 웃기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들은 방송의 형식은 구애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라디오스타의 재미를 아는 시청자는 이런 짧은 방송시간을 다 이해하기는 어렵기도 하다.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은 '라디오스타'가 정상 방송이 되면, 20~25분 사이의 방송을 하게 된다. '무릎팍 도사'에 거물급 스타가 나오고 분량이 길어지면 자연스레 라디오스타는 짧은 방송시간을 배정받는 서러움까지 뒤집어 써야 한다. 이미 라디오스타는 이전 이와 똑같은 상황을 이번 출연한 '비-정지훈'를 통해서 겪은 바 있다. 그런데 원수(프로그램에서 표현된)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 라디오스타의 굴욕적인 방송 분량인 5분의 은혜를 안겨준 비가 라디오스타에 나왔다.

'라디오스타'가 가만히 있을 프로그램이던가?! 역시나 풀어내는 방식이 틀렸기에 그들은 복수극의 웃음도 특이하게 만들었다. 뚜렷하게 복수극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흘러가는 불안한 상황들을 풀어가다 보니 복수극처럼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

5분이라는 방송 분량은 비에게 굴욕적인 방송이 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가 출연을 후회할 방송은 아니었다. 어차피 다음 방송도 있고, 어설피 자신을 보여주기 보다는 신정환과 김구라가 본격적으로 상황을 풀어나가는데 미리 윤활유 역할을 해 줬다고 생각한다면 좋은 방송이었을 것이다.

확실히 <라디오스타>는 달랐다. 20분 동안 웃길 분량을 5분에 몰아서 뽑아내는 신공을 보여준 것은 대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 주인공인 신정환의 환상적인 웃음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그 누구도 브레이크를 걸지 못 할 정도의 천재성을 보여줬다. 신정환에게는 비는 월드스타가 아닌 기존 친했던 동생이었으니 더 자연스레 나왔을 것인데.. 신정환은 김연아 스튜디오와의 연결이 안 되자.. 순간 장난을 시작한다.


여기서 신정환은 천재성을 인정받는 애드립을 치게 된다. 말장난이 한 번 머리에 생각이 나자 연속으로 읊어 대는 통에 스튜디오는 초토화가 될 정도로 웃는 분위기로 변한다. 특히나 신정환의 활약이 돋보이는 것은, 그와는 이젠 파트너의 개념처럼 보이는 김구라와의 대화에서 웃기는 장면이 쏟아져 나온다. 자~ 통화 안 되면 안도 미키마우스는 어떻습니까? 하며 한 순간 썰렁한 유머를 던진다. 여기서 멈췄다면 그 썰렁함에 누구도 웃지 못 했을 것이다. 그런데 신정환의 방법은 현명하기 그지없었다.

정환은 일본 경쟁 선수들의 특징적인 인물 이름으로 웃음을 만들어낸다. '안도 미키마우스 어떻습니까?' 라고 정환이 말을 하자, 종신이 끼어들며 '안도미키 광마우스'는 어때?... 그러자 김구라는 정환을 부여잡으며 '정환아 나 이런 개그 못 참아!'라고 그 힘든 개그에 대해서 반응을 한다. 여기서 멈출 신정환? 절대 아니다. 다시 한 번 쐐기를 꼽는데.. 그 말은 '아사다 그러지 마오~'

내 차 번호판이 '마5에~~~ (웃음침묵 약간)~~~ 아사아사~~~'

이 장면에서 모두를 웃겨주었다. 뭐가 이런 사소한 것이 웃기느냐? 할 수 있다. 그러나 썰렁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능력은 아무나 가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이런 능력은 천지차이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자신이 즐겁자고 하는 이야기 속에 살아 있는 신정환식 대화법에는, 자신도 생각하겠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차원의 마음이 있기 때문에 즐겁지 않은 상황을 싫어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라디오스타에 배정된 5분간의 방송 시간으로의 편집 분량에서 큰 주제는 아녔지만 나름 보장되지 못했던 방송 시간에 대한 서러움을 장난 섞은 복수극으로 보여주고, 그 복수극이 어쩔 수 없이 이루어졌음을 보여준 것은 나름 재미와 의미 있는 그 무엇을 남긴 듯하다. 비는 자신이 잘 나가던 시절의 VIP 대접으로의 무릎팍 출연 보다, 현재의 라디오스타 출연으로의 의미가 더 깊어 보인다. 

그 잘나갔던 시절의 비도 시간이 지나, 인기의 판단 기준으로의 배정된 방송 분량의 칼날에는 이겨내질 못하는 냉정한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은 또 하나의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 주었다. 오랫동안 방송이 안 되다가 된 이번 방송을 통해 첫 회지만 5분 편성의 분량으로 복수(?)를 당한 비가 모니터 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그것이 궁금하다. 아~ 나도 세월의 인기에 지는 스타가 될 수 있겠구나~ 를 느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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