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목드라마 스타일 비교분석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0. 4. 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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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수목드라마가 일제히 막이 오르는 한 주는 극히 드문 일로 받아들여진다. 어느 하나의 작품이 특별히 떨어지는 것이 없고 대부분 재밌는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큰 부분으로 움직이기에 기대가 되고 있다. 어느 하나 버리기가 아까울 정도로 좋은 드라마가 한꺼번에 나온 것은 행복함이자 불행일 수도 있다.
김소연과 박시후의 주연드라마로서 첫 방송의 스타일은 완전 깜찍 발랄한 스토리로 이어졌다. 초임 여검사로 임명이 되지만 극중 마혜리는 너무나도 자유스러운 영혼을 가진 된장녀의 모습이었다. 하고 싶은 것은 머리에 생각이 날 때 해야 한다는 주의를 가졌을까? 그녀는 생각나는 대로 놀러가고 싶으면 놀러가고, 즐기고 싶으면 즐기는 그런 여성이다.
<신데렐라 언니>가 시작될 때 만해도 이 드라마는 울음소리가 가득한 드라마가 될 것 같은 생각을 가지게 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시작하고 나니 영 딴판으로 웃겨주었다. 분명 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약간 무겁고 진지한 면으로 진행이 된다. 그러나 끝과 중간 중간의 말을 들어보면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개인의 취향>은 억지 바보스러움을 보여주는 손예진과 포지셔닝을 잘못한 이민호가 보여주는 드라마다. 이민호는 분명 첫 방송에서는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라는 이미지를 떼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그만큼 오래 쉬며 담금질을 한 것 같아 보였다. 그러나 구준표의 이미지를 다 벗어낼 수 없는 시기(시청자가 잊지 못한 시기)에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의 연기를 보여주다가 이번에는 건축사 사무실의 소장 쯤 위치가 되는 듯하다.
그 중 드라마 세 개를 녹화해서 본 결과 첫 방송의 순위와 스타일이 어느 정도 자체 평가되는 부분이 생겨서 다뤄보도록 하려한다. 일단 자체 평가의 순위를 매겨 본다면 1위는 '검사 프린세스', 2위는 '신데렐라 언니', 3위는 '개인의 취향' 정도로 주고 싶다.
이 기준은 어디까지나 이 글을 쓰는 필자의 생각이니 참고 하시거나 적당히 괘념치 않고 생각하시면 좋을 듯하다. 어디까지나 호불호의 차이는 있을 것 같으니 말이다. 이렇게 평가가 된 데에는 이유 한두 가지 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방송이 끝나고 난 이후 이 세 드라마의 게시판은 어느 하나 재미없다고 하는 드라마는 없을 정도로 모두 잘 빠진 드라마로 보인다.
첫 번째, '검사 프린세스' 스타일 - '깜찍 스타일'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김소연이 어떻게 '아이리스'에서 선화역을 그렇게 차갑고도 여리게 해 냈는지, 같은 사람인지를 헛갈려 할 수도 있다. 그만큼 연기의 분위기가 180도 변해 있는 상태다. 자유자재의 감정을 보여주는 인물이라고나 할까?
너무도 밝고, 하고 싶은 것도 화끈하게 하는 마혜리의 캐릭터에 그 주변에서 느끼는 인물들은 미워하려고 해도 미워할 수 없는 마음을 느끼게 될 정도의 매력을 보여준다. 이것 생각하면 이것 위에 서 있고, 저것 생각하면 저것 위에 서 있는 존재가 마혜리 같다. 초임 검사로서 철없고, 된장녀지만 때가 묻지 않은 앙증맞은 캐릭터로서 그녀가 나타나면 분위기가 확 뜨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김소연은 어느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차가 펑크가 나도 현실과의 적응력이 초스피드로 바뀌고, 도둑을 맞아도 천하태평형(形)으로서 경찰도 자신이 볼 일 보다 늦게 오라는 엉뚱함, 사고 싶은 구두는 내 질러 사야하고 지금 당장 돈을 지불하지 못해도 지르는 천방지축형으로서 웃음을 준다.
선배 검사들과의 환영회 자리에서 보여준 김소연(마혜리 역)의 능글능글한 바닥에서 테이블로 기어오르기, 뻣뻣웨이브, 적극적인 신세대의 몸짓 등에 신비감을 느끼고 여성으로 느끼기 보다는 천방지축 후배 하나 들어온 것처럼 모두 혀를 내두르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첫 방송에서 가장 웃기는 장면이 술 먹는 장면과 노래방 장면, 차 앞 후드에 걸쳐져서 헤헤헤~ 웃는 모습에서 빵~ 터지는 재미를 느꼈다.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정말 톡톡 튀는 마혜리의 깜찍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두 번째, '신데렐라 언니'의 스타일 - '동화 스타일'
분명 무거울 거야~ 라고 생각하고 보는데 갑자기 웃음이 피식~ 터져 나오는 것을 느끼는 것은 필자만 일까? 아니었다. 이 같은 반응은 게시판에서 열렬히 불을 뿜어내고 있었다. 문근영이 악역이라고 해서 얼마나 악역다워질까 보았는데.. 악인스러워지고 싶지만 안 되는 반항아처럼 보였다.
가령 대사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송은조(문근영) : '엄마가 날 두고 떠났어? 어~? 정말이야~ (분위기 우울해진다)~'
아역 : 그래~ 맞다~ 맞다 아이가~
송은조 : 정말이야~ (적막함)~~ (몇 초 쉬고 반응)~~~~~~~ 만 / 세~~~
이 부분에서 정말 웃기는 것을 못 참고 껄껄거리며 웃을 수 있었다. 신데렐라 언니를 보려면 이런 말의 변화들과 감정의 변화를 섞어서 보다보면 정말 드라마를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웃을 수 있다.
'동화 스타일'의 드라마라고 한 것은 첫 방송을 보면 느끼겠지만, 이 드라마에는 <콩쥐와 팥쥐>, <선녀와 나무꾼> 등이 버무려져 있다. 그리고 드라마 사운드까지 딱 동화스타일을 연출하고 있다.
이미숙(송강숙 역)은 어느 날 인연이 될 집인 서우(구효선)의 집으로 다이아반지를 찾으러 간다. 이 반지는 도망하면서 맡긴 물건이다. 그런데 뜻밖에 구효선은 어릴 때 돌아가신 어머니와 닮은 송강숙에게 빠져들고, 못 가게 반지를 숨긴다. 이 부분은 '선녀와 나무꾼'의 한 장면과 오버랩 되었고, 가지 못하게 옷을 숨기는 것과 비슷한 장면 쯤 되겠다.
또 송강숙이 구대성(김갑수 분)을 갑작스레 꾀이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남을 정도로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꼭 연극과 동화를 섞어 놓은 듯 재미를 줬다. 송강숙이 이 집으로 들어오며 콩쥐인 서우에게 좋거나 나쁜 계모로 들어올 것 같고, 송은조(문근영)는 팥쥐가 될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신데렐라 까지 합치면 이 드라마는 이 자체만으로도 '동화형 스타일의 드라마'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무거워 보이지만 유쾌한 동화를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세 번째, '개인의 취향' - '바보나 게이스타일'
너무 많은 이미지의 오버런 스텝은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인지 연기는 잘하는데 위치가 잘못된 듯 한 마음을 씻어낼 수가 없었다. 만약 이민호가 맡은 전진호의 직업과 위치가 한 단계만 낮았더라면~! 하는 바람이 생길 정도였다. 누구를 부리는 역할은 꽃남에서 충분했을 텐데 개인의 취향까지 그런 부분이 있다. 물론 작은 공간에서 그런다고 하지만 같은 이미지의 반복이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손예진은 오랜만에 드라마로 복귀하면서 '바보'로 컴백을 한 듯하다. 연기의 장르가 변한 것처럼 갑자기 맹한 여자로 나온다. 사실 그녀가 드라마에서 보이는 사회적인 위치는 작은 가게 사장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 스펙을 갖춘 학력의 여자인데, 말을 할 때는 영락없이 '영구'나 '땡칠이'를 연상하는 이미지로 변신하며 이야기를 한다. 이런 게 거슬리지만 드라마의 순간순간 변하는 재미로 이런 것들은 묻혀지니 그나마 다행이다.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 된다' 는 법칙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드라마이고 이민호는 실제로 이 드라마에서 그런 오해의 연속인 장면들을 한 인물에게 반복 노출하며 게이가 되어버린다. 실질적으로 게이 행동을 해서가 아니라, 그가 말하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행동들이 모두 게이로 오해하게 만드는 대사들과 행동이 쫙~ 깔려있다.
같이 일하는 형의 바지 지퍼가 낀 것을 고쳐주려 수그리는 장면이 남들 보면 오해하기 십상이고, 후배가 술 먹고 홀딱 벗고 형~ 가지마~ 형이 사랑을 알아~ 라고 할 때 반복적으로 그런 모습을 본 한 인물은 반드시 그를 게이로 여길 것이다. 이 드라마는 철저히 그를 게이로 만든다. 그리고 그녀를 바보로 만든다. 그런데 바보로 만드는 것은 뭔가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없음에 여기서 점수를 조금 깎게 된 것이다.
세 개의 드라마가 동시에 나와서 시청자는 고민에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어떤 것을 볼까? 하는 고민 말이다. 못 고르면 전부 보면 된다~! 라고 말 하고 싶지만 시간이 허락이 되지 않는다면 이 글을 참고하면 조금은, 아주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솔직하게 세 드라마 전부 재밌긴 하다. 필자에게 고르라면 음~ 발랄 쪽? ^^;; ㅎ (알아서 골라 봐도 후회 없을 작품들이라 고민은 덜 해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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